의정감시센터 국회 2012-01-03   2306

정치자금법 개정안 정개특위에서 전면 재논의해야

 

정치자금법 개정안 정개특위에서 전면 재논의해야

2012년 신년 벽두부터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12월 31일, 기업의 정치자금 모금을 사실상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법사위에서 담합, 강행 처리했기 때문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3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통과 당시부터 이른바 ‘청목회 사건 면피용’이라는 비판이 거셌으며,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국회가 법사위 강행처리 시도를 중단하고 정치개혁특위에서 전면 재논의 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과 제1야당이 연말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국회의원들의 제 잇속만 챙기는 법안을 법사위에서 강행 처리한 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해당 법안을 폐기하고 정치개혁특위에서 전면 재논의 해야 한다.

 

 

기업의 정치자금 모금 허용 법안 졸속 처리로 여·야의 쇄신 의지 무색해져

 

무엇보다 해당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한 데는 민주통합당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 4년의 실정을 심판하고 새로운 대안세력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며 통합과 혁신을 외치며 새로운 통합 정당을 건설한다면서 한편으로 정치인들의 잇속만 챙기는 법안을 야합하여 처리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민생법안과 예산을 처리하겠다며 등원의 명분을 내세우고도 원내대표가 졸속 처리를 합의하고, 민주통합당 소속 법사위원장이 법안 처리를 강행한 점은 어떠한 말로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 이제 민주통합당이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지 않는 국민들만 늘어날 것이다.

 

 

한나라당 또한 마찬가지이다. 10.26 재보궐선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재창당까지 거론하며 ‘쇄신’하겠다는 약속은 어디로 간 것인가? 외부인사 몇몇을 영입하여 모양새만 갖춘다고 쇄신을 믿을 국민은 없다. 복지 확대, 부자 감세 철회 등 전면적 정책 전환은 물론이고, 국민들로부터 한나라당이 지지 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진정으로 쇄신을 위한 반성이 있었다면 연말의 정치자금법 강행 처리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7년여 만에 여론조사 지지율이 야당에 뒤지고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인가?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대, 교사·공무원 후원 허용 등 종합적인 제도 개선 논의해야

 

지난해 이른바 ‘청목회 사건’이 불거졌을 때, 참여연대는 정치자금법 일부 조항이 지나치게 과도한 규제를 포함하고 있어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으며, 검찰이 후원자나 정치인의 의도로 후원금의 적법성 여부를 규제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법사위를 통과한 정치자금법 제31조 2항 개정안은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을 ‘법인 또는 단체의 자금’으로 수정하면서 기업이 구성원들로부터 정치자금 모금을 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놓았다. 기업이 자체 재정으로 직접 기부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간접 기부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 법안이 행안위를 통과할 당시부터 시민사회는 정치인들이 다수 유권자로부터 지지를 획득하여 소액 후원금을 모금하기보다 기업을 통해 손쉽게 후원금을 모금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정치자금의 기업 편중을 심화시킬 것을 우려한 바 있다. 또한 이 법안이 결국 ‘소액 다수 후원 활성화’라는 현행 정치자금법의 대원칙을 훼손하고, 금권정치를 부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따라서 정치후원금 제도의 개선을 국회 정개특위에서 재논의 할 때는, 모금 주체에서 기업을 제외하고, 모금을 위한 독립 기금의 설치, 모금 한도액과 기부 대상별 한도액 제한, 모금과 기부내역의 투명한 공개 방안이 전제되어야 한다.

 

 

2012년 선거를 앞두고 국회가 시급히 논의해야 할 정치개혁 현안이 산적해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 중에서도 수입·지출의 투명성 확대를 비롯해 교사·공무원의 정치후원 허용 등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국회가 이른바 ‘청목회 사건’과 관련된 법조항의 과도한 규제와 검찰의 행태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여·여가 담합하여 날치기 처리할 것이 아니라 정치자금 제도의 종합적 개선 방안을 두고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 만약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법사위에 이어 본회의까지 담합하여 강행 처리한다면 각 정당의 개혁과 쇄신 의지는 물론이고 총체적인 정치 불신의 심화는 피할 수 없다.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법사위를 통과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폐기하고,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 국민들이 정치권을 심판할 국회의원 총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AWe2012010300(정치자금법강행처리비판논평).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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