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9월 6일, 참여연대 창립 29주년 기념행사가 연세대학교 동문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렸습니다. 참여연대의 스물아홉 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어요. 회원과 시민, 연대단체 활동가들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장이 발 디딜 틈 없이 꽉 채워졌는데요, 잔칫집에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수 없죠! 지난해 창립기념식은 코로나로 인해 함께 식사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참여연대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맛있는 뷔페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식사를 나누며 오랜만에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이번 창립 29주년 행사의 슬로건은 “힘있는 행동, 따뜻한 연대”입니다. 1994년 9월 10일 창립해 30주년을 앞두고 있는 참여연대, 안팎으로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그럴수록 더욱 힘 있게 행동하고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행사 슬로건에 담아보았습니다. 뒤이어 진영종 공동대표의 환영사가 이어졌습니다.
“한국 시민 사회 단체에서 셰익스피어로 살아가는 진영종입니다. 사실 요즘 억수로 어렵고 열 받고 이렇습니다. 이런 심정을 이야기하면 너무 험악한 말이 나오기 때문에 그전에 이런 심정을 말한 버전 하나 제가 읽겠습니다. “아, 이 얼마나 역겨운가. 세상은 온통 잡초가 씨를 뿌려 본성이 난잡한 것들이 독차지하는구나.” 셰익스피어 <햄릿>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래도 오늘은 이런 역겨움을 잠시나마 잊고 서로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연대할 수 있는 자리이고 또 힘을 합할 자리니까 서로 우리가 나름대로 많이 차렸으니까 맛있게 드시고 좋은 자리가 되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 역겨움이 사라지고 따뜻한 연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두 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29년간 참여연대가 지치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참여연대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회원,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귀한 시간 내어 창립기념 행사의 자리를 빛내주신 분들을 테이블별로 소개하는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이재근, 김은정 협동사무처장이 스물네 개 테이블을 돌며 한 분 한 분 정성스럽게 호명했는데요, 참여연대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어요.


참석자 소개 후에는 다함께 흥겨워지는 시간, 꽃다지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어요. 거리에서 싸우는 이들의 삶으로 가사를 쓰고 투쟁의 목소리로 멜로디를 만들어 온 꽃다지도 올해 벌써 30년이 되었다고 하죠. 그래서인지 꽃다지의 <이 길의 전부> 노랫말이 30주년을 앞두고 있는 참여연대에 전해주는 울림이 매우 크게 다가왔어요. 축하 공연을 멋지게 장식해 준 꽃다지 여러분,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좋은 이들과 함께 한다는 건
내가 걸어가는 이 길의 전부
우리 시작 그 좋은 이들과
함께사는 세상
그것을 꿈꾸었기 때문이죠
– 꽃다지 <이 길의 전부> 중에서


다음으로는 조금 더 특별한 순서가 이어졌는데요, 29주년이 된 만큼 참여연대에는 다양한 세대가 모여 함께 활동을 해나가고 있지요. 활동한 지 20년 넘은 이지현 사무처장과 올해 갓 입사한 1년 차 신입 간사가 ‘힘있는 행동 따뜻한 연대’를 주제로 스토리텔링 발표를 준비해서 들려주었어요.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 또 같은 두 활동가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최보민 안녕하세요. 7개월 차 활동가 최보민 입니다. 저는 MBTI 검사를 하면 I가 나오는 내향형 사람입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있을 때보다 혼자 있을 때 더 편합니다. 하지만 저는 최근에 ‘사람 만나는 기쁨’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중략) 사실 참여연대 활동을 시작하면서도 그랬습니다. 내향형인 제가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 활동가의 삶을 잘 살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참여연대 동료들과 다른 단체 활동가들, 회원님들과 시민들을 만나면서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지현 안녕하세요. 사무처장 이지현 입니다. 저는 7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요즘 만화영화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피카츄에 빠져있습니다. 포켓몬에는 피카츄 말고도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그들은 강해지기 위해서 진화하는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중략) 지난 30여 년간 참여연대는 여러분들과 함께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변화를 만들었느냐 하면, 글쎄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지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참여연대는, 또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야 할까요? 요즘 제가 푹 빠져 있는 고민입니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을 모아 종이비행기를 날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렸을 때 종이비행기 많이 날려보셨나요? 참석자들은 참여연대를 상징하는 세 가지 색깔 노랑, 초록, 파랑 일명 ‘삼식이’ 컬러 색지에 “힘있는 행동 따뜻한 연대”를 위해 각자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다짐을 적고 직접 비행기를 접어보았습니다. 250여 개의 다짐이 행사장을 훨훨 날아가는 모습이 장관이었어요.
참여연대는 이날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의 열망과 다짐을 새기며 앞으로도 시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 평화와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 심화하는 불평등과 불공정, 민주주의의 퇴행을 막기 위해 더 힘있게 행동하고 뜨겁게 연대해 나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참여연대 29주년, 그 길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29주년 창립기념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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