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1-12-29   2998

[청년아카데미 후기] 성공의 마지막은 ‘참여’

12월 27일부터 1월 19일까지 총 8번의 참여연대 청년아카데미가 진행됩니다. 그 중 첫 강좌의 강사, 김남훈 님이 ‘열정없는 청춘, 어떡하죠? : 쫄면 지는거야!’ 라는 제목으로 12월 27일(화) 저녁 7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참여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턴의 후기를 올립니다.

 

 

성공의 마지막은 ‘참여’

 

참여연대 인턴 신동은

 

 

이십대, 청춘은 아름답다?

이십대, 청춘은 아름답다고 하지만 청춘인 나를 둘러싼 환경은 딱히 아름답지 않다. 대학을 올라오자마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나를 책임져야 했다. 등록금 대출금이 산처럼 쌓여갔고 핸드폰요금 고지서는 한달에 한번씩 내 마음을 답답하게 했다. 용돈 받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기는 벅찼다. 공부는 커녕 아직 막연한 내 꿈조차 찾으러 다닐 수 없었다.

 

다른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기를 그만 두어야 했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다른 일들을 포기해야 했다. 학업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돈만 벌다 어느날 문득 든 생각, ‘이렇게 청춘을 보내면 나중에 무엇이 남을까’. 다음날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다. 빈곤한 생활을 선택하는 대신 이제는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었다. 대신 어딜 가든 눈치보며 밥을 얻어먹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양쪽 다 기회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에. 어쨌거나 나는 나의 청춘이 그다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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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을 극복할 새로운 방법

12월 27일(화)에 ‘청춘’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김남훈씨도 20대, 인생의 봄날을 그다지 따뜻하게만 보낸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어렸을적 부터 격투기 해설가가 꿈이었다. 해설가가 되기 위해 5년동안 한국에 있는 모든 스포츠방송국을 지원했다. 그러나 면접을 보기도 전에 떨어졌다. ‘스펙’때문이었다. 격투기 해설가의 세계는 격투기 선수경험과 인지도라는 기준점을 통과한 사람만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외국에서는 기계의 성능을 말할 때 붙이는 이름 ‘스펙’. 한국에서는 사람을 남들과 비교하기 위해 쓰인다. 입사원서를 내면 우리는 스펙으로 회사의 임원들에게 자신을 평가받는다. 생각해보면 불합리하다. 우리가 그 스펙의 기준을 만드는 데 관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다. 남들이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 스펙이므로. 이것이 나의 진로, 미래, 인생을 결정할 수도 있다.

5년동안 모든 방송국에서 떨어진 후 이대로 가면 미래가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대안을 생각했다. 생각 끝에 찾아낸 것이 UCC. 동영상을 찍어서 포털사이트 메인에 올라가면 인사담당자가 어떤 방식으로든 보지 않을까. 자신이 격투기 선수출신 해설가보다 뒤지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희망 하나로 UCC 제작을 시작했다. 주인공, 연출, 편집 모두 손수 했다. 격투기 동작을 주제로 동작에 대한 설명을 하는 동영상이었다. 이 동영상을 30편정도 만들어 포털사이트에 뿌렸다. 동영상은 여러군데의 포털사이트에서 인기순위를 차지했다. 유명해지니 방송국 PD에게 먼저 전화가 왔다. 결국 해설가의 꿈을 이뤘다. 사회가 정해준 스펙을 비교했을 때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노력해서 부족한 점을 극복하는 것도 좋지만 우회로를 찾는 방법도 있다. 남들보다 이 방법을 일찍 터득한 김남훈씨는 30대인데도 벌써 책을 7권 낸 중견 작가, 인기 강사, 카페 사장, 격투기 해설가, 프로레슬링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 중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을 수 있는 건, ‘스펙’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작은 성공, 성취감을 위한 목표를 가져라

사람은 20대 후반부터 노화가 시작된다. 피부, 시각 뇌세포 어느 하나 남기지 않고 퇴화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유일하게 노화가 되지 않는 두가지가 있다. 골반과 성취감의 탱크다.
도전을 주저하는 많은 이들과는 달리 김남훈씨가 도전을 거침없이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금씩 쌓여 크게 만들어진 성취감의 탱크 덕분이었다. 작은 일을 도전해서 이룰 때의 그 기쁨을 맛본 후 그는 쉽게 시작하지 못할 일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가 생겼다. 그 자신감은 인생에서 제일 크게 다가온 위기도 극복하게 했다. 2005년경, 레슬링 경기를 하다 링에서 거꾸로 떨어져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병원의 하얀 천장을 보며 몇 개월을 누워 있었다.

앞날이 막막했던 그에게 극복의지를 준 건 아버지와 빅맥이었다. 어느날, 아버지가 찾아왔다. 자고 일어나 보니 아버지가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처음으로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자니 참 좋았다. 일어나서 아버지를 안아드리고 싶었다. 또 한가지, 빅맥이 너무 먹고 싶었다. 사람들이 사다 주는 것 말고 매장에서 앉아서 먹는 따끈따끈한 빅맥이. 이 두가지를 하고 싶어 재활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화장실까지 기어가는 연습을 했다. 거리를 조금씩 늘려나가다 마침내 서서 걷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마치 실험용 로봇같은 걸음걸이였다. 1초에 1걸음을 걸었다. 그것만으로도 큰 성취였다. 조금씩 더 큰 목표를 세워 마침내 맥도날드를 갈 수 있게 되었다. 맥도날드에서 빅맥을 먹은 날, 그는 햄버거를 먹으면서 통곡을 했다. 그길로 아버지를 안아드렸다.

지금은 남들과 비교해도 상관없을 만큼 신체적 활동에 문제가 없다. 다시 예전의 강인한 체력으로 돌아갈수는 없지만, 그래도 뛰어난 체력의 소유자다. KBS에서 불법 감시단 ‘호루라기’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범죄자들을 찾아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레슬링 경기도 무리없이 하고 있다. 그가 다시 재기 할 수 있었던 큰 요인은 ‘작은 성공’이었다.

 

 

성공의 마지막은 사회참여와 정치참여

남들이 보기에 성공적인 인생을 산다고 다가 아니다. 조선 말 가는 곳 마다 1등을 하던 최고 엘리트가 있었다. 바로 이완용이다. 그는 자신의 행복만을 쫓아가다 나라를 팔아먹었다. 죽은 후에 후손들에게 시체가 훼손당하는 불명예를 얻었다. 아무리 스펙이 중요해도 타인을 생각하며 살지 않는 인생은 이완용의 인생처럼 멸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강의 동안 김남훈씨는 ‘공감하라’는 말을 참 자주 했다. 우리는 김연아를 국민 영웅처럼 대하지만, 내가 만약 아사다 마오라면 김연아를 어떻게 생각할까. 어딜 가든 1등인 사람만 보지 말고 열심히 해도 2등인 사람의 마음을 함께 보자. 약자의 마음에 공감하면 세상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보인다.

공감을 바탕으로 사회 참여를 이루어 내면 세상은 약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변한다. 김남훈씨는 사회 참여를 만원버스에 비유했다. 만원 버스를 보면 앉아있는 사람은 항상 앉아간다. 서있는 사람은 계속 서있다. 앉아있는 사람은 창문 밖을 보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등 다른 것을 할 여유가 있다. 그러나 서있는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갇힌 상황에서 짜증만 날 뿐이다.

버스의 의자가 불만이라면 버스 회사에 전화에서 버스에 대한 불만을 말해야 한다. 그래야 버스회사 측에서 고객의 불편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줄수 있다. 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내리는 순간 내가 불편했던 사실을 잊는다. 그러나 이 불편은 계속된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심지어 나의 자식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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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는 이 신념을 실천하고 있다. 현재 참여연대가 함께하는 유권자자유네트워크(이하 유자넷)에서 수호천사라는 이름으로 선거법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선거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은 방송인 김제동과 조국 교수에 대해 “조사는 부당하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삶이 힘겨운 젊은이들은 자신의 답답한 상황을 극복해보고자 자기계발서를 읽는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계발서에서 답을 찾을 수 없다. 자기계발서는 힘든 이유를 모두 청년의 잘못과 부족함 탓으로 돌린다.

 

청년들에게 김남훈씨는 얼마전 돌아가신 이윤기님이 한 말을 소개해주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선택은 컨베이어 벨트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컨베이어벨트는 같은 것을 찍어낸다. 이 사회도 컨베이어벨트와 같다. 같은 기준으로 그에 부합하는 사람을 찍어내려 한다. 거기서 뛰어내리는 행동은 자신이 다른 존재와 같은 취급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다. 세상에는 컨베이어벨트 밖의 세계도 있다. 그 사실을 알고 뛰어내리는 것은 떨어지는 것과 큰 차이가 난다. 김남훈씨의 인생도 그랬다. 컨베이어벨트에서 뛰어내린 댓가로 수많은 위기와 실패를 겪었다. 그래도 끈기있게 다시 일어나고 일어나 그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지금, 그는 소위 ‘성공한’ 사람이다. 남들보다 강자의 위치에 있다. 대부분의 강자들은 약자를 짓밟고 불의를 저지른다. 다른 이들이 자신의 위치를 위협하지 못하게 말이다. 하지만 그는 다르다. 공감을 이야기하며 약자의 편에 설 것을 말한다. 고립되어 있는 청년들을 찾아와 손을 내민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한다. 사회를 뜯어고치는 일이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행동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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