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2-01-16   5394

[고등학생인턴후기] 2년 후가 기다려진다

편집자주: 참여연대에서 4일간 시민활동 체험을 한 고등학생의 후기를 싣습니다

 

 

2년 후가 기다려진다

 

조윤

 

나는 소위 말하는 특목고에 다닌다. 또한 나의 꿈은 시민운동가다. 대부분 사람들이 특목고를 다니면서 왜 그런 꿈을 가지게 되었냐고 묻는다. 특목고에 다니는 친구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의사, 변호사, 교사 등 안정된 직장을 선호한다. 하지만 나의 꿈은 그 친구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내가 시민운동가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는 박원순 아저씨를 만나고 난 후부터다. 아저씨를 처음 보고나서 시민 사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것이 재미있어서 여러 강의를 들었다. 마을 공동체에 대한 강의도 듣고 중소기업이나 성공한 NGO단체의 강의도 들었다. 들으면서 너무 재미있고 시민 사회, 사회적 경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이 되었고 나는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나는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시민운동가의 길을 선택했다. 지금도 여전히 시민운동가라는 꿈은 변함없고 요즘은 협동조합이나 공동체에 관심이 많다. 뿐만 아니라 청년아카데미 같은 강의도 많이 듣고 있고, 시민운동가가 되기 위해  시민단체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참여연대에서 짧지만 4일간의 인턴십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인턴십은 1월 9일~13일, 총 4일 간 정식 인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인턴십 시작 몇 일전부터 어떤 일을 할지 기대가 되었다. 사실 어느 회사의 인턴을 해도 처음에는 복사, 단순 노동을 한다는 소리를 익혀 들었기에 어떤 일을 맡아도 실망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했다.

인턴십 첫날, 오전에는 선거법에 관련하여 강의를 들었다. 그동안 많은 이슈가 된 만큼 관심 깊게 들었다. 오후에는 그동안 인턴 분들께서 작성한 후기들을 모아 엑셀 파일로 정리하고 우리나라의 청소년 단체를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이렇게 긴장되었던 첫 번째 날은 지나갔다.

다음 날은 정보공개청구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사무국장님께서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강의를 들으며 우리의 부모님이 내고 있는 세금을 그렇게 물 쓰듯이 쓰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정보공개청구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생각보다 정보공개청구는 어려운 것이 아니었으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궁금한 것 모두를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된다고 한다. 강의를 듣고 나서 나도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인턴십 프로그램을 하면서 학원도 가야했기에 다음날 일어나기가 조금 힘이 들었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기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참여연대를 갔다. 수요일에는 평화군축센터 희순 간사님이 우산을 가운데 두고선 나와 우산과의 관계를 북한과 나, 북한과 미국 등 여러 가지 예시를 제시하며 몸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보라고 하셨다. 이 활동을 통해 우산을 톡 치고 달아나는 몸짓도 해보고 가만히 서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평화라는 단어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참여연대 회원들 중 10년이나 함께 하신 후원 회원 분들에게 드리는 선물을 포장하는 일을 했다. 액자를 빼서 그 안에 회원님의 이름을 쓰고 엽서와 책갈피를 끼어 넣는 단순한 작업이었다. 109개를 하다 보니 손도 아팠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이 있어 기뻤다. 

 

그리고…인턴 마지막 날이 되었다. 마지막 날은 전쟁기념관 앞에서 만났다. 이미 학교에서 체험학습으로 많이 와봤기에 조금은 지루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어렸을 때 와본 전쟁기념관은 커다랗고 웅장하고 신기했다. 하지만 18살이 된 지금 나의 눈으로 본 전쟁기념관은 사치로만 보였다. 과연 전쟁을 기념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졌고 이렇게 커다란 곳을 유지할 때 부모님이 내는 세금이 얼마나 들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전쟁기념관을 관람한 후 우리는 안국동 근처의 평화 기념관에 가보았다. 생각보다 작은 규모의 박물관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그만큼 아늑했다. 처음엔 사진을 보면서 설명이 없어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설명을 들으며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나라의 아픔을 알 수 있었다.  

 

평박_1.jpg

 

이렇게 뜻 깊었던 참여연대에서의 생활이 끝이 났다. 4일 간 또래 친구들이 없어 어색하기도 했지만 내 인생에서 하나의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첫 번째는 2년 후 대학생이 되어 정식 인턴이 되는 것과 또 하나는 참여연대에서 활동하는 것!

사실 고등학생이 되어 강의를 들으러 다닌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기숙사 학교라서 그런 점도 있지만 지난 1년간 힘들게 살았다. 나와 비슷한, 더 잘하는 친구들과 등급을 겨루고 경쟁하는 것이 힘들었다. 또한 점점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점점 이기적으로 되어가는 나를 보면서 회의감도 들고 초조했다. 모의고사 1등급이 당연하고 내신도 잘 받아야하고 스펙까지 완벽해야 한다는 학교의 말을 듣다보면 위축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싶었다. 예전처럼 강의를 들으러 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지내기엔 고등학생, 수능이라는 커다란 둘레가 나를 감쌌다. 방학이 되자 나는 물을 만난 고기처럼 강의를 들으며 다녔다. 그리고 느꼈다. 내가 가장 행복하고 재미있는 일이 이런 것이라는 걸! 물론 지금 다른 아이들은 하루 종일 공부하면서 고2를 준비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수학, 영어만이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꿈을 위해, 시민운동가를 위해 강의를 듣고 책을 읽는 것 또한 공부라고 생각한다.

참여연대 인턴십을 통해 물론 시민 단체가 어떠한 일을 개략적인 면을 알았다. 또한 내가 정말 재밌어하는 일을 알았고 시민운동가의 길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인턴십을 핑계로 공부에 소홀히 했던 나의 모습을 보면서 게을러지고 있는 나에 대해 성찰할 수 있었다. 나아가 학생의 본분인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참여연대 인턴십은 미리 시민 단체를 경험한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시민운동가의 길을 돌이켜 보고 나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인생의 뜻 깊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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