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2-01-25   2227

[청년아카데미후기] 내가 바뀌면 세상도 바뀐다

12월 27일부터 1월 19일까지 총 8번의 참여연대 청년아카데미가 진행됩니다. 그 중 마지막인 여덟번째 강좌, ‘세상이 바뀌면 내 삶도 바뀔 수 있을까? : 세상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 라는 제목으로 김혜정 선생님(환경운동연합 대간사)의 강연이 1월 19일(목) 저녁 7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턴들이 차례로 강연 및 활동 후기를 올립니다.

 

내가 바뀌면 세상도 바뀐다

 

 

참여연대 9기 인턴 서용호

 

 

‘경쟁만을 조장하고 학생의 인성교육에는 관심 없는 오늘의 학교에선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습니다.’ 2005년 7월, 자퇴서에 이 한 줄을 덧붙이고 고등학교를 나왔다. 뜬금없이 이 말을 한 이유는 김혜정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문득 그때 품었던 각오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어렸을 땐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이 공부하는 사회 너무 답답했다. 나라도 우선 좀 바뀌면 이 세상도 바뀔 수 있을거야’ 하는 순진한 자신감을 가졌던 듯하다. 질풍노도의 열일곱 사춘기 소년의 사고방식에선 충분히 가능했던 일이었으니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그때의 내가 기특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그런 자신감도 잠시, 교문을 나서는 순간 사회는 ‘자퇴’라는 단어가 가진 일반적 틀 속에 나를 가두고 모든 활동에 제약을 걸었다. 중졸 학력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고, 그 전까지 짜놓았던 장밋빛 미래는 한낱 종이쪼가리에 불과했다. 결국 현실에 굴복했고, 그들이 원하는 ‘성공한 삶’을 이뤄내겠다며 검정고시를 보고, 수능을 보고 대학에 입학했다. 다들 가는 길 말고, 나만의 길을 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때의 피해의식 때문이었을까. 대학에 와서는 나름 ‘소수자’였던 그때의 그 위치를 이용해 자꾸 나를 미화하려고 하고, 그들과는 다른 범주에 넣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었다. 또 과거의 그 이력을 어떻게 해야 자기소개서에 녹여낼 수 있을까? 이력서에 한 줄 더 써넣을만한 게 뭐가 있을까? 이런 현실적인 고민만 반복하던 2012년의 오늘. 김혜정 선생님이 강조하신 “도전해라, 교과서적인 삶을 살지 마라,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라, 세상은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바뀐다”는 말씀에 7년 전 마음에 품었던 그것이 불쑥 올라왔다. 익숙했지만 또 낯설기도 한 자극이 됐다.

 

인턴 029_김혜정.jpg

작년 10월, 전역하고, 지금까지도 가장 걱정한 것은 ‘이제 나가서 어떻게 돈 벌어 먹고살까?’였다. 하지만 고민의 결과는 항상 ‘모르겠다. 그래서 답답하다’였다. 항상 쳇바퀴 도는 그것인 마냥 반복되는 고민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그런데 “미래는 불안하니까 미래아니에요? 예측가능하면 그게 미래인가요?”라며 오히려 되물으신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찌릿찌릿 소름이 끼쳤다. 맙소사. 이런 당연한 명제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고민해결이 될 리가 있나.

당장 내일 모레 방값내고 남은 돈을 어떻게 쓰면 잘 쓸까 전전긍긍하고 있었으면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먼 훗날의 뜬구름을 잡고 있었다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이제 머릿속의 시계를 다시 맞춰야겠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무조건 돈을 많이 벌기위한 일이 아닌 행복을 벌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번 고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왠지 행복할 것 같다.

선생님께서 강의 마지막에 해주셨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좋고, 그러지 않더라도 하고 싶던 일을 직접 해봤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거다”는 말씀,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청년아카데미 8강을 모두 들으면서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단지 ‘아는 척’에 불과했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도 모르는 새 현실과 타협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어느새 좁아졌다는 것도 깨달았다. 몇 년 전 지레 겁먹고 방향을 틀어버린 바람에 지금도 이것저것 재고 따지느라 하지 못한 일들이 많다. 방안에 틀어박혀 과거에 대한 반성만 하기보단 직접 부딪혀봐야겠다. 반성도 지나치면 자괴감으로 변질되기 일쑤니까. 실패할 수도 있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변변찮은 능력도 없고, 경험도 없는데 처음부터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르신들이 좀 아파봐야 청춘이라지 않던가.

 

2012년은 꽤나 빨리 지나가겠다.
아! 벌써부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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