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2-01-26   3726

[청년아카데미후기] G2 시대, 한반도의 미래는?

12월 27일부터 1월 19일까지 총 8번의 참여연대 청년아카데미가 진행됩니다. 그 중 여섯번째 강좌, ‘G2시대, 한반도의 미래는? : 한반도-동북아, 20년 뒤를 상생해봐’라는 제목으로 이남주 선생님의 강연이 1월 12일(목) 저녁 7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턴들이 차례로 강연 및 활동 후기를 올립니다.

 

 G2 시대, 한반도의 미래는?

 

참여연대 인턴 9기 김동찬
 

 

 ‘G2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성공회대 이남주 교수는 “<G2>란 용어는 미국내 씽크탱크(Think Tank)들이 만들어낸 용어”라고 말한다. ‘G2’란 국제관계 속에서 미국과 중국이 세계 헤게모니를 이끌어가는 시대를 일컫는다. 굳이 비교하자면 미국과 소련이 적대적 상호관계를 유지하던 냉전시대를 떠올리면된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소위 현실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지고 수십년간 지속되던 냉전시대는 막을 내렸다. 소련과 적대적 상호관계를 유지하던 미국의 ‘Great Power’는 독주를 지속했지만 미국 중심의 헤게모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리먼브라더스 파동과 같은 사건을 맞닥들이면서 ‘미국 자본주의’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미국은 헤게모니를 지속하기 위한 대항마를 찾아낼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30여년 전, 개혁개방을 겪은 중국은 현실사회주의의 몰락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세계국가질서 속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 수준은 이제 일본을 추월하여 꾸준히 미국경제를 추격하고 있고, 중국 군사지출 역시 점진적이긴 하지만 꾸준히 증가하면서 미국과의 격차가 점차 축소되고 있다. 또한 외교자원의 격차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이 미국 헤게모니를 따라잡는 ‘Catch-up 국가’로 떠오르면서 미국은 중국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미국 내 씽크탱크들은 소련을 잇는 새로운 대항마를 중국으로 상정하면서 ‘G2시대의 도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남주 교수는 현재 국제질서를 G2시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고 있는 여러 가지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러한 밝은 모습 뒤에 그림자와 같은 여러 국내외 문제들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낮은 중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 경제성장과 비례해 커져가는 국민 간 소득격차의 증가, 국지적 불안정과 전국적 안정상태가 공존하는 중국의 불안한 거버넌스를 지적할 수 있다. 게다가 근대 세계질서 속에서 결정된 중국 영토는 상당히 과잉팽창된 상태다. 중국 내 소수민족 문제와 인접국가들과의 갈등은 중국영토의 과잉팽창에 대한 부작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에 이남주 교수는 중국이 선결해야 할 여러 문제들 때문에 현재는 G2시대로 보기는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15~20년 이후에 미국과 중국이 힘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이남주_1.jpg

이렇게 G2시대의 도래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가 논지의 핵심이다. 한국의 대응이 중요한 이유는 동북아시아라는 지리적 위치에 놓여 있는 한국의 현실적 문제 때문이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동북아질서변화에 가장 민감한 지역이었다. 중국이 세계헤게모니를 이끌어 갔던 근대 이전시대에도, 근대 이후 제국주의 시대와 냉전시대에도 동북아와 한반도는 첨예한 국제질서 속에서 격전지였다. 21세기에도 동북아와 한반도의 딜레마는 현재진행형이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한반도는 언제나 전쟁과 평화 사이의 오묘한 긴장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만약 G2시대가 현실화 된다면 동북아시아의 국제질서는 더욱 첨예한 양상에 놓일 것이며 한반도는 가운데 입장에서 여전히 난감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가령 현재의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화한다면, 한반도평화체제와 중국과의 외교관계는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다. 반면 한미동맹관계를 ‘전면폐기’ 방식으로 나아간다면 이 역시 한반도 평화체제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딜레마 리스크’가 항상 존재하는 상황은 동북아시아의 질서 속에서 한반도의 대응방식이 쉽지 않은 현실적 문제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남주 교수는 한국의 대응과제에 대해 ‘헤징(hedging)’과 ‘다자안보’로 요약하고 있다. ‘헤징’이란 한미관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되 이 관계가 중국에게 위협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방식으로 관리함을 뜻한다. 이에 대해 이교수는 “한미동맹에 올인하는 것은 한국과 한반도의 안보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언급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바로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이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역할을 변화하고, 중국의 성장을 관리하는 동시에 중간 국가들의 역할 강화를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헤징이란 궁극적인 동북아시아 평화체제를 현실화하기 위해 Great Power사이에 있는 중간국가로서 한국의 대응방안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의 역할 변화라 함은 동아시아에 과잉팽창되어 있는 미국의 권한과 힘을 축소시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이 무분별한 경제적, 군사적 성장을 하지 않도록 일조해야 하는 것이 한국의 과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간국가로서 한국의 대응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고 표면상으로 악화되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해결이다. 남북관계의 발전으로 ‘도화선’과 다름없는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동북아 다자안보 협력은 실현 불가능한 대안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G2시대는 또 다른 동북아 신냉전시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현재 악화되고 있는 남북관계의 해결과 비핵화 문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와 현실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된 논의들은 궁극적인 대안으로서는 상당히 긍정적 대안으로 보일 수 있지만 다른 방식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헤징’과 ‘동북아 다자안보’의 핵심은 한국의 대응이 거대한 힘 사이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적 줄타기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현실적일 수도 있으면서 동시에 비현실적인 대안이기도 한다. 따라서 거시적인 청사진과 비젼을 제시하고 논의하는 동시에 그것이 한국이 마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과 맞물려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동북아질서와 국제관계의 유지를 위해 한국이 핵심적인 열쇠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인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 국제관계 속에서 주변 국가들과의 상당한 논의가 있어야 하며, 동시에 현실적인 정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주장은 탁상공론 속에서 끝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언제나 미래를 내다보는 일은 쉽지 않다. 과연 미국이 언급하는 것처럼 ‘G2시대’가 도래할 것인지, 과거에 장기 17세기 네덜란드 헤게모니와 19세기 영국의 자본주의 헤게모니가 쇠퇴하고 20세기 미국이 세계 헤게모니를 이끌어온 것처럼 또 다른 헤게모니 국가가 나타날 것인지 알 수 없다. 또한 자본주의의 대안체제가 도래할 것인지 미래를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질서의 방향과 시나리오를 이야기함으로서 한반도 평화체제와 더 나아가 평화적인 국제질서를 만들어가기 위해 이러한 논의가 더 늘어나야 하며, 동시에 건전한 토론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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