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활동✨100 1994-2014 2014-12-31   1495

[087]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상근자 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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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자복지기금 <‘모두를 위한 운동’의 내일을 위한 Power-Up 기금>을 자세히 설명한 브로셔

┃ 배경 ┃

참여연대는 창립 초기부터 회비를 통한 재정자립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두었다. 그러나 초창기 5년 동안의 회비수입 규모는 월 1~2천만 원 수준이었고, 1999년 초임상근자의 급여는 50여만 원 이었다. 임금이라기보다 교통비나 식비 수준이라고 해야 할 만큼 적었지만, 매월 상근자들의 급여지급을 걱정해야할 만큼 참여연대의 재정상황은 어려웠다. 1998년 CMS 자동이체 회비납부 방식 도입 이후 회비수입이 일정하게 유지되었고 완만한 증가추세를 보였지만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1999년 말 참여연대 5주년을 맞아 ‘전망 2000’ <시민의 힘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프로젝트의 5대 사업방향 중 하나로 ‘회원회비로 운영되는 자립적인 시민운동’을 내걸었다. 그리고 ‘내핍에 기반한 자립’을 넘어서서 ‘지속가능한 자립’을 달성해야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회원확대를 위해 ‘민들레사업단’이라는 전담팀을 만들어 사업을 추진했고, 동시에 다양한 목적형 기금조성을 본격화했다. 당시 참여연대 목적형 기금은 10가지도 넘었다. 꽂꽂해라 참여연대 ‘의자 기금’, 달리는 참여연대 ‘자동차 기금’, 영상사업단 구축과 프리젠테이션 환경을 위한 ‘AV 기금’ 등 필요한 사업 또는 물건마다 이름을 붙여 기금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기금이라기보다는 부족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그 외에도 상근변호사 활동지원을 위한 ‘공익변호사 기금’, 일과 삶의 공동체를 위해 주택조합을 만들고 100억 원을 모으자는 ‘참여연대 타운 조성 기금’ 등도 제안됐다. 상근자 복지와 처우개선을 위한 기금으로는 상근자 복지 기금과 도시락 기금이 제안됐다.

┃ 상근자 복지 기금 ┃

상근자 복지 기금은 시민운동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지원, 지속가능한 상근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복지지원을 위해 제안됐다. 교육지원은 대학원 진학과 각종 전문교육을 비롯하여 해외 NGO 탐방 및 연수 기회를 마련하고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또 사이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인터넷을 통해 시간과 지역의 제한이 있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있었다. 참여연대 상근자만이 아니라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연대의 정신에 입각한 것이었다. 복지지원은 취학 전 자녀의 양육비 지원, 산전·산후 모성보호를 위한 지원금 지급, 출산 휴가 동안 급여 지원, 종합 건강 검진비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복지지원 항목은 대부분 정부에서 책임져야할 사항들이었다. 보편적 복지 제도가 미비하던 시기였지만 단체가 나서 상근자들의 삶과 건강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2000년 중반 상근자 복지 용도의 1억 원 기금 출연의사가 전해져왔다. 상근자들의 생활을 바로 곁에서 지켜봐온 임원의 뜻이었다. 창립 초기부터 헌신과 열정으로 참여연대의 초석을 다졌던 상근자들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후원받은 기금의 사용처와 운영방안을 정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김성희 사무국장은 상근자 복지 기금 운영안을 제안했다. 기금 운영안에는 상근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것, 기금용처 등 계획을 확정할 때 상근자들이 논의해서 결정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을 원칙으로 제안하고 있다. 간사회의를 통해 기금의 사용처로 양육비, 재충전 비용, 교육비용, 미래의 진료비, 생계비용, 퇴직금을 마련하자고 제안됐다. 2000년 하반기에 기탁받은 1억 원은 ‘상근자 재충전 기금’으로 상근자들의 진학과 유학비 및 해외연수, 해외단체 탐방 지원을 위한 교육비로 사용처가 확정됐다. 기금 출연자의 의사와 상근자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택한 결정이었다. 또 같은 해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임원들도 상근자들의 진학 지원을 위해 기금 2천만 원을 모았다. 그 이후로도 매년 창립기념일에 즈음해 상근자교육기금을 지정 기탁하는 경우들이 이어졌다.

2002년 5월 재충전 기금을 ‘상근자교육기금’으로 명칭하고 관련 내규를 제정했다. 5년 이상 근무한 상근자가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해외 파견 교육을 6개월 이상 받게 될 경우 상근자교육기금 지원을 요청할 수 있고, 최대 5백만 원 까지 지원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 후 사회복지학, 인권학, NGO학, 사회학, 정치경제학, 기록관리학 등 참여연대 활동의 연장선에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진학을 원했던 상근자들의 학비를 지원했다. 또 해외 대학의 펠로우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해외 단체의 인권교육, 민주주의 교육 등 장기 연수를 갈 때 필요한 경비를 지원했다. 상근자들은 통상 안식년 동안 학업을 했는데, 일을 쉬면서 학비까지 지원받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했다. 이에 대부분 최대한도까지 요청하지 않고, 외부 장학금 등 다른 방법으로 학비를 구해보다가 불가피한 경우에 최소한만 지원을 요청한 경우가 많다.

2007년 상근자교육기금 내규를 개정하여 상근자교육기금의 용도를 단기전문교육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아도 단기직무교육과 어학교육에 기금을 지원해 많은 상근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 도시락 기금 ┃

도시락 기금은 2000년 당시 안내데스크 자원활동을 하던 이해숙 회원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얼마되지 않는 급여의 대부분을 점심과 저녁 식비로 쓰고, 라면이나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상근자들을 안타깝게 생각하셨던 것이다. 이해숙 회원은 자원활동을 하는 날이면 아침부터 서둘러 푸짐한 도시락을 싸오셨다. 김치찌개를 싸오는 날이면 도시락을 먹는 회의실에 상근자들이 북적였다. 이해숙 회원은 밤낮없이 일하는 상근자들을 보며 당시 박원순 사무처장에게 “아르바이트도 점심은 주는데, 밤늦게까지 일하는 상근자들에게 점심값은 주자”고 요청했지만, 월급을 주기도 빠듯하다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직접 상근자 40명의 한 달 점심 값 400만 원, 그 중 반이라도 만들어보겠다고 친척과 친구들부터 설득하고 나섰다.

매월 부족한 만큼 기금을 보태줬던 임원, 사정을 알고 도시락 기금을 후원해주셨던 여러 회원들 덕택에 도시락 기금이 만들어졌다. 또 주변 음식점 주인들은 기존 음식 값보다 많게는 3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도시락 쿠폰’을 발행해주었다. 사무실이 안국동에 있던 시절에는 나경희 회원이 운영하던 ‘동루골’과 ‘철학마당 느티나무’, 아름다운재단이 지원하는 희망가게 1호점 ‘미재연’에서, 통인동으로 이사 한 후에는 통인시장에 있는 ‘곽가네’와 ‘오삼불고기’에서 상근자들은 따뜻한 식사를 대접받을 수 있었다. 도시락 기금이 많이 모였을 때는 상근자 1인당 10장까지 쿠폰을 받을 수 있었다. 2001년 시작한 도시락 쿠폰 지급은 2010년까지 이어졌다. 기금 재정이 줄어들면서 쿠폰은 3장으로 줄었고, 통인동 부근 서촌지역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할인을 해서 식사를 제공해줄 식당을 찾기도 어려워졌다. 이에 쿠폰발급은 중단되었고, 사무처는 대신 도시락 기금으로 상근자들의 야근식대를 지급하기로 했다.

┃ 기금의 현재 ┃

상근자 복지 기금이나 도시락 기금이 제안됐던 2000년에 비하면 현재는 급여도 인상됐고 퇴직금제도가 도입되는 등 상근자 복지가 상대적으로 좋아진 편이다. 그러나 활동의 전문성을 키우려는 상근자들이 본격적인 학업을 위해 진학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10년, 20년 활동을 지속해 온 상근자들의 재충전도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라 상근자 복지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상근자교육기금은 2013년 말 현재 2천만 원이 남아있다. 매월 20여만 원을 후원받고 있는 도시락 기금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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