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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18일 16대 대통령 후보 대선자금 실사 결과 발표

2002년 12월 18일 2002대선유권자연대가 16대 대통령 후보 대선자금 실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배경과 문제의식 ┃

 

1997년 IMF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이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에 있다는 진단이 있었고, 2000년 총선에서 부패 정치 퇴출 요구가 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2002년 대선 경쟁이 시작될 때까지 정치부패 척결을 위한 정치제도 개혁을 추진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2년 초에 민주당이 한국 정치사상 최초로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 경선제에 합의했다. 이는 권위주의적 보스중심 체제로 요약되는 한국 정당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였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당내 경선을 규율할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경선과정에서부터 돈 선거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당장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돈 선거 근절을 위해 시민사회가 감시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선거 자금 감시를 위해 후보들의 자발적인 회계장부 공개와 검증, 이를 위한 감시활동 등으로 구성된 캠페인을 기획하게 되었다.

 

 

┃ 주요 활동 경과 ┃

 

2002년 2월 20일, 참여연대의 제안으로 김성수 성공회대학교 총장, 박원순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백낙청 시민의방송 이사장, 송두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이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이남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등이 ‘선거자금시민옴부즈만(준)’을 결성했다. 이들은 1차로 민주당의 초반 경선 지역인 제주, 울산, 광주, 대전 지역의 시민단체에 참여를 제안하였고, 민명수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 이수원 울산참여연대 대표, 이지훈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정찬용 광주YMCA 사무총장 등이 지역을 대표하여 옴부즈만 참여를 결정하면서 활동이 본격화되었다.

 

먼저 경선을 치룰 민주당 후보자들에게 회계장부 공개 약속을 받아내는 활동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민주당 후보 7명 전원이 경선자금 일체를 공개하기로 약속했지만, MBC TV를 통해 생중계하기로 했던 제주도 서약식은 일부 후보의 반발로 무산되었고, 이후 회계자료 공개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경선이 시작된 후 옴부즈만은 현장 감시 활동으로 무게중심을 옮겼고, 전국 16개 지역에서 치러진 민주당 경선과 한나라당 경선에 10명에서 100명 정도의 감시단원들을 투입하여 불법 자금이 오고갈만한 유세 현장과 그 주변의 식당가 등에서 감시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울산, 광주, 대전지역에서 일어난 선거 부정 사례를 적발하게 되었고, 현장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하면서 당 선관위와 검찰에 고발하는 등의 압박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현장 감시 활동이 반복되면서 현장의 선거 부정은 수면 아래로 잠복하였고, 적발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또 경선이 진행되면서 선거 쟁점이 후보와 선거운동으로 옮겨가 돈 선거 감시 이슈를 쟁점화하는 것이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또 옴부즈만은 한나라당 후보들에게도 회계장부 공개와 검증 등을 제안했는데, 이부영 후보 외에는 아무도 답변을 주지 않았다. 후보자들이 회계장부를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않을 경우 압박할 수단이 분명치 않아 실효성 있는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옴부즈만 활동은 마무리되었다.

 

경선 이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소속 단체들은 9월에 선거자금 모니터, 정책캠페인 등을 위한 2002대선유권자연대(이하 대선유권자연대)를 구성하고, ‘낡은 정치청산 국민운동’ ‘10대 국민과제 선정운동’ ‘100만 유권자 약속운동’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낡은 정치청산을 위한 국민운동’은 부패 청산 공약을 12월 대선 전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제도화하자는 것이었다.

 

대선유권자연대는 10월 한 달 동안 국회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개정 협상을 모니터하는 한편, 연달아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어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였던 국회를 압박했다. 비록 입법 성과 없이 정기국회는 조기에 마감됐지만, 이후 대선후보들이 회계자료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기로 하면서 시민모니터단은 검증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의 수입내역 공개나 지출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규정들을 담지 못하고 있었고, 각 정당에서 공개한 회계자료만 봐서는 누구에게 얼마의 돈을 받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대선유권자연대는 미흡한 회계자료이지만 이를 분석한 검증 결과를 유권자에게 공개하면서 정치자금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이러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대선 이후 정당과 정치인들이 기업으로부터 수백 억 원 규모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이때 참여연대는 국민들은 땀 흘려 얻은 소득에 대해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는데, 권력층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돈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2003년 말부터 한나라당, 민주당, 그리고 개인적으로 불법정치자금 및 뇌물을 받은 정치인들을 국세청에 신고하고, 과세를 촉구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소득세법에 따르면 불법 소득은 과세 대상이 아니’라면서 계속 버텼고, 참여연대는 2004년 2월 12일부터 납세자의 날인 3월 3일까지 매일 국세청 앞에서 불법 정치자금 과세 촉구 1인 시위를 진행하면서 압박했다. 2월 25일에는 재경부와 국세청이 법을 왜곡하면서까지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정당에게 비과세 특혜를 부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내용의 조세·법률전문가 252인 선언이 발표되었고, 법률가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도 현행법상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과세는 당연하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재경부와 국세청은 현행법상 과세 여부가 애매하다면서 새롭게 입법할 것을 주장했고, 2004년 12월 29일 국회는 ‘불법 정치자금에 증여세를 부과 한다’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여야는 이 법의 부칙에 ‘법 시행 후 기부하는 분부터 과세’를 한다는 규정을 밀어 넣어, 당시 민주당이 불법정치자금 수수로 내야했던 세금 52억원과 한나라당이 내야했던 세금 407억을 물릴 수 없게 만들었다.

 

 

┃ 성과와 의미 ┃

 

시민사회 인사들 중심으로 경선자금을 모니터하는 시민감시기구를 구성하여 활동한 것은 무분별한 돈 선거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하였다. 옴부즈만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일부 후보만 회계장부를 공개한 것은 아쉽지만, 정치자금 내역 공개를 최초로 강제했고, 선거운동 자금의 운영 내역을 실사해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한 것도 의미가 크다.

 

또 이 활동을 통해 당시 정치자금법에는 수입 내역 신고 조항이 없고, 지출 시 수표나 카드 사용을 의무화하지 않는 등 투명성 확보에 많이 미흡하다는 점을 널리 알려내면서 정치자금법 개정 여론을 형성해 이듬해 법 개정으로 이어지게 한 것 역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서도 과세를 해야 한다는 의제를 제기하고, 실제로 탈세신고와 과세촉구 등의 시민행동을 기획해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또 불법 자금 과세의 법적 근거를 왜곡하는 재경부 및 국세청과 논리 싸움을 전개하면서 조세전문가와 법률전문가들의 지지를 모아낸 것도 의미가 크다.

 

결과적으로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과세근거를 명시한 조 조세특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었지만, 입법과정에서 2002년 대선 불법 자금에 대해 과세를 하지 못하도록 법의 적용 시기를 조정한 것을 막지 못한 점은 아쉽다.

 

 

┃ 같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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