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자료 수집 사후통지 의무화’, 절반의 진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당연한 법개정
사후통지 만으로 위헌적 무단수집 견제 한계
영장주의 도입 등 사법적 통제장치 마련 입법 이어져야

그동안 검경 등 정보수사기관이 수사상 필요하다는 요청만으로 무분별하게 이용자의 통신자료를 수집하면서도 정작 이용자에게 아무런 통지도 하지 않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전기통신사업자법개정안이 오늘(12/20)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이용자에게 수사기관의 통신이용자정보 수집사실 사후 통지조차 하지 않는 것은 헌법의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이라며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에 대해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2016헌마388)하고 올해 말까지 법개정을 명한 것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이번 개정은 통신자료 제공 사후 이용자에게 통지절차를 신설한 것으로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일부 진전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 해 수백만건에 이르는 정보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수집에 대한 사전적·사법적 통제는 여전히 미비한 만큼 추가입법으로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상 ‘통신이용자정보’(법 개정 전 ‘통신자료’)는 통신 ‘내용’은 아니지만 다른 개인정보들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가 되는 점에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이에 해외 주요국가는 통신이용자정보를 민감한 정보로 인정하고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수사기관 등이 수집해 가는 통신이용자정보에는 주민등록번호도 당연히 포함되고,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상 민감정보와 마찬가지로 특별히 보호하고 있는 고유식별정보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매 분기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검찰, 경찰, 국정원 등에 제공된 통신이용자정보 건수는 전화번호 수 기준으로 총 433만 9,486 건에 달한다. 해마다 줄고 있는 수준이긴 하나 여전히 매년 인구의 대략 8%에 달하는 국민의 통신자료를 수사기관이 수집하고 있는 셈이다. 

2016년 당시 민변, 인권운동사랑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500명의 청구인을 모아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헌재는 통신이용자 정보를 수집하는 근거인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국회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들이 다수 발의되었고, 시민사회 역시 통신자료가 개인식별을 넘어 통신과 사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됨을 지적하며 사법적 통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하여 박주민 의원이 영장주의를 도입하는 전기통신사업법안을 발의하였으나, 국회 과방위 논의에서 병합 심사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영장주의 도입이 이번 법 개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은 한계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후 통지제도 의무화 조항 신설 입법은 통신이용자정보 무단수집으로 인한 위헌성의 아주 일부만을 제거했을 뿐이다. 여전히 수사기관은 지나치게 포괄적인 근거로 통신자료제공 제도를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사후 통지가 된다고 한들 그 기간이 지나기 전까지의 사생활 보호는 공백으로 남아있다. 법원의 허가 등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기관의 통제를 전혀 받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 국회는 헌법불합치 된 부분만 소극적으로 개정한 것에 그치지 않고, 영장주의 도입 등 실효적인 정보인권 보호를 위해 반드시 추가 입법에 나서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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