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센터 표현의자유 2024-02-18   482

[논평] ‘입틀막’ 정부, 독재국가인가

국정 최고 책임자 대통령은 국민의 쓴소리 당연히 들어야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침해한 과잉 경호 책임물어야

윤석열 대통령이 2월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하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 참석하여 축사를 하는 도중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던 졸업생을 경호원이 강제로 입을 틀어막고 끌고나가는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에게 정부정책에 대한 쓴소리를 하던 국민이 경호원에 의해 끌려나간 것은 지난 1월 18일 진보당 강성희 의원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21세기 대한민국이 대통령에게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도 못하는 독재국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경호라는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민주주의 국가의 주요한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한 위법한 공권력 행사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과해야 함은 물론 이번 과잉경호의 책임자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카이스트는 과학인재양성과 국가정책으로 추진하는 과학기술연구 수행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설립된 과학 연구 중심 대학이다. 그런데 윤정부는 올해 주요 R&D(연구개발) 예산을 14% 삭감하였고, 이에 과학계에선 연구활동 위축, 국가 미래 경쟁력 타격 등으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과학기술연구 중심 대학인 카이스트에서 이에 대한 비판이나 항의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대통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이 오늘 오후 참석한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소란이 있었다”며 “대통령 경호처는 경호 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경호법 제2조 제1호에서 정의하고 있는 “경호”란 경호 대상자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신체에 가해지는 위해를 방지하거나 제거하기 위한 안전활동을 의미한다. 과학연구자들의 초미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연구개발 예산 정책에 대하여 피켓을 들고 큰 소리로 반대 의사를 밝힌 행위가 대통령의 신체에 어떠한 위해를 가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대통령과의 거리도 가깝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다른  폭력 행위도 한 바가 없다. 그럼에도 오로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라는 이유만으로 행위자를 실력으로 제압하는 행위 자체는 경호 목적상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가능한 안전 활동에 해당하지 않음은 명백하고 이는 대통령경호법 제18조 제1항에서 정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과잉경호에 대하여 사과하고 대통령 경호처장은 직권을 남용한 직원에 대한 징계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언론이나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을 봉쇄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와 인식에서 기인한다. 대통령은 헌법의 수호자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가지며 우리 헌법의 기본가치인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의사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정책을 수립하여야 하며, 이는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겸허하게 경청해야 할 의무가  포함된다.

그러나 윤정부의  일련의 행태를 보면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불통의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정부 정책에 대하여 비판을 하는 국민들에게 공권력을 남용하여 입을 막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위하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진정성도 없는 공허한 축사를 할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에 대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민의 쓴소리를 겸허히 경청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시 선서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내용을 기억하기 바라며, 졸업식에 참석한 카이스트 재학생 및 졸업생은 물론이고 이를 지켜본 국민 모두에게 사과하고, 책임자를 징계하는 것은 물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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