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심포지엄] 복지국가의 길을 묻다 개최

참여사회연구소, 창립 15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 복지국가의 길을 묻다
복지국가의 이념과 모델, 한국적 복지국가의 전략 등 토론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소장: 조흥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는 오늘(10/14), 오전 9시 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조계사 내)에서 ‘창립 15주년 국제심포지엄: 복지국가의 길을 묻다’를 개최했다. 참여사회연구소가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FES) 한국사무소,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와 함께 공동주최한 이번 국제심포지엄에서는 ▲ 유럽과 동아시아 복지국가의 이념과 모델에 대한 검토 ▲ ‘한국적 복지국가 이론’을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쟁점과 구체적인 전략에 대한 제안이 이루어졌다. 
조흥식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세션1: 복지국가의 이념과 모델’에서는 유럽과 동아시아 복지국가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 스벤 요헴 교수(콘츠스탄츠대 정치행정학과, 독일)는 유럽의 복지국가가 최근 몇 십 년 동안 여러 양상으로 변해왔으며, 최근에는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의해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요헴 교수는 여러 유럽 복지국가 중에서도 북유럽 복지국가에 주목했다.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에 의해 도전을 받고 있지만 북유럽 국가들이 여전히 예외적인 형태의 복지국가를 유지하는 원동력은 ‘사회민주적 정당정치’라고 평가하고, 북유럽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현재 한국에는 ▲ 사회보장시스템의 확장과 강화 ▲ 가족에 대한 사회서비스적 접근 확대 ▲ 실업보험제도의 적용범위 확대 ▲ 소득불평등 완화를 위한 조세정책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뤼이젠더 교수(국립중정대 사회복리학과, 대만)는 동아시아의 사회․노동체제의 일반적 특성을 발전주의, 생산주의 등으로 보았다. 뤼이 교수는 ▲ 급격한 노령화 ▲ 복지에 대한 욕구 증대와는 반대로 줄어드는 세입 ▲ 노동시장의 변화 등이 21세기의 동아시아 복지체제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이라고 평가하고, 사회투자국가나 자유주의 복지체제가 동아시아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이태수 교수(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는 한국 사회에서의 복지국가 담론의 시기별 전개 과정과 최근의 다양한 복지국가 담론에 대해 분석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 현재 복지국가로 향하는 ‘이륙단계’에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보수적 국민 인식과 발전주의의 유산, 민간 위주의 복지인프라 등을 생각할 때 복지국가로 진입하느냐, 마느냐에 기로에 서있다고 진단했다. ‘조직화된 시민사회 진영의 노력 없이 복지정치는 가동되지 않을 것이며, 복지국가의 동력이 생기지도 않는다’면서, 중요한 것은 시민사회가 복지국가 담론 지형에서 역할을 강화해 ‘복지국가 담론과 복지국가 운동의 결합을 통해 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윤기 동국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세션2: 한국적 복지국가의 전략1‘에서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장은주 교수(영산대학교 법과대학)는 ‘선별적이냐, 보편적이냐’와 같은 최근 우리사회의 복지논쟁은 생산적이지 못할 뿐 만 아니라 정치적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복지국가의 필연성과 당위성 그리고 도덕적 기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복지국가의 도덕적 기초를 헌법적 기본권과 헌법상의 ‘민주공화국’에 두었다. 민주공화국은 궁극적으로는 모든 시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실현하기 위해 형성된 하나의 협업적-연대적 조직이며, 민주공화국의 도덕적 목적은 민주적-정치적 연대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장 교수는 모든 사회 성원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그리고 인간적 존엄성을 누리며 살 수 있는 복지국가의 건설은 이러한 민주적-연대적 시민성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시민적 기획’의 성공여하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구용 교수(전남대학교 철학과)는 모든 시민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필요조건을 ‘사회적 기여나 능력과 무관하게 무조건적으로 보장받아야 하는 기본권’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장 교수의 시도를 복지국가의 정당성을 찾아가는 설득력 있는 길로 보았다. 장 교수가 주장하는 ‘시민적 기획’의 성공을 위해서는 시민들 스스로 토론과 심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민주적 토론과 담론논쟁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조흥식 교수는 자본의 세계화, 노동시장과 가족구조의 변화 등 서구 복지국가와는 다른 경제적▪사회적 환경에 놓여있는 우리나라는 법, 제도의 정비나 정책프로그램의 시행만으로 복지국가가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전통적 서구 복지국가와는 다른 ‘시민복지국가’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그 요건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구조와 협력적 노사관계 ▲생산체제의 변화와 상호 보완되는 복지제도 설계 ▲신자유주의 이념과 담론의 퇴각 ▲공공성을 담보로 하는 사회권 신장 ▲남성생계부양자 모델로 구조화 되어 있는 가족영역의 획기적 전환 등 총 아홉 가지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사회문제들이 정치 이슈화 되어야 하고, 시민들이 복지정책과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데 참여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의 발표에 대해 토론자인 고세훈 교수(고려대학교 공공행정학부)는 시민복지국가 논의가 지나치게 규범적 진술들로 채워져 있다며, 정책 지침이나 대안을 만들기 위한 안내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하고, 시민복지국가 개념이 나오게 된 한국적 특수성에 대한 체계적 제시가 없는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세 번째 발표자인 이병천 교수(강원대학교 경제학과)는 복지국가로 진입하고 그 이후에도 복지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 복지와 생산체제를 포괄하는 ‘복지국가 발전체제’를 기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한국 생산체제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중소▪벤처기업을 어떻게 성장하게 하는가’, ‘비정규직▪영세자영업자 등 광범위한 취약계층의 활로를 어떻게 마련하는가’라며, 스웨덴 식의 계급타협 모델보다는 중소기업이 발달한 덴마크의 경험이나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성공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정한 경쟁과 협력이 가능한 시장규율, 엄정한 반독점법의 시행, 협동조합▪사회연대기금 등 사회적 경제의 발전, 무분별한 FTA 체결의 저지 등이 지속가능한 복지국가를 위한 경제적 요건이라고 보았다. 
토론자인 유종일 교수(KDI 국제정책대학원)는 소수의 재벌기업과 대기업이 공존하는 한국의 산업구조를 볼 때 덴마크 모델이 우리나라에 적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사회적 경제를 육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또 이 교수가 지적한 재벌독식 문제 못지않게 금산분리 강화, 금융감독체계 개혁과 은행지배구조개혁 등 금융민주화도 복지국가로 진입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홍일표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의 사회로 진행된 ‘세션3: 한국적 복지국가의 전략2‘에서 첫번째 발표를 맡은 김영순 교수(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과학부)는 복지국가의 형성과 발전의 중요 요인으로 주요 사회집단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복지정치’와 그것의 핵심적 수단으로 정당제도와 사회적 협의체제라는 ‘이익대표 정치제도’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2010년 이전까지 한국 복지정치 특징들을 ▲복지이슈의 과소 정치의제화: 무의사결정 ▲복지태도의 비계급적 성격 ▲복지관련 이익집단정치의 ‘극단적 다원주의’ ▲시민운동의 중요한 역할로 규정하고 이로 인해 정당은 시민사회와 유리되고 사회적 협의체제는 불구화되었으며, 이런 이익대표체계의 궁극적 피해자는 사회적 약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2010년 지방선거 이후 한국 내 사회적 위험의 극심화, 제도를 뛰어넘는 행위자들의 역동적 상호작용 등으로 복지문제가 핵심 정치이슈로 부상하는 등 복지정치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향후 복지정치의 제도화를 위해서는 ▲비례대표제의 확대 ▲사회적 협의체제 구축을 위한 법제도 정비 ▲시민운동의 활성화를 뒷받침할 법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태욱 교수(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국제학과 교수)는 한국 복지정치의 발전은 제도개혁을 통해 가능하며, 그 핵심은 정당제도와 사회적 협의체제의 개혁이라는 발표자의 주장과 그것의 원인을 ‘시민사회로부터 유리된 정당정치’와 ‘사회적 협의체제의 불구화’ 때문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회적 협의체제가 ‘불구화’된 까닭과 그것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제도개혁의 핵심과제로 선거제도의 개혁을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윤홍식 교수(인하대학교 행정학과)는 에스핑-엔더슨(Esping-Andersen)의 기준에 따른 통상적인 보편주의 복지국가들은 직접세와 간접세, 누진세와 역진세 모두 GDP 대비 조세비중이 큰 균형조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누진세와 역진세, 간접세와 직접세, 유동적 세원과 비유동적 세원 중 특정세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세원의 조화를 통해 총량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교수는 OECD 주요 국가들의 조세체계를 GDP 대비 조세구성에 따라 ‘균형조세유형’, ‘고사회보장세 유형’, ‘저사회보장세 유형’으로 유형화하고, 사회보장기여금보다 일반조세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균형조세유형’이 보편주의 복지국가와 친화적인 조세구조라고 주장하였다. 끝으로 윤 교수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재원을 늘려 복지를 확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데 보편주의 복지국가를 지향한다면 단순히 재원의 총량을 확대하는 문제를 넘어 보편주의 복지국가에 상응하는 조세구조로의 개혁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중요한 것은 증세 이전에 세금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쌓는 일과 더불어 세출구조조정과 효율화를 통해 국민이 부분적이라도 보편적 복지에 대해 경험한 이후에야 복지확대를 위한 증세여부와 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상민 비서관(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실)은 최근 제기되는 복지국가 재원확보를 위한 방안들을 열거하면서 각각의 세원별(법인세, 재산세, 소득세, 소비세) 인상안에 대한 조건과 간과하기 쉬운 점들을 비교․강조하였다.
세션4: 종합토론은 신진욱 교수(중앙대학교 사회학과)의 사회로 김용익 교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영훈 위원장(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박순성 원장(민주정책연구원), 박원석 위원장(복지국가실현 연석회의), 이창곤 소장(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이 토론자로 참석하여 한국적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한 전략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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