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센터(종료) 미분류 1999-06-15   491

[07호] 4/21 과기노조 과학의 날 총파업 성명서

4/21 과기노조 과학의 날 총파업 성명서

― 제 32회 과학의 날(4. 21)을 맞아, 파업에 돌입하며 ―

다시 과학의 날을 맞는 출연기관 종사자들은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 과학기술에 관한 장밋빛 환상이 여전히 일반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계 출연기관 종사자들은 안정적 연구환경과 신분보장은 고사하고 언제 쫓겨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극도로 사기가 저하되고 연구활력이 위축되어 있다.

우리 노동조합은 지난 해 과학의 날을 맞아 출연기관의 올바른 위상 확립과 안정적 연구환경 조성, 출연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성 강화, 출연기관의 민주적 운영 보장, 국민적 동의와 각 연구주체들의 참여 속에 구조개혁 추진 등 일련의 합리적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어떠했던가? 연구현장의 우려와 반발을 외면한 채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을 강행하였고, 출연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한다면서 새로 출범한 연합이사회는 5명의 정부측 당연직 이사가 좌지우지하고 있다. 98년 한해동안 2,000여명의 출연기관 종사자들이 정든 일터를 등떠밀려 떠났고, 창업전선에 뛰어든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공을 살릴 길이 없어 전전긍긍하다가 급기야 고급기술을 가지고 외국으로 떠나간 사례도 허다하다. 무분별한 인원감축으로 인하여 남아있는 직원들의 노동강도는 심지어 곱절이나 증가했고, 그에 반해 임금은 평균 10% 이상 일방적으로 삭감되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적 원인이 되고 있는 상위 보직자와 핵심간부들은 개혁의 무풍지대에서 기득권을 지키느라 혈안이 되고 있다. 졸속적인 구조조정이 출연기관의 연구생산성을 떨어뜨렸을 뿐만 아니라 경쟁력을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출연기관 죽이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제도와 동기부여를 자신할 수 있는 급여차등제도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연봉제 도입 여부에 따라 출연기관의 예산을 차등 편성하겠다고 지침을 내리는가 하면, 당연히 노사간에 합의해서 결정해야 할 계약제, 정년 조정, 유급휴가의 축소 등 근로조건 변경에 관한 사항을 역시 예산과 연계하여 강제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기관장 공모제를 통하여 책임경영체제를 확보하겠다고 해놓고서 비공개리에 밀실에서 낙점하는 구태를 벗지 못하고, 퇴역 관료들의 노후보장을 위한 낙하산 인사가 횡행하고 있다. 또한 출연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인원감축, 통폐합은 연합이사회 체제하에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것이 입만 열면 과학기술입국을 얘기하는 정부가 벌이는 일련의 개혁 방안일진대, 과학의 날 행사에 대통령이 한 번 참가한다고 해서 과학기술노동자들의 떠나간 민심을 돌이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정부의 기만적 구조조정을 철폐하고 출연기관을 살리기 위한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그 투쟁을 과학의 날 총파업으로 시작하는 것은 과학기술계 출연기관의 저변에 흐르는 절박한 상황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과학기술노동자가 과학의 날에 총파업에 돌입하는 뜻을 모른다면, 정부는 더 이상 과학기술을 논할 자격이 없다. 정부가 진정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기대와 의지를 갖고 있다면, 우리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과학기술정책의 혁신, 출연기관의 민주적 운영을 위한 실질적 개혁방안을 수용하라.

1999년 4월 21일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우리 노동조합의 요구

(1) 과학기술정책의 혁신: 과학기술의 민주화

ㆍ정출연법 개정 및 과학기술법령의 대폭 정비 ㆍ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역할 강화

ㆍ과학기술 관련부처 기능 정비 및 위상 강화 ㆍ국회 내 과학기술 전문가기구 상설화

(2) 출연기관의 민주적 운영 보장

ㆍ개별기관의 상임감사 즉각 폐지 ㆍ연구기관의 특성을 반영하는 회계제도 정착

ㆍ연합이사회 당연직 이사 폐지 ㆍ낙하산인사 중단(최근사례-정희목,원상선,경종철)

(3) 노동시간 단축

ㆍ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정리해고 회피, 일자리 창출

(4) 공기업 공익성 유지, 공기업 재벌매각·해외매각 반대

ㆍ출연기관의 공익성 유지 ㆍ안정적 연구환경 확보

ㆍ정부의 간섭 배제

(5) 연봉제 철회

ㆍ출연기관 종사자의 임금안정성 유지 ㆍ임금체계 개선 선행: 각종 수당의 기본급화 등

ㆍ연봉제 도입과 예산 차등 연계방침 철회

(6) 퇴직금제도 개악·복리후생축소 철회

ㆍ퇴직금 누진제 폐지방침 철회 ㆍ정년의 합리적 조정: 직종·직급간 정년 차등 철폐

ㆍ유급휴가 축소 철회

(7) 공공부문 임금 대정부 직접교섭

ㆍ(가칭) 공공부문임금심의위원회 구성 ㆍ자율교섭 보장

ㆍ사용자단체 구성 및 통일교섭 보장

(8) 노동조합(노동자대표)의 경영참여

ㆍ(가칭) 경영참가법 제정 ㆍ연합(개별)이사회 참가 및 참관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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