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차별금지 2021-11-16   827

[기자회견]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제 정당 입장 공개 요구

지난 11월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국민동의청원’에 대한 국회 심사기간을 2024년 5월 29일까지 연장해줄 것을 국회의장에 요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국회는 11월 11일 법제사법위원회의 연장요구대로 심사기간을 연장했다는 통지를 청원대리인에게 보내왔습니다. 연장 사유는 관련 법률과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지만, 논의의 출발선을 끊어야 심사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국회가 논의의 발걸음조차 떼지 못하고 아무런 심사 계획도 밝히지 않은 채 2024년까지 심사 기한을 연장한다는 것은 14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반복된 '나중에'에 '무기한'이 붙은 것과 다름 없습니다.

 

국회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결정은 지금 우리가 매일 같이 목격하고 있는 거대양당과 그 지도부, 대선후보까지 유력 정치인들이 핑계 대는 '사회적 합의'의 다른 말일 뿐입니다. 대다수의 시민들 역시 차별금지법 제정은 사회적 합의나 논의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와 정치권의 의지가 부재한 상황임을 지목하며, 14년째 제정 필요성만을 언급하며 아무것도 추진하지 않는 국회를 향해 분노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정치에 묻고자 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제 정당 입장 공개 요구

국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정당에 다음과 같이 질의하며

이에 대한 답변을 공개면담으로 할 것을 요구합니다.

 

  • 하나. 2021년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에 나서십시오.
     
  • 하나. 차별금지법에 대한 귀 당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주십시오.
  1. 귀 당은 헌법의 평등권 이념을 실현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에 대하여 동의하십니까?
  2. 귀 당은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가 법에 명시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십니까? 누구를 포함시키거나 배제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 동의하십니까?
  3. 귀 당에서 차별금지법에 논의해야 할 쟁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쟁점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4. 귀 당에서 정기 국회 내 차별금지법에 관한 쟁점을 논의하기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 하나.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쟁취 농성단과의 공개 면담에 응하십시오.

 

답변의 기한은 11월 22일 월요일입니다.

 

2021년 11월 16일,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쟁취 농성단은 기자회견 진행 후 국회 본청 내 각 정당 대표실로 공개입장요구서를 전달했습니다. 

 

 

20211116_차별금지법 제정촉구 20211116_차별금지법 제정촉구

2021.11.16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제 정당의 입장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참여연대)

 

 

▣ 기자회견문

'나중에'를 끝내자. 차별금지법이 먼저다.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자는 시민들의 분주한 발걸음 앞에 국회 홀로 달아나고 있다. 지난 11월 11일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국민동의청원’ 심사 기한을 다시 한 번 연장 통지했다. 10만 명의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가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는 2024년 5월 29일로 연장되기까지 150일, 국회는 관련 법률안과 함께 심도 있는 심사가 필요하다는 결정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내일을 여는 국민의 국회’는 어디에 있는가. 차별금지법에 대해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제자리걸음만 반복해온 자리에서 얼마나 더 달아나려 하는가.

 

‘심도 있는 심사’는 국회의 무책임한 회피다. 150일 동안 국회가 했어야 할 일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심도 있는 심사가 필요하다면,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한 심사 절차와 계획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면 될 일이다. 논의의 출발선을 끊어야 심도 있는 심사도 가능하다. 하지만 논의의 발걸음조차 떼지 못하고 아무런 계획도 밝히지 않은 심사 연장은 14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반복된 ‘나중에’에 국회 스스로 ‘무기한’의 면죄부를 발행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사회적 합의’는 정치의 비겁한 변명이다. 시민들은 국회의 무책임한 ‘나중에‘에 분노하고, 언론은 보수개신교계 표를 의식한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차별을 외면한다고 비판한다. 그런데도 국회 다수의석을 차지한 국민의힘과 더불이민주당은 ‘사회적 합의’라는 고릿적 주문을 외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기업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동성혼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유로 차별금지법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기업이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성별임금격차를 유지하면서 채용성차별을 할 수 있도록 용인해주는 것이, 보수개신교가 성소수자를 차별과 혐오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선동하도록 돕는 것이 사회적 합의인가. 재계와 보수개신교는 합의의 대상이지만, 차별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고 자기존재를 부정당한 채 살아가는 시민들은 합의의 제물인가.

 

지난 수 년 동안 ‘나중에’ 정당으로 불리고도 여전히 ‘사회적 합의’를 반복하며 차별금지법을 폭탄 돌리기로 만든 더불어민주당은 야댱의 반대를 탓할 명분이 없다. 이재명 후보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의도적인 오해를 풀어가야 한다면서도 충분한 논의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2007년 차별금지사유 삭제, 2013년 차별금지법안 발의 철회, 2021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3개의 법안을 발의한 이후까지 ‘사회적 합의’만을 반복하면서 보내고 있는 허송세월의 이유가 무엇인가. 더불어민주당이 성소수자를 차별하게 해달라는 보수개신교의 요구 앞에 굴복해온 역사를 그동안 ‘사회적 합의’라는 변명으로 면피해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가.

 

차별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차별을 방기해온 책임도, 차별을 조장하는 세력에 침묵해온 시간도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그 어디 곳보다 충분한 논의와 타협이 필요한 정치 장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당내 입장을 만들어가려는 노력, 협상을 통해 논의를 추진시키려는 노력, 차별을 효과적으로 시정할 수 있는 필수적인 제도로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만들어가려는 노력 중 어떤 책임을 다 했는가.

 

한국사회에 현존하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지난 14년간 이루어온 사회적 합의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마치 사회적 합의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취급하는 정치에 우리는 고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먼저다. ‘나중에’의 정치를 끝내라.

 

‘나중에’의 정치를 끝내기 위해 우리는 요구한다. 사회적 합의 대상이 아닌 것을 사회적 합의의 대상으로 만드는 돌림노래를 중단하라. ‘차별금지’, 인간의 동등한 존엄을 인정하고 모든 사회구성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방향 자체는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우리는 성소수자를 법의 보호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일부 종교계의 폭력적인 주장이 한국사회 내 차별과 혐오를 어떻게 증폭시켜왔는지, 존엄을 박탈당한 이들을 방치하는 정치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위협하는지 혹독하게 경험했다. 차별금지법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정치권의 주장은 지금까지 성소수자의 인권을 찬반의 대상, 다수결의 영역, 논쟁의 의제로 만들며 사실상 성소수자의 존엄과 권리를 합의의 대상으로 만드는데 기어해왔을 뿐이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주장은 민주주의 공론장 안에서 용납될 수 없으며 성소수자의 권리를 박탈하려는 시도는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선언 없이, 차별과 혐오를 해소할 수 있는 정치는 불가능하다. 지금 차별금지법 제정에 필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가 아니라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할 시민들의 일상을 무너뜨려온 정치의 합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나중에’의 정치를 끝내기 위해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 차별금지법은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이다.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은 2007년부터 이미 확인되어 왔다. 하지만 14년째 필요성을 논쟁하고 있는 정치는 과연 새로운 사회, 차별과 불평등이 해소된 평등사회를 약속할 수 있는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정권 하에서도 여성들은 사상검증으로 일상과 생계에 위협을 느끼고, 장애인과 성소수자는 ‘드러내지 말고 조용히 살라’는 목소리에 둘러싸여 있다. 청년, 이주민, 노동자들은 권리를 외치기도 전에 너무 쉽게 목숨을 잃고 차별할 자유를 보장하는 왜곡된 사회의 밑그림이 되고 있다. 차별을 특정한 소수의 사람들만 경험하는 ‘그럴 만한’ 문제, 일상과 생존을 위협하는 긴급한 요구가 아니라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여겨온 정치가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현실은 바로 지금 시민들의 삶이다. 대다수의 삶을 ‘나중에’로 ‘한가하게’ 미뤄놓은 채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뤄놓은 채로 어떤 새로운 정치도 기대할 수 없다. 이것이 정치가 외면해온 사회적 합의다.

 

‘나중에’의 정치를 끝내기 위해 우리는 각 정당이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부터 시작할 것을 요구한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언급조차 꺼린 채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 ‘차별에 반대한다’는 말로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우회하며 2021년을 넘어설 수 없다. 모든 사람의 평등할 권리,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이제 정치만 남았다. 지금이 혐오에 휘둘리며 평등을 외면한 14년의 역사를 바뀔 기회다. 평등을 요구해온 시민들의 목소리에 응답할 적기다.

 

차별금지법 국민동의청원의 심사 기간을 연장했다고 해서, 평등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한 발 한 발 이미 내딛은 발걸음을 되돌리지는 못한다. 우리는 그 발걸음들과 함께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이룰 때까지 국회 앞을 떠나지 않고 ‘나중에’를 끝내는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 지금 바로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제정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제 정당 입장 공개 요구 기자회견

‘나중에’를 끝내자. 차별금지법이 먼저다.

  • 일시 : 2021년 11월 16일(화) 오후 1시
  • 장소 : 국회 정문 앞 기자회견장
  • 주최 :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쟁취 농성단

         [1부] 제 정당 입장 공개 요구 기자회견

           – 사회 : 지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 발언 :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

                       한상희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

                       도구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

                       소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윤지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정혜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

           – 기자회견문 낭독

          [2부] 국회 본청 각 정당 대표실에 요구안 전달

            – 1부 기자회견 마친 후 국회 본청으로 이동하여 공개입장 요구서 전달

 


 

▣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쟁취를 위한 시민행동

 

1.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제 정당 요구안 공개질의 및 면담요구 답변 기한 기자회견 

  • 공개 입장 요구 답변 시한 다음 날인 11월 23일(화) 답변에 대한 입장발표 및 퍼포먼스

 

2. ‘나중에를 끝내자, 차별금지법이 먼저다’ 시민참여 신문광고

  • 11월 16일(화) 참여신청 시작, 11월 25일(목) 신문광고 게재

 

3. 국회를 둘러싸는 1인 깃발 시위

  • 11월 25일(목) 오전 11시~오후1시
  • 깃발을 든 시민들이 25m 간격으로서 국회를 에워싸고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 액션 진행

 

4. 2021명 하루 농성

  • 2021년 12월 4일(토) 오전~해질녘, 장소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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