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기후위기 2022-12-05   285

전환지원법 졸속 처리 반대 및 제대로 된 정의로운 전환 입법 촉구 기자회견

2022.12.5.(월)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사당 앞 계단

주최 : 기후위기비상행동, 기후정의동맹, 민주노총, 정의당

전환 관련 제정입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입니다. ‘산업구조 전환에 따른 노동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안’(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 대표발의),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에 관한 법률안’(정의당 강은미 의원 대표발의), ‘산업전환시 고용안정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국민의힘 임이자 의원 대표발의) 등 세 개의 법안이 국회 환노위(9.15.)와 법안소위(11.22.) 공청회를 거쳤으며, 병합심의되어 12월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법’ 외에 민주당과 국힘당의 법안은 전환 지원법으로서 사실상 구조조정 지원법에 다름 아니며, 전환의 기획과 결정, 추진 과정에 노동자의 참여는 배제되어 있습니다. 주요 당사자로서의 노동자는 그저 사후적, 부분적 지원 대상일 뿐입니다.

처음 제정되는 전환 관련 입법으로서, 향후의 기후 및 전환 관련 입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 실종, 핵심 당사자 배제, 사회적 논의 부재 등으로 점철되고 있습니다. 또한 산업 전반과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법안들의 의미와 한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지 않고 공론화도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여러 기후운동단체들과 진보정당, 노동조합들이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전환 관련 법이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 아니라 풍부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제대로 된 정의로운 전환 입법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자회견문]

전환지원법 졸속처리 반대한다!

지금 당장 당사자 중심, 당사자 참여의 정의로운 전환 입법으로!

산업 전환 관련 제정입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산업구조 전환에 따른 노동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안’(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 대표발의),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에 관한 법률안’(정의당 강은미 의원 대표발의), ‘산업전환시 고용안정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국민의힘 임이자 의원 대표발의) 등 세 개의 법안이 작년과 올해 발의되어 국회 환노위에 상정되었다.

기후위기가 날로 심각해져가고, 온실가스를 내뿜는 화석연료 기반 산업의 전환이 시급하다. 이미 전동화, 전자화 등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 전환과 관련한 법률이 제정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의미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산업 전환과 관련한 법이라고는 하지만 강은미 의원의 법안 외에 여야 두 거대정당의 법안들은 전환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는가보다는 전환에 따른 부수적 지원 방안 제시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전환에 관한 첫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시민사회와 노동계에서 요구해온 전환의 주요 원칙들이 대부분 무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환 자체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도 법안의 명칭에서 드러나는 바, 법안의 목적이 전환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에 그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 탈탄소‧디지털전환을 어떻게 사회적 공감대 속에서 정의롭게 실현하느냐가 아니라 산업 전환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후과를 무마하는데 그치는 지원 법안으로서는 소극적, 사후적 대책 제시 이상을 넘어설 수 없다. 특히 이러한 ‘지원’이 전환 전반으로부터 핵심 당사자인 노동자의 배제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전환의 필요성과 방향 및 내용의 결정과 진행 과정 전반에서 노동자는 배제된 채 전환에 따른 일부 고용 불안 상황에 대한 지원 대상으로만 규정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에서 합의되었으며, 국제노동기구(ILO)도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과도 상충되는 것이다. 이미 한국 정부 역시 여러 한계 속에 입법화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에서 이러한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을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기후위기와 기후위기 대응으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핵심 당사자들(MAPA, Mostly Affected Peoples and Areas)이 전환의 방향과 내용 및 그 결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이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야말로 이러한 정의로운 전환 원칙의 출발점인 것이다.

또한 전환이 정의롭게 진행될 수 있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과 이에 기반한 사회적 자원과 역량의 집중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은 원론적 언급에만 그친 채 전환에 따른 사후적, 부분적 지원만을 이른바 노동 지원 방안으로서 고용노동부 소관의 ‘고용정책심의회’에서 다루도록 한다는 것은 사실상 사회적 공감대 형성의 필요성 자체를 내팽개치는 것이나 다름 없다. 30명에 가까운 위원 중 노동자대표는 두 명에 불과하며, 대다수가 정부 위원 또는 정부 입장과 다를 바 없는 전문가 위원 등으로 구성되는 고용정책심의회는 이미 그 자체로 정부가 제시하는 정책 방향에 대한 거수기 역할 이상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더욱이 산업 전환이 업종 및 산업별, 지역별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구조를 내포하지 못하는 고용정책심의회의 형식적이고 일반적인 대책으로는 성과 보여주기, 명분 쌓기 이상을 넘어서지 못한다. 필요한 것은 기존의 타성적, 관성적 대책 기구가 아니라 지역, 노동, 시민사회 등 핵심 당사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지역별, 업종별, 산업별 정의로운 전환 위원회를 통해 실질적이고 구체적 전환 방향과 내용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문제는 전환이고, 이 전환을 어떻게 비용과 피해를 최소화하고 사회적으로 책임지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대안적 산업 구조와 현장을 만들어내는가가 핵심이다. 고착화된 기득권 구조 속에 관료들의 영역 다툼과 몸집 불리기에 연연해서는 ‘정의’도, ‘전환’도, 그리고 정부의 그 ‘공정’도 없다. 여야 두 거대정당들의 법안은 무엇보다도 어떤 전환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제시는 없이 전환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고용 문제에 대한 부분적, 명목적 대책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작년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이른바 ‘공정 노동 전환 지원 방안’을 그저 법제화하는 것이라면, 사실상 사용자 지원법, 구조조정 지원법일 뿐이다. ‘전환’을 기획하고 진행시키는 ‘기업’과, 이를 지원하는 ‘정부’, ‘전환’에서 배제된 채 사후적, 부분적 보상 대상일 뿐인 ‘노동’으로 규정되는 ‘지원법’으로는 법안들이 이야기하는 ‘탈탄소’도, ‘전환’도 요원할 뿐이다.

탈탄소 또는 탄소중립을 실제로 산업 영역에서, 전환으로 구현하겠다는 첫 번째 법안이 당사자 배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전환’ 전반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계 많았던 탄소중립녹색성장법에 이어, 실제 산업 현장의 전환을 규율하는 입법화에 국회가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실제 전환이 정의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꼼꼼히 살피면서 풍성한 사회적 논의의 기반 위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어설픈 명분 만들기, 조급한 성과 챙기기에 급급해서는 그나마의 첫 입법화라는 의미조차도 퇴색시키고 졸속과 야합의 결과물만 낳을 것이다. 잘못 만들어진 법안 하나가 산업 전환의 실패, 우리 미래의 실패로 이어져서는 안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정의로운 전환법 입법하라!

전환 지원법 졸속 처리 규탄한다!

기업 지원 노동 배제 전환지원법 졸속처리 반대한다!

당사자 중심, 당사자 참여가 정의로운 전환이다!

2022년 12월 5일

전환지원법 졸속 처리 반대 및 제대로 된 정의로운 전환 입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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