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시민사회일반 1994-09-17   2142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71조에 대한 헌법소원

지난 1994년 9월 17일 참여연대 공익소송센터에서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71조’가 헌법상 국민의 재판청구권, 행복추구권, 평등권,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 위헌이라는 내용으로 헌법소원을 제출했다. 이글은 청구서의 주요 내용을 발제한 것이다.


청구이유

1. 청구인들의 지위

청구인 방지영, 이향자, 배국경, 오윤수, 정양자는 제2항 이하의 사건으로 인하여 피해자로서 피해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리고 처벌을 원하였고 수사기관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의뢰하였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그 임무에 위배하여 고발조치하지 않았으므로 피해구제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 71조의 규정에 위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당한 것입니다.


2. 사건개요

미도파백화점 상계점 등 5개 백화점 실무책임자 6명은 전날 판매하다 남은 정육, 해산물, 야채 등 재고 생식품을 이튿날 다시 판매하면서 가공일이 전날로 기재된 바코드라벨 및 비닐랩 포장지를 뜯어낸 다음 당일 새로 들어온 신선한 상품인 것처럼 재포장 가공일이 판매당일로 찍힌 바코드라벨을 부착하여 왔습니다. 이는 사기죄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됩니다.


3.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당한 경위

이상의 행위에 관해 백화점의 냉장, 냉동식품, 판매과장, 차장, 대리 등 실무자들은 전일표시 가공일을 당일표시로 바꾸어 판매하고 있는 사실을 시인하고 있고 쇠고기,돼지고기, 닭고기, 소부산물 해산물 등이 물품은 신선도가 판매를 좌우하며 가공일자는 신선도를 판단케 하는 중요한 사항이므로 이를 수사한 수사기관은 이러한 허위표시를 고객에 대한 기만행위에 해당하여 사기죄로 기소하였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에 백화점이 상품에 관하여 소비자를 기만 오인시킬 수 있는 표시 광고를 한 것으로 판단한 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의뢰하였으나 동 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에 백화점이 상품에 관하여 소비자를 기만 오인시킬 수 있는 표시광고를 한 것으로 판단한 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의뢰하였으나 동 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71조 “제66조 및 제67조의 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공소를 할 수 있다. ” 는 규정에 따라 동 법률의 중요내용의 위반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발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 행복추구권, 평등권,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 것입니다. 이는 위 법에 규정된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위 법을 실현하기 위한 장치로 마련된 것이 아니라 소추기관인 국가기관의 기능을 사전폐쇄하고 국민의 위 법에 대한 접근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것으로서 위 법의 기능 전체를 유명무실하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 법 71조의 규정은 그 자체로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 그리고 현실적으로 침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4. 청구기간의 준수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은 원칙적으로 당해 법률의 시행과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다고 할 것이나 다만 당해 법률이 시행된 이후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아니면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 할 것이며 여기의 “사유가 발생한 날”이라 함은 당해 법령이 심판 청구인의 기본권을 명백히 구체적으로 현실 침해하였거나 그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등 실체적 제요건이 성숙하여 헌법판단에 적합하게 된 때를 말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입니다.

그런데 청구인들에게는 이 사건이 법률이 공포시행된 이후인 1994. 8. 3.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불허결정(방침)에 따라 위 동법 위반자들에 형사소추를 할 수 없게 됨으로써 비로소 기본권 침해사유가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따라서 그로부터 60일 이내인 1994. 9. 30 이전에 심판 청구된 이 사건 헌법소원은 적법한 청구기간내에 제기된 것입니다.


5.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71조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

⑴ 동법 제 23조 제1항 제6호는 상품에 관하여 허위 또는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서 금지하고 동법 제67조 제2호는 이에 위반한 경우 그 처벌 규정을 두고(2년 이하 징역, 1억 5천만원 이하 벌금)있고, 한편 동법 제 70조는 법인도 처벌토록 양벌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동법 제23조 제2항에 근거하여 제정된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 제9조 제2호는 상품의 품질에 관하여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속이거나 속일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바, 본 사건에 있어서 백화점 측의 가공일 허위표시 행위는 불공정거래행위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것입니다. (백화점 사기세일사건 1심 판결 참조)

현대산업사회에 있어서 소비자가 갖는 상품의 품질, 가격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생산자 및 유통업자의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 사건 백화점들과 같은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이 신뢰는 백화점들 스스로의 대대적인 광고에 의하여 창출된 것으로서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와 기대는 보호되어야 할 것입니다.

신선도와 식품위생을 내세워 상품가치를 높이고 있는 백화점에서 재고식품에 대하여 그 다음날 재판매하는 행위자체는 그 자체로서 소비자에 대한 기만행위이며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고 일반재래시장보다는 소비자들의 신용도가 훨씬 높은 백화점에서 재포장일을 가공일자로 변경표시하여 판매한 행위에는,


①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식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 대부분이 식품구입기준으로 질 및 신선도를 제일 우선시 한다

② 식품의 질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없는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백화점의 신용을 믿고 식품포장에 표시되어 있는 가공일자를 기준으로 상품을 구입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동행위는 일정시간에 경과하여 사실상 신선도가 떨어지는 물품에 대해 마치 신선도가 가공일과 동일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허위 표시행위이다.

③ 가공일자에 대한 인식은 동제품이 백화점 매장에 처음 들어와서 판매되기 시작한 날짜라는 것이 일반적인 소비자의 생각이다.

④ 이러한 가공일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고려할 때 가공일을 포장일의 개념으로 사용하였다는 주장은 백화점 종사자들의 교육수준 등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우며 곧이 표현을 하려면 재포장일자 또는 2차포장일자라고 표현을 해야만 소비자에 대한 오인의 소지가 없다.

⑤ 각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가공일자가 허위표시된 물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검찰 진술조서내용에서 만약 가공일자가 전일로 표시되었다면 동 물품을 구입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⑵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 71조의 기본권 침해성

백화점들의 불법행위를 적발한 검찰은 당초 유통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관계자는 물론 법인체인 백화점 자체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백화점들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고발해 달라고 공정거래위에 의뢰하였던 것입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을 공정거래위는 검찰의 소추권을 방해함으로서 피해자인 신청인들의 재판청구권, 평등권, 행복추구권, 소비자권을 차단하는 방패로 사용하였던 것입니다. 결국 형사재판권을 행사하여 백화점을 처벌함으로써 국민과 피해자인 신청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및 소비자권을 실현하려는 검찰의 요청을 백화점의 사익보호를 위하여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따라서 공정거래위 고발제도는 폐지되어야 마땅합니다.

공정거래법 71조는 이 법위반 사건에 대하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벌기업들이 아무리 커다란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저지르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없으면 동 법위반으로는 처벌하지 못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 사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을 방기하는 이유로 오래된 불법의 관행과 형평성을 들고 있는 데 이는 곧 바로 공정거래 위원회의 고발권이 국민의 기본권인 재판청구권, 행복추구권, 평등권, 소비자권을 보호받아야 할 권리로 고찰하고 백화점의 행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받아들이고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권리를 차단하고 대기업의 오래된 불법관행을 보호하고 국민의 권리보호 차원에서가 아니라 대기업의 사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을 공정거래 위원회 스스로가 천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북부지청은 법인체에 대한 처벌은 손도 못대고 하부 실무책임자 6명만을 형법상의 사기죄로 기소하는 선에서 그치고 말았습니다.

공정거래위는 90년초 재벌백화점들의 사기세일이 소비자들의 고발로 밝혀져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때도 검찰의 고발요청을 무시하고 끝내 고발권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이때도 검찰은 법인체를 심판대에 끌어내지 못하고 실무자들만 사기죄로 기소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이 때 사기세일에 끼어든 현대와 미도파 백화점은 이번에도 가공일자를 변조하는 범행을 저질러 사실상 공정거래위원회의 상습 수배자입니다. 

공정거래위는 올들어서만도 영세중소기업체에 대하여는 6건이나 검찰에 고발한 바 있습니다. 다라서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준다는 공정거래제도가 오히려 재벌백화점과 같은 강자를 도와주는 식으로 형평에 맞지 않게 운용된다면 차라리 고발이 없이도 검찰이 막바로 기소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 내용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특히 피해자 없는 법률이 있을 수 없고, 피해자가 고소할 수 없는 법, 피해자나 피해가능성이 있는 일반 시민의 고발이 허용되지 않는 법은 민주사회에는 법이라고 할 수 없으며 어느 특정집단을 보호하기 위한 방패에 불과한 것입니다. 법이 모든 국민에게 그것으로 보호받고 평등하게 집행되는 면보다 그 법의 실현이 저지될 목적으로 입법되고, 보호받지 못하고, 행정기관의 자의에 맡겨져서 국민의 기본권이 지켜지지 못한다면, 그것은 법이라기 보다 법 아닌 것이며 일부를 위한 특혜에 불과한 것입니다.

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71조는 그 규정자체가 국민일반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것이 아니고 기본권 실현을 저지하는 규정으로서 신청인들의 재판청구권, 행복추구권, 평등권, 소비자권 등의 기본권을 직접 그리고 현실적으로 침해하고 있으므로 마땅히 위헌으로 선언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외의 독금법은 기소권을 행사하는 검찰보다 우선하여 행정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에 법의 적용여부를 판단케 함으로써 법을 적용하는 권한 배분에 어긋납니다.

더나아가 법을 만드는 것은 입법부, 법을 적용, 운용하는 것은 행정부, 그 법의 위법여부와 처벌은 사법부의 권능인데 행정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과 법의 심판 자체를 개시할 수 없게 함으로써 삼권분립의 원칙을 붕괴시키고 있습니다.

pspd19940917.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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