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시민사회일반 2004-06-22   1038

“식량안보에 대한 인식과 자급율 법제화가 중요”

참여사회연구소 포럼 ‘WTO 쌀 협상의 현안과 한국 농업의 미래’

WTO 쌀 협상의 현안을 두고 우리나라 농업정책의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지난 18일 오후 2시 참여사회연구소는 ‘제41회 참여사회포럼’을 열고 “WTO 쌀 협상의 현안과 한국 농업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우리나라 농업 위기의 본질은 농업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몰이해”

박진도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도·농간 소득격차 확대, 식량 자급율 하향 추세 등 최근 10년간 농업구조의 변화를 언급하며, 우리나라 농업 위기의 본질로 “정부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기조와 식량안보·다원적 기능 등 농업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몰이해”를 꼽았다.

이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어렵게 하는 정부, 언론, 정치, 학계의 불균형적 현실인식”을 지적하며, 특히 한칠레 FTA 추진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안이한 현실인식과 여론몰이식 언론보도는 도가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윤 교수는 “올해 들어 농업관련 언론보도 건수가 193건이다. 한달에 5-6건 정도다. 그러나 그 중 절반은 단순보도에 불과했고 본질적 문제에 대한 보도는 전무했다. 언론이 이런데 국민들이 이해를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개탄했다.

윤 교수는 현안이 되는 WTO 쌀 협상과 관련하여, ‘관세화’와 ‘관세화 유예’ 각각의 장단점은 있으나 “관세화에 의해 개방이 될 경우 쌀 산업이 축소되거나 해체될 위험성이 관세화 유예의 경우보다 높을 것”이라며, 관세화 유예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관세화 유예를 목표로 할 경우 의무수입물량은 현재 4%에서 6%수준으로 상향조정하는 선에서 협상을 타결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또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12월 31일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관세화가 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UR 협상문에서 협상 중 결렬이 되면 현 상태가 계속되는 것인지 아니면 자동적으로 관세화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상반된 해석과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 그런 상황이라면 우리 국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면서도 협상시한이 촉박할수록 우리의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으므로 빠르게 협상을 진행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경규 농림부 국제농업국 국제협력과장은 “협상 상대국들이 관세화 유예를 인정해주는 대신 반대급부를 많이 요구하고 있어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우리에게 최대한 유리한 협상결과를 낳기 위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웅두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 정책위원장은 쌀 협상에 대한 농민단체의 입장은 “추가적인 개방 없는 관세유예화”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더불어 “식량주권 수호 위한 선언,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 농업회생을 위한 국민적 합의” 등이 전농의 이번 쌀 투쟁 목표라고 밝혔다.

“식량안보 개념의 정립과 식량자급율 법제화가 핵심”

근본적인 농업대책과 관련하여 윤석원 교수는 식량안보 개념을 정립하고 그에 따른 식량생산 계획을 수립할 것, ‘자급율’과 ‘농지 보전 목표’를 설정하고 법제화 할 것, 친환경적 농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할 것, 농가소득 보전 대책을 마련하고 농촌 지역의 사회복지를 확대할 것 등을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시민사회단체에는 “농업문제가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농업문제를 의제화하는 일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박웅두 정책위원장은 6ha 이상의 전업농 육성, 직접지불제 확대, 공공비축제 도입 등 정부의 쌀산업 종합대책은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하고, 현실성 없는 안을 내 놓을 것이 아니라 “할 수 있으면서 안 하는 것을 실질적으로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자급율 법제화’ 문제가 쟁점이 되었다. 민주노동당의 장경호 정책연구원은 세계적으로 곡물 메이저 기업들이 식량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안보 개념을 명확히 하고, 최소한의 식량 자급율을 설정하는 것이 농업정책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경규 과장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식량안보와 자급율을 등치시켜서는 안된다”며 “식량 자급율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국민의 후생을 극대화하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식량자급율을 몇%로 설정하고 농업정책을 펴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급율을 설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만 답했다.

김 과장의 답변에 대해 사회자인 박진도 교수는 “자급율을 설정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아직 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가 위법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농업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 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농업기반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과 더불어 식량자급율 설정, 농촌에 대한 재정적 지원 등 농업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했다.

박진도 교수는 “농업위기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2-30년 후면 농촌과 농업은 완전히 소멸하고 말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면 농업문제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접근과 해법이 필요하다”는 말로 농업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의제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토론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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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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