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시민사회일반 2004-08-10   722

“국가보안법 폐지, 올해를 넘기지 말자”

300여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 ‘국가보안법철폐국민연대’ 확대재발족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300여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동당이 현재 230여 개의 단체로 구성된 연대기구를 확대해 ‘국가보안법철폐 국민연대’로 재발족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300여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동당은 10일 오전 11시 기독교회관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의 재발족을 선언하고 “우리는 국가보안법 없는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전 국민적인 의지를 모아내어 올해 안에 반드시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겠다”고 천명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연대기구는 이미 2000년 7월에 232개 단체로 발족했으며 이후 국가보안법의 폐단과 폐지의 필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펼쳐왔다. 그런데도 다시 재발족을 하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가 확대된 지금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적기라고 보고 조직부터 재정비해 총력투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양영미 참여연대 정책실 간사는 “송두율 교수 사건으로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유명무실한지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더욱 확대됐다. 올해에 꼭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야 한다”며 이번 국가보안법철폐국민연대의 재발족을 설명한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범국민적인 캠페인과 문화제 등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 확대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발족 기자회견을 통해 8월부터 11월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가동시킨 국가보안법폐지 100만인 청원운동, 국회재적인원의 과반수인 151명 국회의원 만들기 운동,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대회 그리고 3대 국민 캠페인 사업(월 1회 거리문화제를 비롯한 일상캠페인, 각계계층 집중 릴레이캠페인, 지역주민 국가보안법 폐지 선언운동) 등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미 9월 5일까지 46일의 여정으로 7월 22일부터 국가보안법폐지 전국보도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국가보안법폐지를 위한 창작 콘테스트 및 각종 문화제와 국민대토론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다음은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재발족 선언문 전문이다.

“국가보안법 시대를 청산하고, 민주·인권·통일의 시대로 나아가자”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지 56년- 우리 사회는 아직도 ‘헌법 위의 법률’이라는 국가보안법이 만들어낸 비상식과 반인권, 반통일의 질서 속에서 가위눌려 신음하고 있다. 근대시민사회의 기초인 사상·양심의 자유도, 의사표현의 자유도 억압당한 채 자기검열에 익숙해진 우리 사회는 정녕 21세기에 들어와서도 국가보안법 개폐 논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 자체가 한심스러울 따름이다.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가 지배하는 적지로 규정되어 있는 북한 땅에 1년이면 수 만 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잠입·탈출’하고, ‘회합·통신’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아직도 대학사회에는 수많은 대학생들이 수배의 족쇄에 묶여 있고, 해마다 색깔 논쟁으로 합리적 이성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여전히 ‘국가보안’이란 이름 아래 국민의 사상마저 재단하고, 처벌하는 이 전근대성의 표상을 무슨 신주단지처럼 껴안고 있는 세력들이 국가보안법 제정 56년이 되는 오늘에도 여전히 국가보안법 최대의 피해자인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국가보안법은 국가안보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법률이고, 대다수 국민들은 국가보안법이 있어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하며, 다만 인권침해에 남용될 소지가 있는 일부 조항만 바꾸면 된다고. 그러나 1953년 형법이 제정될 당시 이미 국가보안법이 형법 안에 흡수 통합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사실, 국가보안법이 있는 상황에서는 언제고 색깔론을 통한 마녀사냥이 가능하며, 수구세력이 국가보안법의 마력에 힘입어 기득권을 부당하게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그들은 애써 외면한다. 국가보안법에 근거하여 공안통치기구들이 엄존하고, 그 기구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억지춘향식으로라도 “양산”하기 위해 찾아 나서는 이런 전도된 질서를, 21세기인 오늘에도 그대로 유지하자는 말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다름 아니지 않은가? 또한 2004년 오늘에 와서도 국가보안법을 “개정”하자는 주장은 다 죽어가는 국가보안법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 주는 것이고, 또 “대체입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변형된 국가보안법 존치론”이나 다름없는 것이 아닌가?

이제야말로 국가보안법과 공안통치기구가 지배하던 시대와는 단호하게 결별할 때가 되었다. 진작 죽었어도 시원치 않은 국가보안법을 관에서 꺼내 다시 살리려는 발상을 거두어야 한다. 이제 음산한 국가통제의 질서를 유지 온존시키는 기둥 역할을 해온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일은 과거청산의 가장 뚜렷한 신호가 될 것이다. 진정한 국가안보는 그 사회 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그 국가와 사회에 대한 애정에 기초할 때만 이뤄질 수 있다. 국민의 인권을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으로 국가안보를 보장할 수 있다는 수구세력의 기만에 우리는 이제 정면으로 대처할 것이다.

우리는 17대 국회가 민주개혁의 징표로서, 56년전 제헌의회가 잘못 꿴 첫 단추를 바로잡는 일, 즉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일부터 시작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반인권, 반민주, 반통일의 질서를 청산하고, 인권과 민주, 통일의 시대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새 시대의 징표가 될 것이다.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두고 어찌 민주주의와 인권을 말하며, 어찌 통일을 추구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애초에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제시대 치안유지법의 잔재인 국가보안법, 독재정권의 정권안보법으로 기능했던 국가보안법, 오로지 수구 기득권 세력의 이익만을 위해 국민의 인권을 억압해 온 국가보안법과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다.

우리는 국가보안법 없는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전 국민적인 의지를 모아내어 올해 안에 반드시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킬 것이다. 그리하여 냉전과 억압의 구시대를 넘어서서 민주와 인권 그리고 통일의 시대로 성큼성큼 나아갈 것이다.

2004년 8월 10일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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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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