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카카오 불통 사태,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무 강화 계기되어야

카카오 불통사태에 대한 입장
카카오 불통사태에 대한 입장

지난 주말(10/15-16) 에스케이씨앤씨(SK C&C) 분당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등 일상생활에서 밀접하게 사용하는 플랫폼들이 말그대로 먹통이 되었다. 특히 카카오 주요 서비스는 사고발생 30시간 가량 작동하지 않는 등 시민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온라인·디지털화된 사회에서 부가통신서비스 안정성이 깨지면 우리 경제도 마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통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고 플랫폼 시장이 커지는 데에 반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는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났다. 이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기업과 당국에 이처럼 대규모 불통사태가 발생한 구조적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는 한편,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소비자·이용사업자들의 피해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국회와 정부는 부가통신서비스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체계를 갖추고 부가통신사업자인 플랫폼 기업들도 기간통신사업자에 준하는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이번에 다시금 확인된 플랫폼 기업의 독점이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하여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

경제·사회 전반 마비, 시장독점 플랫폼 기업의 위험성 드러내

화재원인과 별도로 우선 이번 카카오 서비스 불통사태가 발생한 구조적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이번 불통사태는 메시지와 자료를 주고받고, 택시를 호출하고, 결제 및 송금을 하는 등의 일상생활이 불편해진 것을 넘어 전체 사회경제 시스템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 준 대형참사였다. 카카오측의 해명처럼 화재로 전원이 완전차단되는 것이 “이례적인” 사고이기는 하지만, 대비 불가능한 사고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부가통신서비스의 중요한 기능을 하는 서버는 정전, 화재, 침수, 지진, 바이러스, 해킹, 등등 서버가 다운되는 모든 재난 상황에 대비해 사고 발생시 다른 곳에 있는 서버가 기능할 수 있도록 ‘이원화’·‘다중화’되어 있어야 하고, 비상상황에 대응한 체계 등의 대비책이 설정되어 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판교 데이터센터 한 곳이 화재가 났다고 카카오의 수많은 서비스들이 장시간 작동하지 않은 것은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카카오 공동대표의 말에 의구심을 가지게 만든다.

이와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부가통신서비스 사업자에게도 기간통신서비스 사업자에 준하는 책임과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에는 이제 기간통신서비스만큼이나 사회 공공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안전신문고’ 등 카카오톡을 활용한 각종 공공 서비스 중단이 그 단적인 예이다. 이번 불통 사태는 부가통신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 주었다. 그러나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카카오톡 같은 부가통신서비스를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들에게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의무화하고는 있으나, 사기업이라는 이유로 “부가통신사업자가 자신의 권한과 책임 범위 내에서 수행”토록 하는 사실상의 자율적인 의무만 부과할뿐 구체적인 관리·감독을 받지는 않는다.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이 무너지면 일상의 불편을 넘어 경제·사회 활동이 마비될 우려까지 제기되는만큼 서버 운영방식, 인프라 투자 및 백업 시스템 구축의 수준을 점검하고 그동안 기업비용절감 측면만으로 접근하지는 않았는지 검증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하에 방송통신발전기본법상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의 대상에 거대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철저한 원인조사, 재발방지·보상책 마련해야

또한, 카카오 서비스 불통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비자·이용사업자들의 피해규모를 철저히 조사하고 배·보상토록 해야 한다. 특히 부가통신서비스 서비스 장애시 배·보상 규정도 개선해야 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기간통신 사업자에게만 이용약관 시행 전에 정부에 신고하도록 유보신고제를 운영하고 있다. 부가통신서비스와 기간통신서비스를 동일한 기준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일정 수준 이상 부가통신서비스 제공 사업자들에게는 배상의무 등 책임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 2018년 아현국사 화재사고 당시 KT는 개별 가입자들에게 1개월의 요금감면 정책을 시행하고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에게도 상생보상을 진행하며 약관 이상의 배상을 한 전례가 있다. 카카오가 직접 피해접수창구를 열어 소비자와 이용사업자들의 피해상황을 접수하겠다고 나선만큼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배·보상안을 마련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국회, 재발방지 위한 집단소송법·온플법 등 법제도 정비 시급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카카오라는 특정 플랫폼 서비스가 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경우 어떤 위험성을 내포하는지 절실히 깨닫게 해주었다. 특히 이러한 지위를 누리게 된 데에는 정부가 소수의 거대 플랫폼 기업들에게 각종 기회를 제공하고 편의를 봐준 것이 한몫 한다. 카카오톡은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메신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과정에서 각종 이용자 정보를 수집했고 이러한 빅데이터를 토대로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그 결과 2022년 8월 기준 카카오의 소속 회사 수는 134개에 달했는데, 국내 기업 중 자산규모로는 15위권이지만 소속 회사 수로는 SK 다음으로 2위에 이를 정도이다. 한 기업의 서비스가 마비되었다고 경제 생활 전반에 대혼란이 일어나는 것은 절대 당연한 일이 아니다. 법적 기준을 떠나 소수의 플랫폼 기업의 독점을 방지하도록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사회적 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특히나 온라인플랫폼은 네트워크 효과로 독과점의 위험이 매우 높고 국민의 실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온라인플랫폼을 사업자의 전유물로 볼 수 없고 사업자에게 사회적 책임이 뒤따르는 이유다. 그럼에도 민간 부가통신서비스가 우리 사회 전반에 확장되어 가는 동안 이를 견제하거나 제대로 관리·감독하기는커녕 무분별한 확장에 동조해 온 정부의 무책임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점에서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정책은 폐기되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플랫폼사업자의 책임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라도 온라인플랫폼거래공정화법과 플랫폼 시장 특성을 고려한 독점규제법 등을 논의하고 도입토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시는 이러한 불통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집단소송법과 징벌적손배제 법안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 현재의 법제도 하에서는 이러한 불통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소비자 개개인이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데다가 설사 기업측의 명백한 책임이 확인되더라도 배상액이 너무 미미해 국민들이 제대로 된 피해를 구제받기 어렵다. 집단소송이나 징벌적 손배제가 마련되어 있다면 엄청난 배상액을 우려해 기업측이 사전에 사고발생 방지를 위한 충분한 점검시스템을 마련하고 시설보수, 인력충원 등 각고의 노력을 강제할 수 있다. 또한 규제 사각지대에서 아무런 제동 없이 몸집을 키우며 각종 불공정과 독점 문제를 키워온 플랫폼 기업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입법 논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초연결 시대 앞으로 더욱 확대될 부가통신서비스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정부와 국회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플랫폼 기업들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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