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1-02-04   667

[논평] 핀셋·뒷북 정책실패, ‘분양위주’ 공급 확대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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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뒷북 정책 실패, ‘분양위주’ 공급 확대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정부는 오늘(2/4) 수급 불균형에 따른 심리적 불안 해소, 과감한 규제 혁신, 개발이익 공유 등의 내용을 담은 전국 83만호 규모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서민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종합적 정책 마련해야 합니다

집값 폭등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작년 8·4대책(수도권 127만호), 11·19대책(전국 11.4만호)에 이어 또 다시 대규모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주요한 대출·세제 규제 등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집값이 오르면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핀셋·뒷북 정책과 투기 수요 억제의 실패를 공급 확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투기판을 양산할 우려가 높은 분양 위주의 공급 방향을 제시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 조형수 변호사)는 공급 예정인 분양주택의 상당량을 공공임대주택으로 돌려 부담가능한 가격에 주택을 구하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과 저렴한 분양주택을 확충하고, 주거권 보장을 위한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주택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전체 70~80% 분양주택 위주 공급 정책 실망스럽습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주택을 대거 공급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고점에서 막차를 타려는 주택 실수요자들을 달래 대기 수요로 돌리겠다는 것이어서 전세 수요를 더욱 부추기고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들을 투기시장화 할 우려가 매우 큽니다. 또한 이번 대책은 전체 주택 수요자 중 소수의 도심 내 고가 아파트 분양을 원하는 이들에게 도심 건축물을 철거하여 아파트를 공급하는 정책이어서, 그 주체가 그동안 재개발·재건축을 주도하던 민간에서 공공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주거난을 겪는 중·저소득층 가구들이 부담가능한 장기공공임대주택이나 서민 가구의 가처분소득으로 부담가능한 분양주택입니다. 그런데 국가가 공공의 재원과 수용권을 발동해 도심 내에 최고급 분양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타당한가요? 정부가 공공성을 내세워 공공주택 공급하겠다고 천명한다면, 주택난을 겪는 가구에 부담가능한 주택을 얼마나 어떻게 공급할지, 특히 공공임대주택을 얼마나 많이 공급할지가 최우선으로 다뤄졌어야 합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이번 대책은 공공 주도로 83만호의 70~80%를 분양주택으로 공급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을 뿐 얼마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지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로또분양’주택을 공급하려는 것은 아닌지 크게 우려됩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환매조건부 분양주택 등 대안적인 분양주택의 확대를 통해 공공택지를 공공이 계속 보유하면서 ‘로또주택’을 양산하지 않는 것만이 반복되는 전월세난을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주택 분양으로 로또를 맞을 일이 없어야 분양 수요가 몰리지 않고 주택 가격도 안정될 수 있습니다. 조세, 개발이익 환수제도 등 현행 제도가 미비한 현재 상황에서 무주택자들에게 주택 공급 방안만 제시하고 시세차익을 보지 못하게 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공공이 하든 민간이 하든 투기판이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전월세난 해결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방안 밝혀야 합니다

이번 대책의 근본적인 문제는 주택 공급 정책에 최우선되어야 할 자가 구입이 어려운 무주택 세입자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대책이 중심이 아니라 분양주택을 중심으로 계획되었다는데 있습니다. 대통령의 “평생주택”, “2025년까지 250만 공공임대 공급” 등의 발언에 비추어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이번 대책 발표에서 포함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분양주택 위주의 공급 대책 발표는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시장과 여론에 휘둘려 시장 투자수요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지 우려됩니다.

 

국토부는 2020년말 기준 공공임대주택 재고가 약 170만호로 OECD 평균 8%를 달성했다고 하지만 전세임대주택, 분양전환임대주택 등을 제외한 장기공공임대주택은 약 5%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통해 장기공공임대주택 정책인 것처럼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공공주택 재고 통계를 개선하고, 분양주택보다 공공임대주택 위주로 공급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아울러 반복되는 주거난 해결을 위해서는 과거 노무현 정부 말에 발표하였던 ‘공공임대 100만호 공급’과 같은 획기적인 공공임대 확대 정책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조속한 시일내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충과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과감한 규제완화 도심개발 정책, 개발이익 철저히 환수해야 합니다

전세계적인 주요 대도시들의 도시재생 흐름에 정면으로 반하는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큰 현행 개발 방식에 대한 대폭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대도시의 도심, 준공업지역, 주거지역을 온통 아파트 공사판으로 만들어 주거를 안정시켰다는 선진국과 도시 사례를 보았나요? 도시역사가 수백년이 된 주요 국가들의 도시들은 1, 2차 세계대전 후 파괴된 도시와 주택을 복구하기 위해 1970년대까지 재개발을 했을 뿐 1980년대 이후에는 재개발의 내용조차 도시재생 방식으로  바뀌었다. 도시 재생은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주거지를 파괴하지 않고 필요한 곳에서만 선별적으로, 도시 기능 활성화를 위한 시설을 넣고 수요에 맞게 필요한 주택을 짓는 것입니다.

 

도심 개발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낳습니다. 토지와 건축물의 소유자 뿐만 아니라 기존 거주자들의 보상, 특히 세입자들의 이주 대책, 소상공인들의 이주와 보상 문제 등 매우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그런데 현행 공공주택특별법, 공익사업법,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많습니다. 2009년 용산 참사 이후에도 상가임차인 보상 등 개선된 점이 거의 없습니다. 공급 물량에 급급해 불도저식으로 밀어부친 공공주택 공급 계획은 오히려 사회갈등을 크게 부추길 수 있습니다. 뉴타운이 재판되지 않으려면 계획한 속도를 대폭 늦추고 꼭 필요한 곳에만 주택을 공급하고 천천히 순환개발해야 합니다. 아울러 도심 내 개발에 거의 쓰지 않았던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것도 우려됩니다. 도시재생의 원칙 하에 공공재개발의 모델과 통합하여 법률과 체제를 재정비하고 민간조합 방식으로 진행되는 기존 재개발과 재건축의 위상과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도심공공주택, 소규모정비사업 등은 공공에서 주도하고 용적률 상향에 따른 개발이익은 철저히 환수해야 합니다. 재건축·재개발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이 나서겠다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공공이 직접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원주민의 주거 환경 개선과 서민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이라는 개발 사업의 본질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이 많은 물량을 신속하게 공급하는데 급급하게 되면, 조합이나 토지주들은 더 많은 인센티브를 요구하게 되고, 공공은 성과 내기에 급급해 이러한 무리한 인센티브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공공 개발의 균형이 깨지면 또 다른 특혜제공 사업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또한 고밀도 개발은 교통, 교육, 주차, 환경 등 도시의 기능을 저해하고 도시 미관도 해치는 것이어서 공익상 목적이 명확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합니다. 최근 재개발 지역에서 투기 열풍이 거세지자, 정부는 지분 쪼개기나 다세대 신축 등에 대해 우선공급권 제한, 전매제한 설정,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투기 방지 대책을 마련했으나, 이러한 대책만으로 투기 수요를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도심 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 방안이 투기를 불러오지 않으려면, 서민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세심한 정책 보완과 함께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개발 정책의 균형과 비례를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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