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기재부 세수 추계 오류 드러난 감사 결과, 민생 위한 재정지출 확대로 이어져야

외부검증 부재, 당해 세입실적 미반영 등 세수 추계 문제점 드러나
참여연대 공익감사청구 각하, 재정건전성 국한된 감사결과 아쉬워
국감기간 기재부에 대한 책임추궁과 함께 예산 외부검증 보장돼야

참여연대는 9월 20일 “국세수입을 과소 추산한 기획재정부의 위법·부당한 사무처리에 대한 공익감사청구”에 대해 “각하” 처리되었다는 통지문을 받았다. 이미 감사원에서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의 세입예산 추계 오류 대한 감사가 진행되었으므로 「공익감사청구 처리규정」 제4조 제2항 제6호에 따라 감사청구 대상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물론 감사원은 지난 9월 15일 공개된 “세입예산 추계 운영실태 감사보고서”(이하, “감사보고서”)를 통해 기재부의 세수 추계 업무상 문제점을 지적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러한 감사 결과에도 ‘기재부의 위법·부당한 사무처리가 코로나19 민생 피해를 지원함에 있어 정부의 적극적 대응에 제한으로 작용했고, 이는 공익의 심대한 침해로 이어졌다’는 참여연대의 문제제기는 전혀 반영되지도, 해소되지도 않아 공익감사청구가 각하된 사실에 매우 유감이다. 대통령이 초과세수를 활용해 코로나 피해 지원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도록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재부의 대규모 세수예측 오류의 결과로 소상공인 지원예산이 과소편성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러한 오류가 단순한 실수인지 혹은 의도된 것인지 전혀 감사하지 않고 책임자에 대한 문책도 요구하지 않은 점은 ‘부실감사’로 평가할 수 밖에 없다. 국회는 곧 다가올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에 대해 기재부에 보다 강도높게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

감사원의 감사보고서에서 참여연대가 지난 8월 12일 제기했던 문제점들이 일부 지적되기는 했다. 감사원은 기재부가 세입예산을 추계하는 과정에서 (1) 세수 추계모형 설정 시 잘못된 변수와 계수 활용, 과세표준과 세율 상승 미고려, 내·외부 검증 부재, (2) 추가경정예산 편성 시 당해 세입실적 자료 미반영 등이 60조원이 넘는 세수추계 오류로 이어졌으며, 기재부 세제실이 세수실적을 국고국에 적절히 공유하지 않음에 따라 2021년 2차 추경 당시 지출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추가적인 국채발행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역시 공익감사청구서에서 ‘기재부장관 등은 가장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2021년 2차 추경 이후에도 30조원 내외의 추가 세수가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추경 당시 기재부는 국세수입 수납실적과 진도율, 징수결정과 진도율 등이 당초 예상을 초과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는 본예산 추계 시와 같은 모형으로, 양도소득세, 배당소득세 등 세목에 대해서는 과거 5년 동안 하반기 평균 수납액을 더한 값으로 세입을 산출했다고 한다. 지난해 자산가격 상승, 코로나19 경기회복 등 수많은 경제지표들이 당장의 세입 실적에 영향을 줄 것임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임의로 배제한 것이다. 또한,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누진적 세목의 세수추계에 있어서도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세율 구간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재부의 이러한 부주의가 의도된 것이 아니라면 그 무능을 비판할 수 밖에 없다.

이번 감사원 감사가 위와 같은 사항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재부의 세수 추계 오류를 단순히 재정건전성 측면에만 국한해 바라보고 있어 사안을 감사하는 데에 충분치 않았다는 점도 명백하다. 기재부의 세수 추계 오류가 ‘정부 정책의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 기회의 박탈과 헌법 정신의 훼손’으로 이어졌음을 망각하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 제23조 제3항에 따르면 국가는 공공의 필요에 따라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할 경우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하며, 방역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 자영업의 어려움을 덜어낼 방안을 신속하게 강구해야 할 상황이 지속되었다. 그러나 기재부는 끝까지 무능을 발휘해 올해 초 1차 추경에서도 그 뜻이 온전히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 발생 직전보다 40% 이상 증가해 약 1,000조 원에 달한다. 기재부의 잘못된 사무처리로 인한 정부 지출 확대 가능성 제약과 자영업자 부채 증가는 현 정부에도 가장 큰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중차대한 결과를 야기한 기재부의 과실에 대한 처분이 단지 ‘주의조치’와 ‘통보’ 정도의 경미한 수준에 그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정부가 경제규모가 비슷한 다른 선진국에 비해 국민을 위한 지출에 인색한 나라임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2020년 1월~2021년 9월 기간동안 주요 선진국들(Advanced Economics)은 코로나19에 대응해 재정적 지원으로 GDP 대비 약 18%를 지출했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약 6.4% 수준 지에 그쳤다. 지난 코로나19 유행 시기부터 지금까지도 기재부 장관과 관료들은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해왔지만 2021년 한국의 국가부채비율은 아직 59%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95%에 비해 매우 건전하다. 국가 재정을 걱정하는 현 정부가 ‘부자감세’라는 모순된 정책을 펴는 것도 비판할 만 하다. 국회가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기재부의 세수 추계 오류에 대해 더 분명히 책임을 추궁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피해와 가계부채 해결,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예산 확대를 요구해야 한다. 이번 감사를 통해 기재부의 잘못된 재정운용의 문제점이 드러난만큼, 재정 정책의 폐쇄성은 지양되어야 하고 투명한 재정정보 공개와 국회 및 외부전문가의 검증 절차가 보장되어야 한다. 국가재정법에 정부가 정기적으로 최신의 세수실적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국회에게 그 요구권을 주며, 세수실적을 국민에게 공개하는 제도 역시 필요하다. 현재 세입예산 추계에 대한 법규가 부재해 기재부의 재량에만 맡겨진 문제점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 역시 그동안 소홀히 했던 민생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재정 지출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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