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2-12-03   153

[논평] 서울시는 안심주택 사업과 공공임대주택 공급 연계한 촘촘한 종합 대책 마련해야 

기존대책에 오세훈표 브랜드만 붙여, ‘지속가능한 지옥고’ 만들기?  

공공임대주택 확대 계획 부족, 지옥고 시설 개선시 이주 방안 불명확

지난 11월 30일, 서울시 오세훈 시장이 직접 ‘주거취약계층 일상과 안전을 보듬는 <주거안전망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반지하·고시원에 대해서는 ‘안심주택’을, 판잣집·비닐하우스 가구에는 ‘안심지원’을 통해 주거 상향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는 고시원 문제가 발생하면 고시원 대책을, 반지하 문제가 발생하면 반지하 대책을 성급하게 발표하여, 종합적인 대책 수립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가 주거취약계층에 대해 종합적으로 접근한 것은 긍정적이나, 이번 대책이 그동안 발표된 개별 대책에 ‘안심’이라는 오세훈표 브랜드를 붙인 것에 불과하며, 반지하・옥탑・고시원 등 열악한 거처의 성능을 개량해 지옥고를 사실상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계 역시 분명하다. 지옥고의 구조와 시설 개선만으로 적정 주거 요건을 갖춘 안심주택이 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특히 서울시의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가 6.6% 수준으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도 이번 대책에서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대한 계획도 부족하고, 지옥고 시설 개선과 해당 거주자들을 공공임대주택 이주토록 하는 방안도 불명확하다. 서울시는 안심주택 사업과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연계한 보다 촘촘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안심주택’은 침수 이력이 있는 반지하를 우선 매입하거나 정비를 통해 줄여나가면서 2026년까지 16,400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반지하 등 재해취약주택을 매입하는 방안은 이미 지난 8월 18일 국토부의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에서 발표되었고, 10월 5일 국토부가 서울시에 ‘반지하주택 매입 후 공공임대 활용방안’ 방침을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H공사는 11월 7일부터 반지하주택 매입공고 중이다. SH공사의 매입공고에 따르면, 지하가 있는 다세대, 연립 주택의 경우 반지하 가구 포함 전체가구의 1/2이상 매입을 조건으로 하고 있는데, 건물 1/2 매입만으로 서울시가 밝힌 신축을 통한 안심주택 공급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보다 적극적인 매입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고시원의 경우, 스프링클러, 피난통로, 창문 등이 확보된 고시원을 ‘안심 고시원’으로 인증하고, 인증된 고시원을 ‘건축주택정보시스템’ 등록해 정기 점검・관리하며, 고시원 소유자에게 시설 개선 보조를 통해 안심 고시원 인증을 유도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역시 2021년 12월 30일 ‘서울시 건축조례’ 개정을 통해, 고시원(다중생활시설)에 대한 최소 실 면적 기준과 창문 설치 규정을 신설한 바 있다. 이번 대책은 이런 고시원을 ‘안심 고시원’으로 인증하겠다는 것인데, 기존 노후 고시원의 시설 개선에 대한 강제성 없는 유도 정책으로, 기존 노후 고시원 중 얼마나 안심 고시원으로 인증될지 의문이다. 또 인증된 고시원만 등록해서 점검・관리하겠다는 것도 큰 문제다. 노후 고시원 대책은 매입 후 ‘서울형 공공기숙사’로 공급하는 것이 전부인데,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정책 대상이 너무 협소하다. 거리홈리스에게 일정 수준 품질을 갖춘 과도기적 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후 고시원 대책을 확대해야 한다. 

판잣집, 비닐하우스 거주자에 대해 공공임대주택 이주지원 및 이사비, 생필품 지원도 이미 문재인 정부 때부터 LH공사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서울시가 SH를 통해 공공임대주택 이주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다만 이에 못지않은 열악한 거처인 쪽방 등에 대한 대책을 언급하지 않고, 서울시 쪽방 거주 가구를 뺀 판잣집, 비닐하우스 1,500여 가구만 지원 대상으로 발표한 것은 서울시가 비주택 가구의 규모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 서울시는 쪽방을 포함한 비주택 거주자에 대한 지원 규모를 설정하고 종합대책으로 확대하는 한편, 쪽방 주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추진을 적극 협조해야 한다. 특히, 가옥주들의 요구를 수용한 민간주도정비사업 추진을 옹호하는 현 서울시 정책기조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서울시가 반지하 매입 계획 등을 발표했지만, SH공사의 매입임대주택 실적 부진에 대한 대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10월 말 기준, 서울시는 올해 매입임대주택 공급 목표의 10%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반지하 매입 등 매입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수립한다고 해도 SH공사가 공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한편 서울시는 장기안심주택 사업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대체할 만한 사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장기안심주택은 서울시가 전월세보증금의 30%(보증금이 1억 원 이하인 경우 50%, 최대 4,500만원)를 최장 10년간 무이자 지원하는 사업으로, 금융지원사업에 불과해 실질적 주거상향 등 주거환경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에 영향은 제한적이다. 따라서 이런 사업보다 저소득층에는 매입임대주택 등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더 중요하다.

서울시는 기존 정책에 보여주기식 오세훈 시장표 ‘안심’을 붙이는 홍보에 전념하기 보다, 거처 유형별로 촘촘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서울시는 저렴 주택을 없애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한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보증금이 6~7억에 달하는 중산층용 장기전세주택(시프트) 공급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이 기존 생활권 내에서 안전하게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매입임대주택 공급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서울시는 지금 추위에 고통받는 쪽방촌 주민들이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이 조속히 추진되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안심주택 사업과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연계한 촘촘하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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