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3-01-04   2903

[논평]서민·취약계층 주거복지 축소 초래, 무분별한 부동산 규제완화 철회해야

반지하 폭우참사에도 공공임대 축소·공공분양 확대하는 퇴행
고금리 지속 상황서 규제 완화 효과 미미, 투기세력만 이익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어제(1/3) 주택 시장 안정과 주거약자 복지 구현을 위한 올해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및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해제, △전매제한 기간과 실거주 의무기간 축소, △중도금 대출과 특별공급 제한 기준 폐지 등을 추진하는 한편 두텁고 촘촘한 주거복지 구현을 위해 △공공주택 100만호(공공임대 50만호, 공공분양 50만호) 공급, △전세사기 피해 예방,지원, 수사 등 세입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무분별한 규제완화로 점철되어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복지를 축소하고 투기세력에게만 호재로 작용할 퇴행적 내용일뿐이다. 이에 참여연대는 고물가, 고금리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무분별하게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전면적인 정책 전환을 촉구한다.  

국토부가 발표한 ‘서민·취약계층 주거복지 강화 방안’은 문재인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에 비해 후퇴했다. 우선, 작년 8월 반지하 폭우 이후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폭되고 있고, 약자복지를 운운했음에도 공공임대주택은 대선 공약에서 단 1호도 증가되지 않았다.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계획 물량은 100만호(공공임대·공공지원민간임대 85만→ 50만호, 공공분양 15만호 → 50만호)로 지난 정부와 동일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공공분양주택을 확대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건설형 공공임대(35만호→ 17.5만호)를 절반으로 축소한 것은 주거복지 정책을 크게 훼손한 퇴행적 방안이다. 그런데도 주거급여 소득 기준을 매년 1%씩 상향하고, 영구임대주택의 호당 관리비를 월 3~5천원 지원하는 등 일부 정책 개선을 주거복지 강화로 포장하여 생색내며 시민들을 기망하고 있다. 지하·옥탑·고시원 등 주택이외의 거처와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약 176만(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가구가 매일 생명과 건강을 위협받고 있고, 이들 대부분이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 오랜 현실이다. 이를 외면한 채 공공임대주택 대신 공공분양주택 공급하겠다는 정부 방안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공공분양주택은 무주택자에게 부담가능한 수준의 주택을 공급하는 동시에 주택가격 안정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하지만 공공분양주택 공급 물량 50만호 중 50%(선택형10만호, 일반형15만호)는 최초 분양자가 매매를 통해 시세차익을 얻는 형태로 공공성이 부족한 주택이다. 나눔형(25만호) 분양주택 역시 의무거주(5년) 기간 후 시세차익을 70%까지 보장하고 있는데, 공공분양주택은 반드시 공공에 환매하도록 하고 의무거주기간에 따라 시세차익을 보장해야 하는 방안이 보완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하지 않아 청년세대가 소득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정부가 빚내서 주택을 구입하도록 권장하는 것도 부적절하다. 정부는 획기적 모기지 지원(1.9%~3.1%)으로 주택 구입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주장하지만, 모기지 기간(최대 40년)동안 이차보전에 필요한 재정 부담을 고려할때 실현 가능성이 낮다. 

한편, 정부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에 대한 예방, 지원,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임차인이 임대인의 선순위 권리관계와 납세증명서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고 피해지원센터 설치, 긴급지원대출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은 만시지탄이나 다행이다. 하지만 이는 아주 기본적인 조치에 불과하다. 문제는 무자격, 무자본 임대사업자가 수백채, 수천채의 주택을 매입해 세입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임대사업자의 자격과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제시하기는커녕 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을 더 확대한다는 점이다. 집값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의 확대와 이로 인한 세입자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세입자들이 전월세 폭등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세입자 보호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작년말 미국연준은 새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해 당분간 고금리 지속이 예견되고, 집값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를 완화한다고 하더라도 정책 실효성을 얻기 힘들다. 반면 향후 금리 인하와 경제호황 시기가 도래하면 문재인 정부시기에 발생한 집값 폭등이 재현될 수 있어 무분별한 규제 완화 역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원희룡 장관이 발언한 대로 지금은 주택가격의 하향안정세가 유지되어야 한다. 규제 완화는 하향안정화에 걸림돌일 뿐 아니라 투기 세력들을 유인할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정책 추진의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 정책의 일관성 없이 정권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정책의 실효성은 크게 줄고, 이를 학습한 투기만이 점점 횡행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세제, 금융, 공급 등 전방위적으로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누가 혜택을 받고, 그 피해가 누구에게 돌아갔는지, 이미 확인되었다.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가져올 부작용은 고려하지 않은 채 다시금 마구잡이식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무능함을 자인하는 것이 아니라면 부작용에도 특정 세력에게 이익을 몰아주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국토부가  국민들의 주거안정과 두텁고 촘촘한 주거복지를 구현에 진심을 가지고 있다면 대통령실보다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2023년 정책 추진과제를 재설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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