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3-04-20 1501

인천지방법원에 경매 매각기일 직권 변경 요청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삶을 투자처로 삼는 경매 즉각 중단하라!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경매 매각기일 변경을 요청하고 있다. — 4월 21일(금),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경매 매각기일 변경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2023년 2월 인천 미추홀구에서 첫번째 전세사기 피해자가 사망한 후, 지난 4월 14일(금)과 17일(월)에도 정부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피해자들이 잇따라 사망했습니다.

이에 지난 18일 인천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 빌라왕 김00피해대책위 등 각 지역별로 활동하던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전국에 개별적으로 흩어져 활동하던 피해자들이 모여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정부와 국회에 전하는 대책위의 요구사항과 이후 활동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65개 종교·노동·시민사회단체들도 같은 날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정부에 근본적인 해결 대책 마련과 제도 개선방안을 요구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잇따른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정부는 1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전세사기 피해주택의 경매를 중단하거나 유예하는 내용의 대책을 논의했고, 금융감독원은 어제(4/19) 한국자산관리공사를 넘어 금융권과 함께 전세사기 피해주택에 대한 자율적 경매 및 매각유예조치를 추진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당장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놓인 피해자들에게는 한숨 돌릴 수 있는 조치이지만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제외한 금융기관과 채권매입기관 등이 얼마나 참여할지가 관건입니다.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가구는 약 3,079가구에 달하며, 이 중 67%가 넘는 2,083가구가 경매대상 가구로 파악됩니다. 대책위에 가입된 1,787 가구 중 106가구는 경매 매각이 완료되었고, 261가구는 매각이 진행중이며, 경매기일이 정해지지 않은 672 가구, 공매대상 27가구로 확인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경매 중단 또는 유예를 지시한 다음날인 19일 인천지법 경매법정에선 전세사기 피해 주택 11채에 대한 경매가 진행돼 1채가 낙찰되었고, 20일 4채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었으나 유찰되었습니다. 정부의 경매 유예 발표 이후에도 피해주택의 경매가 계속되면서 피해자들은 여전히 언제 쫒겨날지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과 고통에 내몰리고 있음. 어제(4/20) 오전 또 한 명의 전세사기 피해자가 극단적 시도를 하다 구조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세피해 주택의 금융기관 경매가 어제(20일)부터 모두 중지되도록 대통령실에서 직접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미 피해 주택에 설정된 400건 이상의 근저당이 채권추심업체들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돼 이들 가구에도 경매 유예가 적용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법원 경매절차 자체를 연기하거나 정지하는 경우에는 민사집행법에 정해진 이유에 따라야 하지만 매각기일은 법원의 자유재량에 의하여 변경할 수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주택이 매각기일에 낙찰되어버린 이후라면, 정부 및 국회가 피해자들에 대하여 아무리 좋은 구제 대책을 내놓더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됩니다. 따라서 제4, 제5의 희생자가 나오기 전에, 법원은 전세사기 피해주택에 대한 매각기일을 직권으로 변경하여 연기하는 사법 정책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에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전세사기 주택에 대한 법원의 경매 직권 중지를 요구했습니다.

2. 기자회견 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