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은 기본적인 노동조건과 수수료 문제해결 위해 배달노동자·중소상인과의 대화에 즉각 나서라

수수료 인상·70% 시장점유율로 지난 해 4천억원대 흑자 기록
9일째 단식 중인 배달노동자들 기본배달료 인상 요구는 외면
국회·정부도 온플법·독점규제법 제정 등 법제도 개선해야

배달플랫폼노조가 9년간 동결한 기본배달료 인상, 교섭 재개를 촉구하며 지난 16일부터 배달의민족 라이더 운영업체인 ‘우아한 형제들’ 본사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오늘로 꼬박 9일째다. 그러나 우아한 형제들은 9년 째 3천원에 머무르고 있는 기본배달료, 최근 급감하고 있는 배달 건수로 인해 배달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들의 단식과 교섭요구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배달앱 시장의 점유율 확보를 위해 수수료 할인정책을 펼쳐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 해 사실상의 수수료 인상으로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해, 7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4천억원대 흑자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사실상의 수수료 인상으로 중소상인들과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면서도 배달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대화에도 나서지 않는 우아한 형제들을 규탄한다. 아울러 우아한 형제들이 중소상인들과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수수료 체계 개편과 배달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교섭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

지난 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원’의 중개수수료 제도를 개편하며 사실상 수수료 인상을 강행했다. 2019년 배달앱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한번에 한집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를 처음으로 도입하자 2021년 6월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원’을 출시했다. 그러면서 배민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배민원 서비스에 가입하는 점주들을 대상으로 중개수수료 1,000원 + 배달비 5,000원을 부담하게 하되 배달비는 점주와 소비자가 나눠 분담하는 방식의 프로모션을 시행했다. 그러나 70%에 달하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달성하자 2022년 3월 돌연 프로모션 중단을 선언하고 중개수수료 6.8% + 배달비 6,000원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사실상의 수수료 인상이자 배달비 인상조치였다. 이외에도 배민은 중소상인인 입점점주에게 부가세와 결제수수료 명목으로 3%의 부과하는 등 매출의 약 30%를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간다. 음식가격 2만원에 배달비를 2,500원으로 가정하면 무려 38.9%에 달하는 수수료 인상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이러한 수수료 인상은 결국 입점업체인 중소상인들의 고통을 심화와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져 최근 배달앱 이용을 감소시키는 부메랑으로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수수료 인상이 서비스 개선이나 미래경쟁력 확보, 배달노동자들의 처우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오직 우아한형제들의 수익개선과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의 투자금 회수와 이익창출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우아한형제들이 모회사인 DH에 지급한 지급수수료와 외주용역비 등이 2021년 2억 7천만원 수준이었다가 2022년에는 291억원으로 100 배 이상 폭증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90%에 육박하는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아DH아시아와 약 8%대 지분율을 기록 중인 김봉진 의장 등 주요 주주들에 대한 배당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의문이 이어지고 있지만, 우아한형제들과 DH는 배달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교섭요구와 입점업체들의 상생요구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배달앱은 태생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입점업체와 소비자, 배달노동자를 연결하고 이를 통한 수수료로 수익을 거두는 구조로 운영된다. 배달앱 플랫폼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소비를 촉진시키는 배달주문의 편리성이나 광고·배달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이른 바 ‘혁신’을 가져온다고 주장하지만 이 또한 입점업체와 소비자, 배달노동자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며, 이미 플랫폼기업들의 수익창출 모델은 혁신을 넘어 독과점적인 시장구조와 일방적인 수수료 장사로 점철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도한 수수료로 인해 빠른 속도로 소비자들이 배달앱시장을 떠나가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입점업체와 배달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배달앱플랫폼기업에 종속된 중소상인들과 배달노동자들만 죽어나가고 있다. 지금의 배달앱 어디에 혁신이 있는가.

정부와 국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더이상 허울 뿐인 자율규제 방안을 집어던지고 해외 주요국들처럼 더 늦기 전에 온라인플랫폼시장의 독과점과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 3년이 넘게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과 독점규제법을 이번 국회 임기 내에는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또한 우아한형제들은 지금이라도 즉각 입점업체인 중소상인, 배달노동자들과 상생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도록 중소상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배달노동자들의 기본적인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소비자 부담 완화와 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져 배달앱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도 공정한 온라인플랫폼 시장의 생태계 조성과 배달앱-중소상인-배달노동자-소비자시민이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연대하며 투쟁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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