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논평]정당한 손실보상 없는 영업제한조치, 위헌성 판단 거부한 헌재 결정 유감

헌법 제23조,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 제한과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 지급해야’ 규정
영업제한조치 이행한 자영업자에게 책임 묻는 헌재, 납득 어려워
자영업자에게 손실 전가한 정부, 완전한 손실보상과 빚 청산 나서야

코로나19 유행 시기 국가와 지자체의 영업제한조치를 묵묵히 따를 수밖에 없었던 소상공인은 도대체 어디에서 보상받아야 하는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어제(5/25) 두 자영업자가 ‘감염병예방법과 서울특별시고시가 감염병 유행 방지를 위한 영업제한조치 명령의 근거 법령으로 활용되었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손실보상 근거가 부재한 점이 위헌이 아니냐’며 제기한 헌법소원신청을 각하했다. 헌재의 각하 사유는 보충성의 원칙 위배, 즉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 구제절차를 먼저 거친 사건이어야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이들 헌법소원을 제기한 자영업자들이 다른 법적 절차를 통해 구제를 받기가 거의 불가능했던 당시의 제반 상황을 무시한 결정으로써, 상식적인 법 감정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헌재의 갑갑한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

헌재의 각하사유와 달리 이들 자영업자가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제기할 수 없었던 것은 손실보상을 청구할 적절한 법 근거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즉 영업제한조치 행정명령의 근거가 된 개별법이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과 그에 대한 보상을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헌법 제23조의 원칙을 충족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헌재는 각하 사유에서 ‘헌법소원 청구인들이 코로나19 유행 당시 영업제한조치 명령에 대해 취소를 요구하는 구제절차를 거칠 수 있었음에도 그리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합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헌재에 되묻는다. 과연 코로나19 유행의 광풍이 불던 2020년 당시 정녕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영업제한조치에 반기를 들고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는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공포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방역지침 준수와 관련해 조금이라도 엄격한 모습을 보이지 않거나 감염자가 발생한 곳에 대해서는 집단적인 비난까지 들어야만 하는 시기였으며, 정부의 영업제한조치가 공공필요에 부합한다는 국민적 합의도 형성되었던 시기였다. 두 청구인들 역시 방역당국의 코로나19 확산방지 노력과 코로나 19 조기 종식이 필요하다는 공공의 필요에 동의했기에에 협조했지만, 본인과 가족의 재산권, 나아가 생존권도 위협받는 상황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자료링크). 정부의 영업제한조치로 고통받는 자영업자에 대해 공공의 필요에 따른 국가의 재산권 제한에 왜 반기를 들지 않았냐고 묻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의 조치에 협조한 국민에게 법률로써 적당한 보상이 이루어졌는지를 따지는 것이 헌재의 역할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비록 헌재가 손실보상 규정이 부재한 영업제한조치 근거 법률(감염병예방법, 서울특별시고시)에 대해 위헌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각하하였지만, 이것이 곧 국가와 지자체가 적절한 손실보상을 취하지 않은 것에 면죄부를 준 것으로 보아서는 곤란하다. 헌재의 각하 결정은 단지 보충성의 원칙에 위배되었다는 이유에서이지, 해당 법률이 합헌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가 감염병 예방을 이유로 영업금지·제한조치를 취한 것은 경우에 따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취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정책이 될 수 있겠으나 그 피해 및 손실을 온전히 특정 경제주체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 코로나19가 가장 크게 유행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절정에 달한 2020년초부터 2021년 상반기에 이르는 동안 정부는 개인당 수백만원 정도의 단편적인 재난지원금을 몇차례 지원했을 뿐, 국가 재정지출을 통한 손실보상에 나서지 않았다. 해당시기 주요 선진국들(Advanced Economics)은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해 재정적 지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18%를 지출했지만, 한국은 재정적 지원으로 GDP의 6.4%만 지출했다(료링크). 그 나머지는 모두 자영업자의 빚으로 전가했으며, 그에 따라 현재 자영업자 부채는 1020조원에 이르러 올 하반기 경제·민생위기의 뇌관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에 각하 결정된 헌법소원 청구와 별개로 서울행정법원이 2021년 7월 7일 이전 코로나19 방역정책 피해에 대해 손실보상이 실시되지 않은 소상공인법 부칙규정에 대해 위헌심판제청한 사건 역시 헌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자료링크). 헌재가 원칙적으로 공정하게 판단해주기를 기대한다. 또한 정부 역시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 2021년 상반기 이전의 손실에 대한 소급 보상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코로나19로 증가한 자영업 취약차주를 구제하기 위해 새출발기금 신청 자격을 대폭 대폭 완화하는 등 적극적인 부채청산 정책을 펼쳐야 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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