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아이템위너, 문제되니 다 수정해놓고 무혐의? 

쿠팡 아이템위너, 들어보셨나요? 판매자들끼리 가격경쟁을 붙여서 최저가를 쓴 판매자의 상품을 대표상품으로 등록시켜주는 제도인데요, 참여연대는 지난 2021년 쿠팡의 아이템위너 정책이 판매자들을 최저가경쟁으로 내몰고 다른 판매자가 올린 상품이미지와 상품평과 별점도 ‘위너’에게 몰아줘서 소비자들에게도 모두가 아이템위너의 상품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도록 한 부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공정위가 2021년과 2022년 아이템위너 약관이 불공정하니 시정을 하라고 조치를 내리더니 최근에는 아이템위너가 소비자들을 속인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다른 판매자의 이미지와 별점을 위너에게 다 몰아주긴 했지만 소비자를 속이지는 않았다? 이게 무슨 말인가요???!!!!

불공정 약관시정, 판매자 안내 문구 추가하고도 소비자 기만 부인
품질 균질할 경우만 심사해 가해자는 있지만 피해 없다는 논리
리뷰조작·자회사 부당특혜도 빠른 조사 필요, 독규법 제정 시급해

언론보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2일 쿠팡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담은 의결서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아이템위너’ 제도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상품의 품질이 균질할 경우 개별 제품 자체에 대한 평가는 판매자별로 상이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상품후기를 판매자 구분 없이 표시했더라도 기만적으로 소비자를 유인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공정위의 이러한 결정은 아이템위너 시스템과 운용 프로세스에 대한 몰이해와 쿠팡의 일방적인 해명에 의지한 결과다. 쿠팡이 아이템위너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상품 중에는 공산품과 같이 상품의 품질이나 평가가 균질한 것도 있지만, 중소 브랜드의 의류나 물품, 과일 등 신선식품류와 같이 판매자의 판매처, 상품의 품질, 배송기간 및 환불·교환 등 고객 입장에서 상품을 결정하는 다양한 평가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분이 제대로 검토가 되었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참여연대 등이 문제제기했던 아이템위너 불공정 약관에 대한 시정조치가 2021년과 2022년 이뤄진 데다, 공정위 조치가 늦어지면서 쿠팡이 판매자 표시 정책 등을 변경할 시간을 벌어주고, 제한된 일부의 사례만 들어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한 것은 쿠팡에 대한 명백한 면죄부 주기다. 공정위는 참여연대와 중소상인단체들이 제기한 쿠팡의 PB제품 리뷰조작 행위와 판매자 부당 착취, 자회사에 대한 부당특혜 행위에 대해서도 빠르게 조사를 진행하여 그에 맞는 제재조치를 내놔야 할 것이다.


2021년 4월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쿠팡, 최저가의 비밀’ 편을 방송하며 쿠팡의 최저가시스템인 ‘아이템위너’ 제도의 문제점이 지적되었고, 참여연대 또한 쿠팡 입점업체인 판매자들의 제보를 받아 쿠팡의 저작권 및 업무상 노하우 탈취행위, 소비자 오인 유도 행위 등에 대해 약관규제법, 전자상거래법,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정위 신고의 핵심은 쿠팡의 아이템위너 시스템이 판매자들을 최저가 경쟁으로 내몰면서도 같은 상품을 단돈 1원이라도 싸게 파는 판매자, 즉 아이템위너가 다른 판매자들이 올린 대표 상품이미지와 후기, 별점까지 독식하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마치 대표 상품이미지와 후기, 별점이 모두 아이템위너의 것이라는 오인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공정위 신고 이후 참여연대 등이 국회에서 진행한 ‘아이템위너 피해사례 발표 좌담회’에서도 아이템위너를 악용한 판매자로 인한 피해, 동일 상품이 아니어도 아이템위너로 묶이는 피해, 판매자 고유의 상품명 및 판매자가 직접 제작한 상품이미지와 상세페이지 도용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이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는 등 판매자 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유사상품을 구매하게 되는 문제가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쿠팡은 판매자들이 개별적으로 올리는 상세페이지 화면이 다른 판매자들과 공유되지 않는다든가, 상품평과 셀러평을 구분해 관리하고 있어서 상품평은 이전되지만 셀러평은 이전되지 않는다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문제가 된 아이템위너 약관을 개정하고 상품평 상단에 ‘동일한 상품에 대해 작성된 상품평으로, 판매자는 다를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시하면서 뒤늦게나마 아이템위너 제도를 일부 개선했다.


그런데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21년 7월 쿠팡 아이템위너 제도의 불공정한 약관에 대해 시정조치를 취했으면서도 유독 그러한 불공정한 약관으로 인해 판매자를 오인하는 등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은 부분에 대해서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운운하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의 이러한 논리는 가해자는 있지만 피해자는 없다는 궤변에 불과하다. 게다가 쿠팡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상품 중 유독 ‘상품의 품질이 균질할 경우’만을 가정하여 ‘개별 제품 자체에 대한 평가는 판매자별로 상이할 가능성이 없’다는 결정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미 여러 판매자들이 상품의 품질이 균일하지 않은 상품을 판매하면서 그 과정에서 다른 판매자에게 ‘아이템위너’를 뺏기는 피해사례를 증언했고, 소비자 피해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음에도 이에 대한 조사를 충분히 진행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든다. 다수의 언론 또한 이러한 공정위와 쿠팡의 언론플레이에 힘을 싣듯 마치 아이템 위너 제도가 소비자 기만이 아니었다는 일부의 결론만 대대적으로 인용하며 쿠팡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시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쿠팡 아이템위너 공정위 신고를 진행했던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전국네트워크,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공정위의 이번 무혐의 결정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며, 공정위가 쿠팡 등 플랫폼 기업들의 불공정약관과 불공정행위를 적극적으로 제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정조치 등을 통해 면죄부를 주는 행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아울러 중소상인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쿠팡의 PB제품 리뷰조작 행위와 판매자 부당 착취, 자회사에 대한 부당특혜 행위에 대해서도 빠르게 조사를 진행하여 그에 맞는 제재조치를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 온라인플랫폼 기업들의 시장독과점이 빠르게 진행되고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 행위들이 입점업체와 소비자들에게 크고 작은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는만큼 국회에서 막혀있는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과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의 빠른 처리도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해외 주요국들이 저마다 온라인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방지를 위해 제도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IT강국을 자처하는 우리나라가 유독 자율규제를 강조하며 최소한의 법제도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 사실상 21대 국회가 해당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기간이 6개월에 불과한 만큼 정부와 국회가 이번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과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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