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3-12-20   1251

[논평] 임대인 실거주 사유로 한 무분별한 계약갱신청구권 거절에 제동 건 대법원판결 환영한다

지난 7일, 대법원은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의 계약갱신 청구를 거절한 건에 대해, 임대인의 갱신 거절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에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판결은 “실거주 증명 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임대인의 실거주를 사유로 한 무분별한 계약갱신권 거절에 제동을 걸어, 세입자의 갱신청구권 취지를 살린 주거권 존중의 판결이기에 환영한다.


해당 사건은 주택 세입자가 2년의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둔 2020년 12월경, 계약갱신권을 사용해 1회의 갱신을 요구했고 이에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 요구를 거절한 후, 최초 계약기간 만료와 함께 건물인도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원심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갱신 거절 사유에 해당하는 임대인의 실거주 계획을 이유로 원고인 임대인의 갱신 거절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임대인 실거주에 대한 “증명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서,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잘못된 원심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2020년 7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법 제정 약 40년 만에 세입자의 권리인 계약갱신청구권이 처음 도입되었다. 하지만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로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 포함)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등을 규정했다. 이 규정은 임대인이 허위로 실거주할 계획이라며 세입자의 갱신 요구를 거절하기 위한 용도로 악용돼왔다. 그동안 하급심 판결에서도 실거주 의사의 개연성만으로 임대인이 실거주 예정임을 소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지 않아도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해 왔다. 또한 임대인의 실거주 목적이 없음을 입증할 책임도 세입자인 임차인에게 있다고 판결해 왔었다. 이에 세입자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갱신청구권조차 무력화 시켜, 여전히 세입자에게 불리하게 작동하도록 부추겨 왔었다.


이번 대법원판결로 세입자의 불안정한 권리가 일부 진전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부터가 세입자 권리를 더욱 강화할 적기이다. 임대료 인상률 상한제의 예외에 해당하는 초기 임대료에 대한 제한을 비롯해, 현행 1회만 허용된 갱신청구권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다시 한번 대법원판결을 환영하며,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세입자의 권리를 더욱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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