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4-04-01   1269

[논평] 건설사 부실 책임 묻지 않는 퍼주기식 지원 방안 중단해야

무분별한 공적 보증 확대, 리츠 지원 부적절

부실 건설사에 사업 실패 책임 묻고,

부실 자산 저렴하게 매입해 장기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공익적으로 활용해야

금융위원회(3/26)와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3/28)는 「취약부문 금융 지원 방안」,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각각 발표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두번째 민생토론회(1/10)에서 발표한 내용을 추진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사비 단가 인상, △입찰 제도 유연화, △LH와 리츠의 건설사 보유토지 매입, △비주택 PF 보증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22년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정부는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해 수차례 지원과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았고, PF 보증 지원액만 25조 원에서 34조 원으로 늘어났다. 심지어 부동산 가격 폭등기에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뛰어든 주택 이외의 부동산 건설 사업자를 위한 4조 원대의 공적 보증을 신설했다.

도대체 왜 정부가 기업의 투자 실패를 떠안는지 납득할 수 없다. 사업성이 불투명한 사업장에 무분별한 대출과 보증이 문제가 되어 이번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여기에 더 대출하고 보증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부실문제를 더 키우고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공적 자금 지원이 도덕적 해이, 혈세 낭비, 공공기관 재정 악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참여연대는 정부가 건설사를 지원하기에 앞서 사업자와 금융기관의 사업 실패 책임을 묻고, 만약 공공에서 일부 부실 자산을 매입할 필요가 있다면 이를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하여 장기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공익적으로 활용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 방안의 가장 큰 문제는 건설사 PF 보증이 정부나 공공이 할 일 아니라는 점이다. 부동산 PF는 투자 리스크가 매우 큰 대출 영역으로 민간 금융기관이 사업성과 리스크를 판단해 대출, 보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PF 보증 규모를 기존 25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늘리고, 비주택에 대해서도 4조 원대 보증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정부를 배경으로 공공기관이 PF 금융을 제공하거나 보증을 계속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할 경우 건설사업자와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사업성이 없어 구조조정이 필요한 PF 금융과 관련해 “좀비” 사업이 늘어나게 된다.

한편, 정부가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부동산 PF ‘4월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각종 대책이 총선까지는 부실 건설사들이 시간을 벌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은 아닌지 의심된다. 또 앞으로도 얼마나 더 이런 방식으로 정부가 금융 지원을 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부동산 PF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방안에는 브릿지론 상황이 어려운 사업장을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가 인수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금융기관과 증권사 등 기존 투자자는 리츠로 대체하고, 기금을 신규 출자하여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부 기금을 투입하면서 세입자들에게 높은 임대료를 받은 다음 분양하는 공공성이 낮은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데 있다.

정부가 리츠에 주택도시기금까지 투입하여 사업자 리스크를 줄여주고 세제 지원도 하는데, 임대사업자(리츠)는 높은 임대료를 받는 방식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을 정부가 왜 지원해야 하는가. 게다가 최근 국토부는 기업형민간임대주택의 임대료 규제 완화를 예고했다. 이 점 또한 정부가 서민 주거 안정보다 임대사업자를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 기금 지원은 민간 임대사업자 지원보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우선해야 한다.

사업성 부족으로 멈춘 부실사업은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땅 값을 낮춰 팔도록 하여 다시 형성되는 시장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자가 매수하도록 함으로써 자본주의의 시장 원리대로 건설업 생태계를 회복하는 것이 맞다. 이를 공공의 PF 대출과 보증, 리츠에 주택도시기금을 투입하고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등의 방식으로 접근하면, 과도한 유동성으로 발생한 토지 가격의 하락, 건설 사업의 질서 있는 구조조정 자체를 방해하고 시장 수요와 공급에 의해 내려가야 할 토지 가격이 내려가지 않도록 한다.

부실사업장 토지와 중단된 사업, 미분양 주택을 대출연장과 보증확대로 부실을 연장, 확대하는 대신 해당 토지와 중단된 사업, 미분양주택을 싸게 매각해야 새 사업자가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신규 공급도 늘어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LH가 건설사 등의 보유토지를 역경매 방식으로 매입하여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지난 2022년 9월, 윤석열 정부의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국민 주거생활 향상 등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위하여, 본연의 업무와 관계가 적은 집단에너지사업, PF사업 등은 조속 폐지한다’는 혁신안과 거리가 먼 정책이다. 특히 이 방안에 LH가 사업성이 낮거나 불필요한 토지를 매입하지 않도록 하는 분명한 지침과 제동 장치가 없다는 점이 우려된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같이 LH의 토지 매입 여부에 대한 기준을 분명히 하고, 매입 가격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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