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4-05-07   2078

[기자회견] 여덟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및 대책 마련 촉구

전세사기 방치는 사회적 타살이다!

전세사기 특별법 지금 당장 개정하라!

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오늘(5/8) 오전 10시, 국회 정문 앞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기자회견은 묵념으로 시작하여 전국 피해자 및 시민사회 추모 발언, 헌화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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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5. 8., 국회 정문 앞, 여덟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지난 5월 1일, 대구 전세사기 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던 전세사기 피해자 한 분이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괴롭고 힘들어 더 이상 살 수가 없겠어요.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국민도 사람도 아닙니까?
너무 억울하고 비참합니다.
살려달라 애원해도 들어주는 곳 하나 없고 저는 어느 나라에 사는 건지…
대책 마련 없는 다가구 주택 시민으로 어떻게 헤쳐나가야 했나요?
말씀해주세요.
돈 많은 시민만 살수 있는 나라입니까?
저도 잘 살고 싶었습니다.
도와주지 않는 이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서민은 죽어야만 하나요?
힘없으면 죽어나가야만 하나요?
다가구 주택이라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고 차별받으며 죽어갑니다.
되돌아 봐주십시오. 저희도 한 부모님의 자식이자 부모이고, 자녀를 두고 있는 서민입니다.

<고인 유서의 일부분 발췌>

고인을 포함한 전국의 피해자들은 1년이 다 되도록 간절히 호소해왔습니다. 피해자들을 더 이상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말고,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등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21대 국회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까지도 정부와 국회는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전세사기 피해로 여덟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너무나 비통하고 안타깝습니다. 계속해서 전세사기 피해를 방치하는 것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제대로 된 실태조사 한 번 없이 특별법 개정을 가로막은 정부와 여당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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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5. 8., 국회 정문 앞, 여덟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태운 위원장(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은 “5월 3일에 전화를 받고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고인에게 응원의 말을 들었던 게 불과 며칠 전인 4월 30일이었는데, 힘이 되었다는 말조차 전하지 못했다”고 눈물을 보였습니다. 또, 고인이 유서에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다, 도와주지 않는 이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라는 말을 남겼다며 “고인이 노력했던 모든 것을 이어받아 또 다른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알리는 데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석진미 공동위원장(경산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은 “5월 6일에 49재 중 초재에 참석해서 유가족분과 대화를 나누었다”며 “같은 생각을 수십 번 곱씹어본 사람으로서 그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보겠다는 말을 고인에게 꼭 드리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안상미 공동위원장(전세사기 전국대책위)은 “인천 희생자들의 1주기 추모를 마무리하기도 전에 또 희생자가 발생했다”, “2만명에 가까운 피해자들이 인천, 대구의 희생자들과 마찬가지로 하루하루를 지옥에서 견디고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피해자들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철빈 공동위원장(전세사기 전국대책위)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도대체 언제까지 울어야 하는지, 도대체 언제까지 기약없는 도움을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금까지 공식적인 면담조차 없었다고 지적하고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피해자들을 만나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강훈 변호사(참여연대 운영위원회 부위원장)는 “정부가 더는 전세사기 문제를 개인간의 사기 피해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민생을 말한다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었을 때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 강력한 책임을 요구했습니다. 또, 최우선변제금도 못 받는 피해자, 다가구 주택 후순위 피해자, 신탁사기 피해자 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지원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21대 국회의 시간은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더 이상의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21대 국회 임기 내에 반드시 특별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회견문]

민생을 외면한 정치가 또 한 명의 전세사기 피해자를 죽였다
전세사기 방치는 사회적 타살이다!
전세사기 특별법 지금 당장 개정하라!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국민도 아닙니까? 억울하고 비참합니다”, “힘없으면 죽어나가야만 하나요?” (희생자 유서 중에서)

지난 5월 1일, 대구의 전세사기 피해자 한 분이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같은 처지에 놓인 피해자로서, 동 시대의 세입자이자 국민으로서 비통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참함에 절망하며 남긴 그녀의 유서는, 이 죽음이 스스로 택한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잘못된 제도와 전세사기를 방치하는 국가에 의한 사회적 타살입니다. 민생을 외면한 정치가 또 한 명의 전세사기 피해자를 죽였습니다.

국가가 전세사기 피해 구제를 외면하고 방치하는 동안, 고인은 대구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 활동까지하며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1년 전 제정된 전세사기특별법이 피해자들에게 전혀 와닿지 않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리며 호소해 왔습니다.

하지만, 현행 특별법의 사각지대인 다가구주택 후순위 임차인인데다 소액임차인에도 해당되지 않아 최우선변제금조차 받을 수 없었던 피해자는 보증금 8,400만원을 단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었습니다. 개별 등기가 안 되는 다가구주택 피해자들은 전세사기특별법에 따른 경공매 유예나 우선매수권 활용도 무용지물에 가까웠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안도, 경공매 우선매수권을 활용할 방안도 없는 현행 특별법의 사각지대에서, 고인은 절망했습니다.

특별법 제정 당시, 다양한 피해 실태와 사각지대를 파악해 6개월마다 보완 입법하겠다며 여야가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특볍법 제정 1년이 다 되어가도록 그대로 입니다. 보완 입법에 앞장서야 할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오히려 개정안을 반대하며 보안 입법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생 외면에 대한 국민적 심판을 받은 직후이지만, 일말의 반성조차 없이 민생과제를 정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고인과 같이 최우선변제금조차 받을 수 없는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보증금 채권매입 선구제-후회수의 개정안에 대해 정부와 국민의힘은 수조원이 든다는 근거없는 혈세낭비 몰이로 피해자를 우롱했습니다. 어쩌면, 고인에게 건낸 국가의 마지막 말이 혈세낭비라는 모욕이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 분노가 치밉니다.

고인이 생을 마감한 다음날(5월 2일) 너무나도 늦게,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부의의 건이 통과되었습니다. 이제 이달 말로 예정된 21대 국회 마지막이 될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상정될 계획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어 개정안 처리가 불투명해 불안하기만 합니다.

간곡히 호소합니다. 지난 1년여 간 연속된 비통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들이 마지막까지 꿈꿨던 피해 회복의 단초를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고인과 같은 최우선변제금 조차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자들, 다가구주택 피해자들, 신탁사기 피해자들, 관리되지 못해 방치된 건물에서 2중의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 전재산을 잃고 전세대출금 상환과 퇴거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들, 일상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과 대책 마련에, 정부와 여야가 더는 시간을 지체하지 말아 주십시오.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인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용 가능한 모든 공적 자원과 수단을 동원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인이 남긴 “저도 잘 살고 싶었습니다”는 말을 부여 잡겠습니다. 죽지않고 살아남아, 반드시 피해자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피해자와 시민사회는 고인이 되신 피해자의 뜻을 이어 전세사기 문제 해결과 피해구제를 위해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2024년 5월 8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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