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쿠팡 PB 상품 리뷰 조작 제재 조치, 당연한 결과

오늘(6/13) 공정거래위원회는 임직원을 동원해 PB상품의 리뷰를 조작하여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를 저지른 쿠팡(주) 및 씨피엘비(주)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1천 4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쿠팡(주)와 씨피엘비(주) 법인을 각각 검찰에 고발한다고 발표했다.

쿠팡은 자기 상품과 중개상품 거래중개를 모두 영위하는 온라인 쇼핑시장의 1위 사업자로, 플랫폼이자 사업자로의 이중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상품인 PB상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조직적으로 임직원을 동원하여 구매후기 작성과 높은 별점을 부여했다. 그 결과 쿠팡에서 판매되는 21만개 입점업체의 4억개 이상의 중개상품보다 PB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올려 소비자들로 하여금 PB상품이 더 많은 고객의 선택을 받거나 품질이 더 좋은 상품으로 오인하도록 하였으며, 이로 인해 더욱 큰 폭의 PB 상품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왔다. 반대로 쿠팡PB 납품업체 이외의 중소기업 및 중개거래 사업자들은 이러한 부당한 지원에서 배제되어 검색 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려났으며, 소비자들 또한 조직적으로 동원된 쿠팡 임직원들의 리뷰조작으로 인해 선택권을 침해 받는 피해를 입었다. 

온라인 거래에서 상품순위와 리뷰는 소비자 선택에 매우 중요

이제라도 공정위가 이러한 쿠팡의 자사우대, 소비자 기만행위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제재 처분을 결정한 것은 매우 당연한 결과다. 쿠팡은 알고리즘 조작이 유통업계의 상품진열 방식에 대한 ‘업계 관행’이며, PB 상품 우대가 중소기업 지원, 물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는 구차한 변명을 중단하고 피해업체와 소비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는 이번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현행 공정거래법으로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조직적인 알고리즘 조작행위 조사와 불법적인 시장지배력 확대 행위에 대한 제재에 한계가 있음을 확인한만큼 지금 당장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규제와 공정한 거래를 위한 법을 제정하여야 한다. 공정위 또한 조사를 통해 이번 리뷰조작 행위가 김범석 의장을 포함한 경영진(CLT)의 조직적인 관리 하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만큼 법인 고발 외에 김범석 의장을 포함한 경영진에 대한 고발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업계 관행’이라는 쿠팡의 뻔뻔한 변명, 위법행위에 지나지 않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소비자연맹, 녹색소비자연대는 지난 2022년 3월 쿠팡이 임직원을 동원하여 PB상품에 대한 조직적 리뷰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통해 부당하게 PB 상품을 지원하고 반대로 다른 회사들을 차별 취급한 점, 또한 임직원을 동원해 작성한 리뷰에 대해 “쿠팡 체험단이 작성한 리뷰”표시를 하지 않고, 쿠팡 체험단에 임직원임을 명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거짓·과장의 표시·광고행위를 한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해 공정위에서 심사를 진행하자 쿠팡은 ‘우수한 중소기업의 PB상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적법하게 쿠팡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형마트에서 PB 상품을 골든존 매대에 진열하는 것은 규제하지 않는데, 쿠팡 PB 상품 진열만 규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문제의 본질을 회피해왔다. 또한 쿠팡의 PB상품을 우대하는 리뷰 조작행위에 대한 문제제기를 ‘저렴하고 질좋은 PB 상품을 규제한다’라며 사실이 아닌 주장으로 여론을 왜곡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심의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 ‘업계 관행’이라는 쿠팡의 주장은 변명에 불과하며 ‘직원 동원 리뷰 조작’과 ‘자사우대·부당지원 등을 통한 시장지배력 확대’ 행위는 관행이 아닌 위법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쿠팡은 조직적 리뷰 조작·관리에 대해 고객에게 상품에 대한 충실하고 객관적인 후기를 보여줌으로써 소비자에게 질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초기 상품을 출시할 때 후기가 없어 경쟁이 어려운 업체를 정당하게 지원해주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참여연대가 직접 찾아낸 리뷰 가운데 일부는 소비자로 가장한 직원으로 의심되는 이들이 한 달간 10여차례에 걸쳐 안전장갑 630매를 사이즈별로 구매하고, 마스크, 티타늄 식도, 고양이 모래, 고속충전기 등 동일한 PB상품을 유사한 날짜에 구매한 뒤 조직적으로 작성한 것이었다. 또한 공정위 심사를 통해 쿠팡 임직원이 부정적인 리뷰를 작성한 건에 대해서는 패널티를 부과하며 높은 별점을 주도록 유도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PB상품에 대한 리뷰를 조작·관리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쿠팡이 주장하는 ‘객관적’이고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라는 기준이 결국 자의적인 PB상품에 유리한 정보일 뿐이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불과함을 확인해주었다.

자사우대·소비자 기만한 쿠팡, 언론플레이 그만두고 사과해야

이러한 소비자 기만 행위에 대해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쿠팡은 반성하거나 자사의 잘못을 한치도 인정하지 않는 뻔뻔함으로 일관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5월 29일, 6월 3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공정위 전원회의에 신고인 자격으로 참관하여 심사과정을 지켜봤다. 쿠팡은 심사 과정에서 PB상품이 전체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낮은데 이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기반하여 규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쿠팡은 PB 상품을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제품을 제공하고,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하여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유통업체로서 해야할 의무라며 알고리즘 조작과 조직적 리뷰 관리를 당연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쿠팡은 자사의 알고리즘은 머신러닝을 통해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하여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그 결과값을 내기 위해 설정되는 초기의  ‘목적함수’는 결국 쿠팡의 PB 상품을 상위노출하기 위함이 아니었냐는 심사관의 질문에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조사와 제재 과정에서 현행 공정거래법으로는 경쟁당국이 급변하는 온라인플랫폼 시장과 점차 교묘해지는 독과점 사업자들의 알고리즘 조작, 자사우대 행위 등을 적시에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재하는데 일부 미비점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2019년 10%대 점유율에 머물던 쿠팡은 알고리즘 조작, 자사우대 등으로 매출액이 급증해 불과 3년 만인 2022년 24.5%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끼워팔기 등으로 폭발적으로 성장을 거듭해 현재는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 1위를 넘어 오프라인 유통시장까지 뒤흔드는 시장의 공룡으로 성장했다. 다행히 공정위가 빠른 조사와 제재를 통해 1천억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결정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쿠팡 측이 보인 비협조적인 태도와 경쟁당국에게 부여된 과도한 입증책임으로 인해 2년이 넘는 시간이 도과하였고 이번 제재만으로는 그동안 쿠팡이 얻은 수익과 이미 확대된 시장지배력을 되돌리는데는 큰 한계가 있다. 지난 카카오모빌리티의 콜몰아주기 사건만 보더라도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이미 불법행위를 동원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확보하게 되면 사후에 제재조치를 하더라도 플랫폼 시장의 고유한 특징인 락인효과 등으로 인해 새로운 경쟁사업자의 출현이 매우 어려워진다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확보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서는 사전지정과 일상적인 모니터링 시스템, 임시중지명령 제도 등의 규제를 포함한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과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제정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독과점을 막고 플랫폼 시장의 경쟁을 촉진해 새로운 혁신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공정한 경제’ 아니던가. 윤석열 정부는 철 지난 자율규제 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빠른 시일 내에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규제를 위한 법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 제정·법인 외에 경영진도 고발해야

또한 이번 조사과정에서 쿠팡 측의 알고리즘 조작과 임직원을 동원한 조직적인 리뷰조작 행위가 단순히 회사 차원의 영업정책이 아니라 ‘쿠팡의 주요 직책자로 구성된 쿠팡의 운영위원회인 CLT(Coupang Leadership Team)에서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관리한 사실이 드러난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쿠팡은 즉각 CLT의 실체와 이번 사건의 주요 책임자, 임직원을 동원한 조직적인 리뷰조작이 기획되고 실행 관리된 경과, 이 과정에서 김범석 의장을 포함한 CLT의 역할 등을 명명백백히 밝혀라. 아울러 공정위는 김범석 의장을 포함한 CLT의 책임이 확인된만큼 쿠팡(주)와 씨피엘비(주)에 대한 법인 고발에 더해 경영진과 행위자에 대한 고발조치도 이어가야 할 것이다. 만약 공정위가 이번 사건을 두고 법인에게만 책임을 묻고 김범석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에게 면죄부를 부여한다면 소비자시민단체들은 중기부나 검찰이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하도록 촉구하는 활동을 계속해나갈 계획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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