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M법안, 더 이상 동시처리 하지 않을 이유 없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4월 여야합의 잊었나
엉터리 지침 운운 말고 동시처리 약속 즉각 이행해야 


SSM법안 처리의 표류를 두고 여야의 정치공방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SSM의 무분별한 입점으로 고통 받고 있는 현장의 중소상인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두 법안(유통산업발전법,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의 동시처리를 촉구해 왔던 시민사회단체는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 조치조차 정치 공방의 소재로 악용되는 현실이 참으로 실망스럽다.

여당은 민주당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말 한마디에 합의를 깼다고 맹공하면서 직권상정이라도 해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 개정안만 단독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중소상인들에게 여야의 이러한 시시비비는 분노를 자아낸다.


하지만 굳이 그 책임의 무게를 따지자면 지난 4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여야 및 관계 부처 모두의 합의로 두 법안을 동시처리하기로 하였다가 며칠 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종훈 본부장의 반대의사에 입장을 돌변하며 합의를 파기한 여당의 책임이 크다.

며칠 전 김 본부장은 SSM법안의 통과를 두고 “분쟁의 소지는 있지만 만일 분쟁이 발생하면 최선을 다해 해결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거둬들였다. 문제의 단초를 제공했던 당사자마저 입장을 번복한 만큼 더 이상 두 SSM법안을 동시처리 하지 않을 이유도 명분도 없다. 여야는 정쟁을 중단하고 오늘이라도 두 법안을 처리해야 마땅하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어제 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유통법을 조속히 처리하지 않으면 중소기업청의 SSM 사업조정 지침조차 시행할 수 없어 SSM이 가맹점 형태로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홍 최고위원이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이 밝힌 개정지침의 내용을 알고 있는 것인지, 사업조정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법률은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이하 상생법)인데 왜 유통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지침조차 시행할 수 없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중기청이 지난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SSM 사업조정 시행지침 개정안을 보면, 그동안 정부가 “지침 개정으로 법률 개정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던 말이 거짓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기청은 새 지침이 공포되고 난 뒤, 직영점 형태로 SSM이 추진되다가 가맹점으로 전환하게 될 경우에 한 해서만 사업조정제도를 적용하겠다고 한다. 즉, 현재 사업조정 중인 직영점이 가맹점으로 전환하는 경우나 처음부터 가맹점 형태로 개설되는 SSM은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생법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한다면 이러한 새 시행지침이 유효한 기간은 불과 한 달 남짓인데, 이 짧은 기간 동안 새로이 직영점을 추진하다가 사업조정신청을 받아 다시 가맹점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할 뿐만 아니라 그럴 이유도 없다. 따라서 새 지침안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또한 상생법이 정부의 주장대로 한-EU FTA추진에 걸림돌이 된다면 지침 개정도 불가능하다. 국제협정상 법률이나 지침과 같은 행정지도 모두가 동일하게 취급돼 정부의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다. 따라서 오히려 가맹점 형태로의 편법 전환과 그 확산이 우려된다면 상생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홍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원장 자격으로 이달 중소상인 및 시민사회단체와 간담회를 갖은바 있는데, 그 자리에서도 상생법 통과를 정기국회 내 처리하되 지연되는 기간 동안 실효성 있는 지침을 통해 보완하겠다고 한바 있다. 그러나 이제 그 말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었다. 그리고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에서도 법안 통과로 인해 만일 분쟁이 생기면 그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제 SSM법안의 동시처리 문제는 정부여당의 의지 문제로 남게 되었다. 속히 두 법안을 동시처리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친서민’ 정책을 펴는 정부여당이 되길 바란다.


CCe2010102800_논평_SSM법안 처리 관련 정쟁 중단 및 동시통과 논평.hwp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