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더불어민주당의 1가구 1주택 원칙 강령 삭제를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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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실수요 중심의 1가구 1주택 원칙’이라는 문구를 삭제한 강령 개정안을 16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확정할 것이라고 한다. 핵심관계자는 삭제 이유로 “투기 목적이 아닌데도 1가구 1주택 원칙을 적용해 세금을 과하게 물고, 또 주택을 처분하라고 압박을 넣는 것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 원칙은 ‘실수요 중심’과 ‘1가구 1주택 원칙’을 동시에 만족하는 주택 소유에 대해서만 보호를 제공하겠다는 것이고, 실수요 중심은 적정 가격 수준을 포함한다. 이를 없애겠다는 것은 고가주택이든 다주택이든 얼마든지 보유해도 부담스럽지 않은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며,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넘은 ‘똘똘한 여러 채’를 향한 투기 광풍을 허용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서민을 배제한 더불어민주당의 잘못된 주거권 인식을 비판하며, 모두의 주거 기본권 보장을 위한 주거 정책으로 자산 불평등 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더불어민주당이 ‘1가구 1주택’ 원칙을 고수해서 다수의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대선 실패·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면 그것은 틀렸다. 문재인 정부는 ‘실수요 중심의 1가구 1주택 원칙’을 내세웠으나 실제로 실시한 부동산 정책은 핀셋 규제, 뒷북 규제로서 갭투자를 성행시키고 다주택 투기자들을 통제하지 못했다. 또한 집권 초기 김동연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보유세 강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용산 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 투기 규제 완화 시그널을 주었다. 그 결과 부동산 투기가 들끓었으며, 게다가 2020년 임대차 3법을 도입하면서도 많은 예외 조항을 둠으로써 세입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가 다가오자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정책을 더 후퇴시키기까지 했다.

 

원칙과 예외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투기 목적 없이 부득이하게 일시적 2주택이 된 가구를 보호해 주는 것은 허용될 수 있다. 실제로 이미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해서는 세부담을 약화하는 조치가 도입된 상태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1가구 1주택 원칙을 아예 없애겠다는 것은 고가주택이든, 다주택이든 소유에 대한 세부담 등을 덜어주겠다는 것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1가구 1주택에 대한 부동산 세제를 국민의힘과 비슷한 수준으로 완화한 바 있다. 현재로서 거대양당의 부동산 정책 차이는 다주택 규제 여부다. 더불어민주당이 강령에서 1가구 1주택 원칙을 아예 삭제한다면 보수 여당과 다를 바 없는 부동산 정책을 펴게 될 것이다. 이처럼 보수 여당과 비슷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면서는 윤석열 정부의 집부자 감세 정책을 결코 견제할 수 없을 것이다.

 

주거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2020년 기준 주택보급률이 103.6%인데도 집을 갖지 못한 무주택자 비율은 44%나 된다. 한편 주택을 가진 57.9% 중 대다수는 1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올해 7월 KB부동산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 기준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5억 6천만원 수준이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가구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 9억 수준의 아파트 이하이며, 주택 가격이 자산양극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지하에서 살던 주민이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았다. 이런 엄중한 현실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강령에서조차 1가구 1주택의 원칙을 삭제하는 것은 보수 정부의 집부자 감세 정책에 호응하는 것과 다름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입으로만 민생 우선, 자산불평등 해소를 외칠 것이 아니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강령과 정책으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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