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정부 무능과 감세가 초래한 역대급 세수결손 59조

추경·세수확충 없이 ‘외평기금’·‘통상적 불용’ 등 꼼수로 해결 못 해
마땅히 줄여야 할 불용을 감안해서 예산 운용하겠다는 촌극
내년부터 대규모 감세 효과 발현, 기조적 세수 부족 대안 없어

어제(9/18) 기획재정부는 국세수입을 재추계하여 올해 국세수입을 예산(400.5조원)보다 59.1조원 부족한 341.4조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올해 세수 전망과 실제 세수간 오차는 14.8%에 이른다. 1988년 13.9% 이후 최대 수준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추경이나 국채발행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잉여금, 기금 여유재원 등을 활용하여 대응하는 한편, 통상적 불용까지 고려하여 세수부족 상황을 넘겨보겠다는 심산이다. 대규모 세수부족 앞에 정부가 이렇다 할 대안도 내놓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공자기금 활용의 실질은 세수결손을 빚으로 메우는 것과 다름없고, 재정 운용 비효율 문제의 상징과도 같은 ‘통상적 불용’을 감안해서 예산운용을 하겠다는 것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의 대규모 감세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세수 부족 상황이 기조적으로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든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대규모 세수결손이 벌어진 상황에서도 꼼수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며, 재벌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제대로 된 세입확충 방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기획재정부의 세수 추계 오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61.4조원, 2022년 53.3조원 등 대규모 세수 추계 오차로 인해 감사원 감사까지 받은 바 있다. 앞선 두 번은 과소 추계가 문제가 되었고, 이번에는 과다 추계가 문제가 된 것이 다르다. 물론 이는 해당시기 상당한 경기변동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해당 경기변동이 예측 불가능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의 세수추계가 엉터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된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세수전망 실패로 수십조 원의 세수부족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정부 재정 운용에 대한 불신을 낳는 중대한 문제이다. 특히 내년부터 대규모 감세 효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내년 경제상황도 올해보다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세입도 과대추산 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또한 이러한 상황이 지속 될 경우 더 열악해질 지방정부 재정도 우려된다.

정부는 재추계 기준 전년대비 54.5조원 줄어든 세수감소는 ‘경기둔화에 기인’하며 ‘세제개편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상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총수입 감소의 원인을 대규모 재벌부자감세 때문이 아니라고만 하기는 어렵다. 작년의 재벌부자감세로 인한 올해 세수 감소 규모는 6.2조원이고 향후 5년간 64.4조 원으로 추정된 바 있다. 이에 더해 지난 8월 발표된 세법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2027년까지 2.5조 원의 추가 감세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세법개정안을 두고 정부는 부자감세가 아니며, 경제활력과 민생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항변하지만, 감세는 기본적으로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더 많은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민생안정과는 거리가 먼 조치다.

따라서 지금의 세수부족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벌부자감세의 철회와 세원 확충이 시급하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불평등·양극화 문제 해결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사회구조적 문제를 모두 외면할 게 아니라면, 세원 확충 방안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역대급 세수부족 상황에서도 기금 여유자금을 돌려쓰고, 심지어 최대한 예산안에서 책정한 대로 집행해야 할 예산사업의 불용을 용인하여 세수부족 사태를 넘겨보려 하고 있다. 백번 양보해서 정부의 방안을 그대로 실행한다고 한다면, 당장 내년에는 무슨수로 세수부족 상황을 대응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가 지금이라도 재벌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제대로 된 세입확충 방안을 마련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 사태를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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