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칼럼(sw) 2013-07-04   2355

[시론] 홍준표 도지사, 당신이 부끄럽다

[시론]

홍준표 도지사, 당신이 부끄럽다

홍준표 도지사는 여야가 합의하여 진행중인 국회 진주의료원 관련 공공의료 국정조사에 대해 “광역단체의 고유 사무”라고 주장하며 국회가 권한 밖의 일을 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또 홍준표 도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원 조례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재의요구에 대해서도 “이를 받아들이려면 조례가 법령에 위반하거나 공익을 심대하게 해하여야 한다”며, 진주의료원 폐원 조례는 상위법에도 위반되지 않고 폐업이 공익에 맞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며 지난 1일 조례를 공포했다. 과연 진주의료원 폐원은 홍준표 도지사의 주장대로 지자체의 고유사무이며, 상위법에도 위반되지 않고, 공익에 부합하는 것인가?

 

홍준표 도지사의 주장은, 한마디로 어이없고, 법적 근거조차 없는 황당한 주장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란 무엇인가. 그것은 지방자치단체 본래의 목적으로 예정되어 있는 사무로 지역적 공공사무를 의미하며, 주민의 복지증진에 관한 사무 등을 의미한다.(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제2호) 그런데 지방자치법은 주민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사무를 지자체의 사무라고 하고 있을 뿐, 복지를 축소하거나 박탈하는 사무까지 지자체의 고유사무라고 하고 있지 않다. 더구나 헌법과 국정조사 및 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자체의 사무 중 국가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하는 사무는 국정감사의 대상이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진주의료원은 신축이전에 200억원, 운영을 위해 지난 5년간 28억원의 국비가 투입되는 등 막대한 정부예산이 들어간 병원으로 당연히 국정감사의 대상이고 국정조사 또한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헌법재판소법 제62조에 따르면 국회와 정부, 정부와 지자체 간의 권한쟁의는 있을 수 있지만, 국회와 지자체 간의 권한쟁의 심판은 근거규정조차 없다. 즉, 홍준표 도지사가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은 애초부터 법적 근거가 없는 부적법한 청구라는 얘기다.

진주의료원의 폐원이 상위법에도 위반하지 않고, 공익에도 부합한다는 홍준표 도지사의 주장은 더욱 가관이다. 지방의료원의 운영 및 설치에 관한 법률에는 설립·업무·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것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폐원이나 해산에 관한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하고 있지 않다. 진주의료원의 폐원은 입원환자들을 비롯한 주민들의 건강에 관한 권리를 박탈하는 것으로 조례로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는 지방자치법 제15조의 규정에 따라 근거법률이 반드시 필요하나, 어디에도 근거법률은 없다. 또한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처럼, 공공의료의 운영과 공공의료원의 폐원과 같이 주민의 복지와 관련된 중요한 사항은 중앙정부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도록 한 근거규정도 존재하나, 홍준표 도지사는 정부의 명백한 반대에도 폐원을 강행했다. 더구나 200여명에 이르는 입원 환자가 있는 병원을 닫고 환자들을 내쫓으며 그 과정에서 20명이 넘는 환자가 죽어간 폐원 과정을 돌이켜보면 진주의료원의 폐원이 공익에 부합한다는 주장은 할 말을 잃게 한다.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희생하면서 지켜야 할 공익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홍준표 도지사는 왜 이렇게 법적 근거도 없고 황당무계한 주장을 당당하게 하고 있는 것인가. 크게 목소리를 낸 사람이 이기고, 원칙도 법치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라도 검사라는 직위를 가지고 법치를 위해 일했던 사람이라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민들을 위하겠다며 선거로 당선된 정치인이라면, 이런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홍준표 도지사, 당신이 진정으로 법조인이 맞는가. 도지사가 맞는가. 당신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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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 | 변호사·참여연대 복지노동팀장

* 본 기고문은 2013. 7. 4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문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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