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일반(sw) 2013-09-27   1197

[성명] ‘죄송한 마음’이 아닌 대통령의 책무를 이행하라!

[성명]

‘죄송한 마음’이 아닌 대통령의 책무를 이행하라! 

예측 가능했던 경기 침체는 복지 공약 후퇴 핑계 될 수 없어

약속을 지키기 위한 실천 방안 없는 또 다른 약속은 국민우롱

복지 공약 실현 가능한 재원마련 방안과 구체적 청사진 제시해야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을)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가 생겨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죄송’을 언급했지만 ‘어르신’에 국한된 대상과 국무회의를 통한 간접적 형식의 입장표명에 불과하며, 대선 이후 지속적으로 벌어진 복지 공약의 전반적인 후퇴에 대한 해명과 대국민 사과는 없었다. 뿐만 아니라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 없이 공약이행 조건으로 경제 살리기만을 언급한 것은 무책임 할 뿐 아니라 막연하기까지 하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이찬진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복지공약 후퇴에 대한 변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며, 구구절절한 변명이 아닌 복지공약 실천을 위한 재원마련 방안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약 이행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대통령이라면 누구나 선거 당시에 내세운 공약을 성실하게 이행할 책무가 있다. 신뢰와 책임의 정치인임을 앞세우며 이 점을 누구보다 강조한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집권 6개월 만에 주요 대선 공약을 축소하겠다는 것은 공약(公約)의 개념과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특히 공약 후퇴의 원인이 대선 이전부터 충분히 예견되어 왔던 변수인 경기 침체 만이라는 점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신뢰와 원칙이 부재한 대선 공약이 아닐 수 없으며,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공약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선택을 구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국민들이 어제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대한 것은 공약을 실현 가능케 하는 재원마련 방안과 구체적인 청사진이지, ‘세계경제의 침체와 맞물려 현재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세수부족이 크고, 재정건전성도 고삐를 쥐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는 흔한 핑계가 결코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주요 복지 공약이 후퇴된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졌으며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공약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오해라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복지 공약 후퇴의 다양한 방안이 제기되어 이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0-5세 무상보육 및 무상교육’공약은 시행 전부터 제기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과 박근혜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으로 중단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하지만 대부분의 재정부담이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에 전가된 상태이며, 무상보육의 안정적 시행을 위하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새누리당의 반대로 1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최근에 박근혜 정부가 제안한 보육비 국가 보조율 10% 인상안은, 무상 보육에 대한 국가책임을 이행하기는커녕 재원조달능력이 없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무책임한 방안이다.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 계획 역시 대폭 축소된 채, 일부 계획만 발표되었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는 수급권자의 권리를 약화시키고, 재정 형편에 따라 급여의 수준을 정부가 좌우할 수 있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방안’과 국민연금과 연계하여 기왕에 법률로 보장받은 연금수급권을 후퇴시킨 ‘기초연금안’을 내놓기까지 했다. 이는 복지공약의 후퇴를 넘어 제도의 도입 취지에 역행하는 것으로, 박근혜 정부의 시장만능, 성장주의와 척박한 복지 철학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은 실망과 혼란을 거듭해야 했다.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이 추구하는 ‘한국형 복지국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공약의 포기’가 아니라고 하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한 어떠한 방안도 내놓지 않은 채 막연한 공약 실천 의지를 표명하는 것으로는 무너진 원칙과 신뢰를 회복할 수 없으며, 이는 국민 우롱에 지나지 않다.

 

우리 사회는 지금, 불안정한 고용과 노동환경으로 근로빈곤층과 실업자군이 증가하고 있으며 심화되는 양극화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중산층 역시 구조적이고 만성적으로 보육, 의료, 노후 등의 불안에 직면해 있다. 국민들의 보편적 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열망은 이렇게 위태롭고 불안한 삶이 강요되는 현실에 대한 반증이다. 복지국가는 막연한 경제 상황에 의해 좌지우지 되서는 실현할 수 없다. 국민들이 처한 구체적 현실을 반영하여 사회적 합의와 장기간의 이행계획을 통해 달성하는 것이다. 복지공약 이행을 위한 치열한 노력 없이, 이미 예견된 어려운 경제 상황을 핑계로 공약의 후퇴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세계경제의 침체와 맞물린 세수부족과 이로 인한 재정악화를 반영하여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따라서 막연히 “임기 내에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또 다른 공약(空約)을 내세우기보다, 이미 약속한 공약(公約)의 재원 마련 방안과 이행계획을 수립해 시행에 옮겨야 한다. 공약이행을 위해 추가적인 재원이 필요하다면 먼저 이명박 정권에서 이뤄진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감세를 전면 철회하고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를 통한 조세정의 실현 후, 필요하다면 보편적 증세를 위한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것이 정도이다. 반복되는 공약(空約)으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마을 사람들이 더 이상 믿지 않는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더불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보편적 복지국가의 비전을 확립하고 이에 조응하는 조세와 재정 제도의 디딤돌을 놓은 대통령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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