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빈곤정책 2014-12-10   2115

[공동논평]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법률, 빈곤 사각지대 해소에 매우 부적절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법률은 빈곤 사각지대 해소에 매우 부적절

예산맞춤형 개별급여 도입으로 정부의 선의에 의존해야하는 시혜적제도로 전락
최저생계비 무력화로 국가의 사회보장책무 포기하는가

 

어제(12/9)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법)」외 2개 관련 법률개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했다. 정부가 앞장서 이 법안들을 ‘송파 세모녀법’이라고 언급할 만큼 이번 법개정으로 통해 부양의무자 기준완화 및 맞춤형 개별급여를 도입하여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국민기초생활보장 지키기 연석회의(이하, 기초보장연석회의)(집행위원장: 송경용 성공회 신부)’는 이번 법개정이 빈곤사각지대를 보호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며, 오히려 기존에 보장하던 국민의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낙후된 사회안전망에 대한 국민의 강력한 개선요구를 기반으로 여야가 앞장서 기초법 제정을 추진하였고, 1999년 9월 기초법이 제정되면서 전국민의 기초생계를 국가가 보장하는 제도적 기틀이 마련되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국민들의 생존권적 기본권을 구현한 법으로 구빈법적 전근대성에서 벗어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국민의 권리를 보장할 책무를 구체적인 금액으로 규정하는 장치인 ‘최저생계비’는 급여의 보장수준과 대상자 선정기준을 정하는 기준이었다. 또한 최저생계비는 「사회보장기본법(제10조)」에서 정하는 우리나라 사회보장급여 결정의 핵심기준으로 수많은 사회보장제도와 서비스에서 그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박근혜정부는 맞춤형 개별급여를 도입함에 있어 최저생계비 폐지가 필수적인 것이 아님에도 사실상 이번 법개정을 통해 최저생계비를 무력화하여 한국사회가 15년 넘게 쌓아온 복지국가의 기초를 무너뜨렸다.

 

2년 가까이 기초법 개정법률안(유재중 의원대표발의)이 국회를 표류한 것은 개정법률안이 이미 보장된 국민의 생존권적 기본권을 훼손‧후퇴시키는 후진적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기초보장연석회의를 비롯한 빈곤‧노동‧복지단체들이 개정법률안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와 대안제시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래서 초기 개정법률안과 달리 각 급여별 수급자 범위를 상대적 수준으로 법률화(중위소득의 **%)했다. 또한 부양의무자의 소득기준을 완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교육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 일부 진전된 내용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각 급여별 수급권자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를 결정하는 권한은 생계급여를 제외하고는 각 부처의 장관에게 사실상 백지위임되었다. 이미 국토교통부가 시범사업까지 마친 주거급여는 신규로 보호받는 수급자도 있지만 급여 액수가 줄어들거나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상당한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교육부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교육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개정안 도입 초기부터 이런 논란과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정부는 기초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대해 “환영하며,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을 비롯하여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법개정을 촉발했던 송파 세모녀 사건과 같은 빈곤층이 보호받지 못하게 하는 비합리적 추정소득제도의 개선방안은 정작 국회에서 논의된 적이 없다. 이밖에도 각 부처로 넘어간 급여들을 조정하는 역할이 추가된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여전히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채워지도록 되어 있어 급여수준의 적절성과 상관없이 매년 국가재정에 따라 관련 예산의 축소 및 증가율 감소는 더욱 용이해졌다. 또한 수급을 신청해도 최대 60일을 기다려야 급여결정 통보를 받게 되었고, 이의제기절차도 각 급여별 집행부처가 나눠지면서 더욱 어렵게 되었다. 

 

매년 경제적 위기, 생계위협, 빈곤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늘고 있지만 박근혜정부는 위기에 처한 국민들의 발굴보다 부정수급자를 색출에 집중하여 매년 수급자수만 줄어들었다. 그러면서도 정부여당은 빈곤사각지대 해소를 하겠다며 기초법 개정을 서둘렀지만 결과적으로 최저생계비의 무력화, 각 부처장관에게 급여결정권한 백지위임, 비현실적 부양의무자 기준제도 유지 등 국민의 최후의 사회적 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보장하던 국민의 생존권을 훼손하고 국가의 사회보장책무를 약화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기초보장연석회의는 개악적 법개정을 받아들인 국회와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앞으로 정부와 국회가 축소된 국민의 권리를 회복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개선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안을 통해 전근대성을 벗어나 시대에 맞는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바이다.

 

 

2014년 12월 10일

국민기초생활보장 지키기 연석회의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세상네트워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나눔과 미래,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빈곤문제연구소, 빈곤사회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사회민주주의센터,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서울복지시민연대,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인권중심 사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빈민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계종노동위원회,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 참여연대, 천주교노동사목위원회,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천주교사회교정사목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환경사목위원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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