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칼럼(sw) 2022-02-10   226

[사회보장 분야 대선과제 시리즈 칼럼④] 한국 사회에 요구되는 아동돌봄의 역할

감염병 위기 속에서 소득보장, 공공의료, 돌봄의 국가책임 등 사회보장 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시민들이 감염병 위기 속에서도 정치에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대선후보들이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를 희망합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시리즈 기고를 통해 이번 대선에 꼭 제시되어야 할 사회보장 정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네번째 주제는 아동의 돌봄 기본권을 보장하는 아동돌봄 공약 정책 제안입니다.


‘돌봄기본권’을 보장하는 양질의 아동돌봄체계를 구축해야

김아래미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11208_2022대선, 시민이 요구하는 돌봄 정책 제안

2021.12.08.수요일 오전 10시, 2022 대선넷 시민이 요구하는 돌봄 정책 제안 기자회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 <사진=참여연대>

 

가족만으로 아동을 충분히 돌보기 어려워진 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최근의 가구 규모 축소와 맞벌이 가구 증가 추세를 볼 때 가정 내 아동돌봄 기능은 더욱 약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대선 때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아동돌봄의 사회적 책임 증대를 약속해왔지만, 아동돌봄서비스의 양과 질은 여전히 가족의 아동돌봄 기능을 충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피해는 오롯이 아동과 가족들의 몫이다. 이는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이 아니라 표를 위한 포퓰리즘적 공약들에 불과했기 때문이며, 아동의 돌봄기본권이 아닌 저출생 해결의 측면에서 아동을 주변화한 채 아동돌봄 공약을 내왔기 때문이다. 

 

아동돌봄은 아동의 건강한 발달과 안전한 보호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아동의 기본권으로 인정되어야 하며, 이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여실히 확인되었다. 인기영합주의나 출생률 제고가 아니라 아동의 돌봄기본권 측면에서 돌봄정책을 수립하고, 모든 아동이 돌봄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공약을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아동의 돌봄 수요만큼의 충분한 돌봄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0~5세 아동의 돌봄 공급률은 100%를 초과했다. 하지만 6~12세 초등학령기 아동의 경우 돌봄 수요는 약 40~50%인데 반해 돌봄 공급률은 16.3%에 불과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돌봄이 필요한 많은 초등학령기 아동들이 방과 후 혼자 지내며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거나, 학원을 전전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시급히 초등학령기 아동돌봄 공급률을 40%까지 높여야 한다.

 

둘째, 복잡하고 경직된 현행 돌봄체계를 통합하고 이용자 중심으로 개편하여야 한다. 현재 초등학령기 아동의 돌봄체계는 초등돌봄교실, 다함께돌봄센터,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등으로 복잡하고, 부처 및 사업별로 분절적으로 운영되어 비효율성이 심하다. 게다가 제한적인 이용 대상 기준, 양육자 퇴근 전인 17시 오후돌봄 종료, 일시·긴급돌봄 제한, 중도 퇴실 후 재입실 금지 등 공급자 중심의 경직된 운영으로 인해 수요자인 아동의 서비스 접근성도 매우 낮다.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현행 돌봄체계를 통합하고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공적돌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이용대상 보편화, 오후돌봄 7시까지 확대, 운영방식 유연화 등 아동의 서비스 접근성을 혁신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셋째, 아동의 건강한 발달과 안전한 보호를 위하여 돌봄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양질의 돌봄환경 제공을 위해 현재 20.4%에 불과한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을 50%로 확대해야 하며, 어린이집 교사 1명당 아동비율도 현행 0세 1:3, 3세 1:15 등의 비율을 0세 1:2, 3세 1:10 등으로 낮추어야 한다. 

 

또한 종사자의 사회적 인정 수준도 높여야 한다. 현재 어린이집과 초등돌봄시설 종사자의 높은 업무강도 대비 낮은 처우는 돌봄의 질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고, 시설 간 종사자 처우의 편차는 불평등과 갈등을 발생시키고 있다. 아동의 돌봄기본권 보장이 가능하도록 필수노동자인 돌봄종사자의 일자리 질을 상향 평준화해야 한다.

 

돌봄은 더 이상 가족만의 책임이 아니다. 모든 아동의 돌봄기본권 보장을 위하여 공공은 더 미루지 말고 시급하고 책임 있게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때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동의 생존권과 발달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고, 공급자나 양육자가 아니라 정책당사자인 아동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그게 UN아동권리협약 비준 30년을 넘긴 한국사회에 요구되는 아동돌봄을 대하는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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