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공공연대 연속 라운드 테이블] ②돌봄에는 방학이 없다 – 쉼 없는 노인돌봄

우리나라는 1970년부터 2018년까지 약 50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는 고령 인구가 14%가 넘는 고령사회에 살고 있고, 2026년에는 고령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다보니 노인돌봄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인돌봄과 요양은 오래전부터 경제, 비용의 논리를 앞세워 대부분이 집단 시설화 되고, 대상자들의 선택권을 앞세워 시장의 99%를 민간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시설에서 이루어지는 돌봄 서비스의 질, 노동자의 처우에 대한 관리감독은 여전히 미흡합니다. 그 결과 현재 노인요양서비스의 질은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존엄한 노후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현실입니다. 

부모가 돌봄이 필요한 경우, 가족들은 돌봄을 위해 본인들의 일상을 포기하거나 부모를 시설로 보내는 두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집단 수용시설의 문제가 낱낱이 드러나며 돌봄 대상자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지만,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노인들이 거주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실제 정책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식과 배우자는 평생 쉼 없는 돌봄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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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17. 수요일 오전 10시, 연속 라운드테이블 돌봄에는 방학이 없다② 쉼 없는 노인돌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사진=참여연대>

돌봄 대상자들의 존엄한 노후를 위한, 가족들이 돌봄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돌봄 공공성 강화와 돌봄권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는 돌봄을 하는 가족과 노동자, 전문가들이 한 데 모여 노인 돌봄의 현실을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주요내용

1) 가정 내에서 돌봄은 어떻게 하고 있나?

  • 정경은(재가요양수급자 가족)
    뇌출혈로 쓰러진 어머니를 돌보고 있고, 현재 재가요양서비스를 받고 있음. 처음 어머니가 장기요양보험 1등급 판정을 받고 요양서비스를 알아보던 중 장기요양보험제도가 민간에 맡겨져 관리감독이 부재하다는 문제점을 알게 됨. 그래서 문제가 많은 민간시설보다 사회서비스원에서 운영하는 곳에서의 서비스 제공을 원했으나 찾기 어려워, 결국 성북구에서 평가 1등급을 받았다는 방문요양센터에서 서비스를 받게 되었음. 그러나 요양보호사와 센터간 인건비 관련해서 갈등이 있었고, 서비스 받던 중 학대 정황이 발생해 서비스를 중단했음. 현재는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기관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음. 요양서비스 이외의 시간은 5명의 자녀들이 번갈아가며 돌보고 있고, 특히 미혼의 두 딸이 중심이 되고 있는 상황임. 
    서비스를 받기 위해 요양기관과 계약할 때, 서비스 제공 기간(시간제, 한달제 등), 계약 시점 등 모든 선택권이 기관에 있었음. 이용자가 가격, 접근성, 서비스 등 욕구에 충족하는 서비스를 찾거나 선택하기 어려움. 결국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찾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노력이 필요함.
     

  • 조기현(영케어러)
    아버지가 20살에 쓰러지셨고 한부모가정이었기에 혼자 아버지를 전적으로 돌봐야 했음. 아버지가 쓰러지셨을 당시 인지저하가 계속되는 상태여서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했고, 돌봄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일하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가구소득기준을 넘어 의료급여를 받을 수 없었음. 번 돈은 모두 돌봄에 사용했고 남들처럼 무언가를 배울 돈도 시간도 없었음. 
    영케어러들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음. 제도를 스스로 찾아봐야하다보니 치료가 용이한 초기가 지나 증상이 악화된 후 발견하는 경우도 많음. 어린 나이에 돌봄 상황에 처한 청소년들은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함. 국가에서 제공하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보편적으로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함. 모든 사람들이 돌봄상에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함. 
    우리 사회 통념상 시설에 들어가는 것이 안좋은 결말처럼 이야기되지만, 보호자인 나는 아버지가 요양병원에 들어가고 나서야 숨통이 트이게 되었고 아버지는 오히려 요양병원에 들어간 후 아들 이외의 사람들과도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음. 이 관계를 어떻게 지역 사회 안에서 형성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됨.

  • 최혜지(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영케어러는 돌봄 뿐만 아니라 본인의 발달이라는 과업을 가지고 있음. 주 부양자로 기능해야 하는 사람이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가구 전체가 빈곤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고, 본인의 과업이 좌절되는 어려움에 맞닥뜨리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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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현 영케어러 <사진=참여연대>

2)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무엇이고 재가와 시설요양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요양보호사들의 처우에도 차이가 있는가?

  • 김정아(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국장)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65세 이상의 노인 본인이나 가족이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음. 총 5개의 등급 중 몸이 많이 불편하신 분들이 1, 2등급과 시설급여등급을 받으시고 가정 내 일상지원과 운동치료가 필요한 분들이 3, 4등급과 치매등급을 받으시게 됨. 3, 4등급 어르신들이 주로 재가서비스를 받게 되는데, 치매의 경우는 시설과 재가를 병행하는 주야간보호센터를 이용하시기도 함. 3, 4등급의 어르신은 가정 내 일상 지원이 주된 서비스이고, 1, 2등급 어르신이 입소하는 시설의 경우 대부분 와상이기 때문에 기저귀나 전신목욕 등의 케어가 훨씬 많이 제공되는 차이가 있음. 
    시설과 재가 요양보호사 업무의 차이 : 재가서비스는 이용자의 욕구가 가장 먼저 충족이 되어야 함. 기관차원에서는 이용자가 수익원이기 때문에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용자에게 맞춰야 함. 그래서 집안일 등 요양서비스 범위에서 벗어난 업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임. 시설의 경우 8시간 3교대로 업무의 기본 틀이 짜여져 있음. 비록 급여가 매우 과소하게 책정이 되어 최저임금 수준임.  
    민간과 국공립 시설의 차이는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하느냐의 차이임. 국공립 시설은 영리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요양보호사의 처우가 그나마 낫고 고용도 보장되는 편임. 민간기관에서는 수급자 인원에 비례한 급여 중심으로 운영 되다 보니 인원을 충분히 채용하거나 배치하지 못하는 문제, 요양보호사들이 산재를 인정받지 못하고 병가제도를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 예를 들어 일을 못하겠다고 하면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상황임.
     

  • 전지현(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사무처장)
    시설은 노인생활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에 한 방에 3~4명의 어르신들이 생활하게 되고, 일정부분 자유가 있기도 함. 흔히 요양원에 어르신을 모시면 불효한다는 인식이 크지만 시설은 요양보호사들이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생활공간을 청소하는 등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해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함. 재가의 경우 평균 하루 4시간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려운 구조임.
    재가요양보호사들에게 주어지는 3시간은 매우 타이트한 시간임. 이용자들의 여러 욕구를 수용하다 보면 내 업무를 딱 잘라서 할 수 없음. 실제로 재가요양보호사와 어르신의 갈등이 큼. 반면 시설의 경우는 출퇴근이 명확하고 혼자가 아니라 여러 요양보호사들이 같이 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측면이 있음. 
    요양보호사들의 낮은 급여와 노동환경도 물론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임. 요양보호사들은 관절염 등 근골계질환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오래 돌본 어르신이 돌아가셨을 때의 상실감 등 정신적 부분에서도 크게 영향을 받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는 상황임.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경우 진단받기가 어렵고, 이런 트라우마는 쉽게 산재 인정이 되지 않음. 이렇게 자신을 보살피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쉴 수 없는 환경이라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음.
     

  • 최혜지(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재가와 시설의 서비스 : 동일한 제도이지만 서비스 양의 차이가 큼. 시설의 경우 24시간 돌봄이 제공되지만 재가의 경우 하루 4시간 이상의 서비스 제공이 어려움. 나머지 20시간은 오롯이 가족들이 감당해야 함. 이것이 개선해야 할 과제임. 요양보호사의 처우 또한 시설이 그나마 조금 나은 상황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양보호사는 근골격계질환 등 신체적, 트라우마 등 정신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방문요양보호사의 경우 물리적, 정신적 위험에 더욱 노출됨. 민간보다 국공립 시설이 좀 더 나은 노동 환경에 있는 것은 맞음. 요양보호사의 고용보험 가입률이 국공립 시설은 100%에 달하지만 민간 시설은 80% 정도에 불과함. 지속적으로 민간과 국공립 요양보호사의 처우가 달라지는 것은 문제임. 우리가 공공성의 확대를 강조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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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국장<사진=참여연대>

3) 보호자의 입장에서 꼭 제공되었으면 하는 돌봄서비스는 무엇인가?

  • 조기현(영케어러)
    돌봄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비용과 고립의 문제임. 이 문제를 달리 이야기할 데가 없고 오로지 혼자 감내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절망스러웠음. 현재는 가족에 대한 심리상담을 수가로 책정해 지원하는 제도가 만들어짐. 이처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안에 보호자의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는 종합적 요양등급 산정 방식을 도입하는 등 가족 돌봄자에 대한 지원을 포함시켜야 함. 또한 돌봄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주었으면 함. 이용자들 또한 돌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함. 
    이용자와 요양보호사는 앙숙이 될 필요가 없는 관계임. 많은 가족보호자들이 블랙컨슈머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안타까움. 이용자 또한 요양보호사들과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싶지만 계속해서 사람이 바뀌다보니 불만이 많아질수밖에 없음. 이용자들이 요양보호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어떻게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고민이 됨.
     

  • 정경은(재가요양수급자 가족)
    가족 중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돌봄을 중심으로 나머지 가족들의 모든 생활이 짜여지게 됨. 너무 힘든 나머지 이번 생은 망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음. 돌봄을 하는 가족들끼리 의견차이가 발생하기도 하고, 가족관계가 틀어지기도 하는 어려움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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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은 재가요양수급자 가족<사진=참여연대>

4)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돌봄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

  • 조기현(영케어러) 
    코로나19의 가장 큰 영향은 고립감이라고 생각함. 많은 보호자들이 우울증을 호소함.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당시 면회가 금지된 것이 큰 위기였음. 간병비는 계속 나가는데 2년동안 만나지 못하게 되니 아버지를 버린 것 같은 죄책감이 들었음. 돌봄 대상자의 입원은 스스로가 아니라 가족이 결정함. 그렇게 아버지를 시설에 보냈는데, 예기치 못하게 면회가 금지되자 아버지를 버렸다는 죄책감이 심하게 들었음. 
    아버지가 급성기 병원으로 이송되던 시기 간병인을 구하게 되었는데, 간병비도 매우 큰 부담으로 다가옴. 간병업체에서 하루 15만 원을 제안했으나 여력이 되지 않아 찾고 찾아 11만 원에 간병인을 구했음. 이 어려운 상황을 공유할 사람이 없었고, 유일하게 위로가 되는 사람이 간병인 뿐이었음. 돌봄을 하다 보니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하는지 생각이 많아짐.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극장에는 방역을 위한 철저한 시스템이 있는 것을 보고 열패감이 들었음. 요양병원에 저 시설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우리나라에서 노년이 얼마나 무시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음.
     

  • 정경은(재가요양수급자 가족)
    요양병원에 계시던 어머니를 집으로 모셨음. 언론에서 요양시설 거주자에게는 코로나 치료제를 보급했다고 했으나 재가는 어떻게 되는지 언급이 없었음. 노인장기요양보험 1, 2등급을 받았지만 재가요양을 이용하는 분들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임. 
    시설과의 서비스 차이가 있다 보니 언제까지 재가요양을 이용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음. 언젠가 시설에 보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듦.
     

  • 최혜지(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돌봄을 더 어렵게 하고, 이용자의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 내기도 함. 가족들이 집에서 돌봄을 하다가 시설로 옮기게 되는 기간은 평균 2년으로, 이 기간은 절대적으로 가족의 돌봄 자원에 따라 달라짐.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시기 요양시설에서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시신을 확인조차 하지 못하고 화장해야 했던 사례가 발생했고, 부모님이 증발해버렸다는 공황의 상황에 처하는 보호자들이 있었음. 요양등급을 판정할 때 보호자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 가족의 상황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은 중요하다는 생각임.
     

  • 김정아(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국장)
    요양병원은 제도적으로 느슨해 시설이나 방역구조가 일반적인 병의원보다 열악함.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서울시나 정부에 초기부터 대응매뉴얼을 만들어달라고 이야기 했음. 그러나 여전히 감염이 발생하면 그냥 문을 닫고 있음. 감염병 상황 초기에는 방역물품도 현저히 부족했었음. 원래는 방역복을 입고 한명을 케어하고 벗고 다른 방역복 입고 케어하고 해야하는데 혼자 7명의 환자를 돌보는 상황에서 그러기 쉽지 않았고 감염 확산을 일으켰음. 올 초 오미크론 확산 당시 울산의 한 시설에서는 이용자와 종사자 전원이 100% 감염이 된 경우가 있었음. 코로나에 감염된 요양보호사가 코로나에 걸린 어르신을 케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함. 이런 상황에서도 지자체나 정부는 어떠한 지원도 해주지 않았음. 사실 방역물품이나 매뉴얼보다 중요한 것은 인력 확충임.
    코로나19 초기 도봉구의 코호트격리 된 시설에서 16일을 쉬지 않고 일을 한 요양보호사들이 있었음. 그러나 이들에 대한 수당지급 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 현재는 급여나 추가수당을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충분치 않음. 중요한 것은 인력이며, 노인 돌봄에 대한 국가 지원을 늘려야 함. 그나마 시설은 일을 못하는 상황에서도 급여가 발생하는데 재가요양보호사는 일을 하지 않으면 급여가 발생하지 않음.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을 우려한 센터와 이용자들이 방문요양보호사들의 출근을 중단시켰고, 이는 재가요양보호사들에 대한 생계 위협으로 다가왔지만 대책은 전무했음.
     

  • 전지현(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사무처장)
    감염병 위기 상황이 3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개인에 대한 통제, 규제 이외의 대책은 나오지 않음. 재가요양보호사가 확진되는 경우 이용자가 오지 말라고 하거나, 해고되기도 함.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고 시설이 문을 닫으며 가족들과 나누어 감당하던 어르신의 스트레스를 오롯이 요양보호사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음. 어르신들이 갇혀있으니 폭력성이 나타나는 등 요양보호사의 피로도가 굉장히 높음.
    현재는 확진자가 발생하면 건물을 통채로 폐쇄하기 보다는 층간 코호트 격리를 하는데, 예를 들어 6층에 어르신들이 있으면 요양보호사들에게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게 함. 그러다보니 하지정맥류나 관절염 등의 질환이 발생하기도 함. 요양보호사들에게 대중교통을 이용 못하게 하고 사적모임을 금지하는 등 사생활을 포기하게끔 함에도 제대로 된 보상이나 지원이 없다보니 대다수의 요양보호사들이 현장을 떠나고, 6-70대의 요양보호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 젊은 층이 일을 할 동력이 사라진 것임. 이렇게 피로도가 높은 곳에서 근무하게 되면 병이 안 날 수가 없음. 관리자들은 코로나 걸리면 쉬지만 요양보호사들은 쉬지 못함. 게다가 정부의 지침이 확진된 요양보호사들이 3일 뒤에는 일할 수 있도록 하게끔 바뀌었음. 이 지침 때문에 코로나에 걸려도 근무한 요양보호사들이 많음. 허술한 규제와 통제가 아니라 함께 갈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함.
     

  • 최혜지(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노인의 경우 돌봄과 의료가 필요한 상황이 연속적으로 발생함. 장기요양과 같은 돌봄제도 뿐만 아니라 간호간병서비스와 같은 병원 내 제도도 같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간병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병원들도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있음. 간병에 대한 부담에서 가족들이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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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사무처장<사진=참여연대>

5) 노인돌봄제도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 조기현(영케어러)
    최근에 길잃은 어르신을 발견해 경찰을 부를 일이 있었음. 경찰이 와서 어르신을 집까지 잘 안내하는 것을 보며 돌봄도 이렇게 제공될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을 했음. 치안은 온전히 국가가 책임지기 때문에 그 가치를 누구도 무시하지 않음. 돌봄도 국가가 책임지게 된다면 가치가 무시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함. 가치가 인정되고 국가책임이 확대되면 가족들도 자발적으로 돌봄을 하게 될 것임.
     

  • 정경은(재가요양수급자 가족)
    일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함. 재가가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초고령화 사회에서 요양보호사의 처우가 이렇게 낮다면 유효기간이 10년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함. 현재 요양보호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60대 여성의 평균 학력은 중졸임. 10년 뒤 60대 여성의 평균 학력은 고졸이 될 것임. 이 정도 대우의 일자리를 과연 일하려 할 것인가? 그리고 만약 돈을 아주 많이 준다고 해도 이 일자리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해결책은 제도가 바뀌어야 함. 당장 눈 앞의 낮은 임금과 같은 문제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계획을 짜야 함.
     

  • 김정아(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국장)
    돌봄의 국가책임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함. 우리나라의 복지 제도는 사람이 존엄성을 누리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지 않고 하자에 초점이 맞춰져있음. 이에 공공운수노조는 국가책임을 주된 주장으로 적정 인력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 현재 지역 별로 돌봄을 하겠다는 지역사회통합돌봄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단일 지자체가 시설과 이용자를 총괄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듦. 지역사회통합돌봄은 의료중심의 민간병원 키우기 식 돌봄이 아니라 지자체가 어떻게 하면 관리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함. 앞으로도 현장과 함께 돌봄의 국가책임 강화를 위해 투쟁할 것임.
     

  • 전지현(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사무처장)
    제도를 설계할 때 이용하는 사람과 현장의 목소리가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임. 처음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만들어 질 때는 매우 부족했으니 지금은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제도를 설계했으면 함. 현재 운영되는 땜빵식 제도 속에서 이용자나 노동자, 보호자 모두가 고통받고 있음. 많은 사람들이 노인돌봄에 엮여있기 때문에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함. 전문가, 이용자, 노동자가 함께 개선하는 시스템을 그려나갔으면 좋겠음.
     

  • 최혜지(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꽉 막힌 고구마같은 현재 상황을 시원하게 뚫어줄 사이다는 국가책임 강화임. 우리가 자고 있는 상황에서도 돌아가는 치안시스템처럼 우리가 쉬는 상황에서도 돌아가는 돌봄체계가 필요함. 현재 지자체라는 행정체계와 돌봄이 분리가 되어 있는데 앞으로는 지자체 중심의, 지자체가 책임을 지는 돌봄을 구상해볼 수 있을 것임. 제도를 설계할 때 이용자나 서비스제공자가 분열하지 않고 함께 정책설계자로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임. 또한, 돌보는 자들을 돌보고 돌보는 자들을 제대로 대우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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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사진=참여연대>

개요

제목 돌봄공공연대 연속 라운드테이블 돌봄에는 방학이 없다 ② 쉼 없는 노인돌봄

일시 8/17(수) 오전 10시

장소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주최 돌봄 공공성 확보와 돌봄권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

프로그램

사회 최혜지(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패널

정경은 장기요양 제도 수혜자 가족

조기현 작가, 영케어러

김정아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국장

전지현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조 사무처장

문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02-723-5056 welfare@pspd.org

 

돌봄공공연대 연속라운드테이블② 쉼없는 노인돌봄 포스터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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