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복지예산 2022-12-27   686

[논평] ‘23년 사회안전망 예산, 다면적 위기 대응에 역부족

정부안 보완없이 민생안위 철저히 외면한 거대양당
책임 방기한 국회, 추경에서 사회안전망 예산 대폭 증액해야

최근(12/24) 국회에서 2023년도 예산안이 통과되었다. 감염병 재난에 이어 경제위기까지 더해진 복합적 위기 상황에서 돌봄, 소득 등의 위기가 가시적으로 드러났으나 턱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편성된 정부안이 국회에서 충분히 보완되지 못한채 처리되었다. 노인일자리사업 등 일부 예산이 증액되긴 했으나 삭감된 돌봄, 의료 공공성 강화 관련 예산과 취약계층 지원 사업은 거의 조정되지 않았다. 반면, 사업의 타당성 검증이 어려운 의료산업화 사업 일부는 증액되었고, 지역간 차별없이 시행되어야 하는 일부 복지사업이 충분한 논의도 없이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로 이전된 사안도 시정되지 않았다. 현재의 상황에 대한 진단도 없고, 미래의 문제에 대한 대안도 부재한 예산으로 복합적 위기에 놓인 서민, 노동자, 취약계층의 위태로운 삶을 어떻게 보호하겠단 말인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재벌대기업과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느라 혈안이 되어 민생 안위는 철저히 외면한 국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거대양당은 자신들의 책임을 방기한 과오를 인정하고, 추경에서 사회안전망 강화 예산을 대폭 증액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피폐해진 서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사회안전망 정책 시행과 이를 위한 재정을 투여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의무지출 정도의 예산만 확대했을 뿐, 공공성 강화, 취약계층 대상 지원 예산은 예년수준으로 편성하거나 되레 삭감했다. 그런데도 국회는 이에 대한 충분한 토론 없이 매우 한정된 수준에서 논의했고, 종국에는 거대양당이 밀실에서 예산을 조정했다. 돌봄서비스 예산의 경우, 정부는 민간중심의 사회서비스를 강조하는 기조하에 돌봄공공인프라 확충 예산을 삭감했다. 국공립어린이집 관련 예산이 삭감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공노인요양시설이 전체의 1-3%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예산은 감액되었다. 반면 공적돌봄 대신 가정내 돌봄 지원을 확대하는 예산을 증액했다. 이렇듯 정부가 시대역행적이며 돌봄에 대한 국가책임은 내팽개친 예산을 제시했음에도 국회는 공적돌봄 강화를 위한 예산을 전혀 조정하지 않았다. 고질적인 돌봄 서비스 질 저하와 돌봄노동자 처우 문제는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의료 공공성 강화 예산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사회적으로 의료공공성이 강조되었지만 국회는 이익집단의 반발 등으로 정치적 우선순위에서 배제했다.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사업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일부 인상 되었으나 전년도 수준에 미치지 못하며, 취약계층과 의료취약지역을 위한 공공의료 관련 예산은 정부안 그대로 통과되어 의료 불평등 문제의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예상과 다르지 않게 건강보험 국고지원도 법정지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결정되었다. 반면 의료 산업화 예산 중 국회에서도 문제적 예산으로 매년 지적되는 글로벌 화장품 육성 인프라 구축 사업이 증액되었고, 타당성 검증이 어려운 돌봄로봇 R&D사업 등은 근거도 없이 정부안보다 더 많은 예산이 편성되었다.

정부는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기준중위소득을 대폭 인상했다고 밝혔지만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을 고려할 때, 수급자의 실질적 소득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긴급복지지원은 전년과 비슷하고, 자활사업은 삭감되어 취약계층의 삶을 보호하기 매우 어렵다. 그러나 국회는 빈곤의 문제를 주요안건으로 놓고 이를 조정하지 않았다. 올해에도 생계를 비관한 죽음이 반복되었지만 국회는 예산 논의과정에서 이를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돌봄과 의료 관련 사업 일부를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로 이관했다. 지역지원계정은 지역격차나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나 이관된 사업은 보편적으로 차별없이 추진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회계 목적 상 부합하지 않고, 안정적 복지서비스 제공이 불투명해질 수 있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도 결국 국회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무책임하게 처리했다. 복지서비스는 시민들의 삶의 질과 연결되기 때문에 회계 이관은 신중히 처리했어야 했지만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안일하게 처리한 국회의 태도는 비판받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하지만 여전히 공공사회복지지출은 OECD 국가 평균에 절반정도 밖에 되지 않으며, 조세부담률도 매우 낮다. 전형적인 저부담 저복지 국가로, 다면적 위기 속에서 서민들의 삶을 지탱해 줄 사회안전망이 매우 빈약할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는 위기에서 재정을 확대하고, 복지를 강화하는 등 국가 귀환의 시대적 방향으로 가고있으나 우리나라는 역으로 긴축재정 기조를 강조하며 복지지출을 통제하고, 자산가들이 응능부담해야 할 세금을 깎아주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매우 잘못된 방향이다. 참여연대는 정부의 복지축소와 민영화 기조를 견제하지 않고 턱없이 부족한 민생복지예산을 처리한 국회를 규탄하며, 추경 등을 통해 이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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