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일반(sw) 2023-03-29   2331

[논평] 현실과 동떨어진 윤정부 공허한 저출산ㆍ고령사회 정책

사회혁신 전망 없이 선언적 과제 한가득ㆍ정책 미세조정 치중

성평등 접근ㆍ철학 부재, 노동시간 단축 등 근본적 방안 시급

어제(3/28) 윤석열 정부는 「저출산ㆍ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 방향」을 내놓았다. 윤 정부는 그간의 저출산ㆍ고령사회 대응 정책을 불명확한 목표 설정, 실수요자 요구 반영이 부족한 정책으로 평가하며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과학적 근거와 정책추진 평가를 통해 저출산 관련성, 효과성, 정책 요구도를 고려해 국민이 체감하는 과제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정부의 이번 저출산 정책 추진 방향을 자세히 살펴보면 ‘결혼ㆍ출산ㆍ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이라는 목표 또한 여전히 추상적이며, 정책 내용도 노동시간 단축, 불평등 해소 등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문제 해결 방안은 부재한 채 기존에 발표된 정책의 미세한 조정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령사회 정책도 마찬가지로 이행 계획 없이 선언적인 정책과 공허한 목표만이 나열되어 있고, 공공의 책임성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수준의 정책으로 가속화되는 저출산ㆍ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없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의 안일한 정책 설계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보다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저출산ㆍ고령사회 대응 정책 마련을 촉구한다.

정부는 저출산 심화의 중요한 원인으로 일과 육아 병행 어려움과 고용 불안, 경제적 여건을 꼽았다. 불안정하고 장시간 노동 환경이 저출산을 야기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 제시는커녕 노동시장을 개혁하겠다며 주당 최장 69시간(주 7일 기준 80.5시간) 노동시간 개편안을 발표했다. 진정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또한 사회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필수적인 돌봄 노동자의 처우 개선 계획도 확인할 수 없다. 노동 환경 개선과 노동시장과의 정합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양육 지원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지난 정부 시기에 발표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 주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한 성평등의 의제가 이번 발표에서 사라진 점도 주목해야 한다.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초저출생이라는 심각한 인구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사회적인 성평등의 실현이 필수적이라는 데에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발표된 과제와 추진 방향에 성평등이라는 단어는 단 한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제시된 일부 정책 과제들의 경우 성평등 사회 구현이라는 큰 틀의 합의에 기반한 접근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책의 미시적 조정에 집중할 뿐 성평등 사회의 구현이라는 더 큰 사회적 문제 해결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저출산 정책에 이어 고령사회 정책도 부실하기 그지 없다. OECD국가 중 압도적 1위를 달리는 노인빈곤율 문제는 일절 언급도 없이 기존 정책을 살짝 다듬어 내놓았을 뿐이다. 재가돌봄서비스 확충과 의료ㆍ돌봄 공급의 지역 격차 해소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정부가 지역사회통합돌봄 시범사업 예산을 축소해놓고 어떻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재고용ㆍ정년 연장 등 계속고용 제도를 논의할 필요는 있지만, 현재 법적으로 정년제도 운영현황 제출 의무가 300명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는 안정적인 대기업 노동자에게만 해당될 뿐 불안정 노동자, 특히 여성 노동자는 혜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노인 연령 상향 조정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하지만 노인 기준연령은 기초연금 등 다양한 노인복지서비스 대상자 연령에 연동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는 노인복지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불명예스럽게도 10년 동안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고령화 비율 연평균 증가율은 OECD에서 가장 빠르다.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저출산ㆍ고령사회 문제 대응을 위한 혁신적 개혁 방안도, 거시적인 방향성도 제시하지도 못했다.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철학으로 설계된 제도들이 도리어 만연한 불평등을 심화할 여지가 농후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책이 수요 부분에 과잉규정되어 공급에 대한 정책 개입 방안이나 공공성 제고 방안은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문제이다. 또, 윤석열 정부가 가지고 있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복지 예산 축소 기조와도 모순되는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 없이 선언적이기만 한 정책들에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보다 거시적이고 성평등한 관점에서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를 바라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곧장 인구 소멸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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