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빈곤정책 2003-08-05   341

복지부 ‘긴급보호대책’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의지의 결핍인가, 무능력의 소산인가? 정부는 범부처적 ‘신빈곤층 종합대책’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1. ‘사회적 타살’이라고 표현되는 생계형 자살이 연일 이어지자 마침내 침묵을 지키던 보건복지부가 8월 4일 ‘극빈층 긴급보호대책’을 발표하였다. 그 주요 내용을 보면, 긴급생계급여의 실시, 건강보험 지원대책 및 의료급여 편입, 차상위계층에 대한 조사 및 보호 등이다.

2. 우리는 이 대응책을 접하면서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그 동안 드러난 생계형 자살들은 현재 우리나라 빈곤계층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며, 나아가 사회안전망과 노동시장구조가 얼마나 취약한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들이다. 그런데 정부가 밝힌 대응책이라곤 고작 1~2개월 동안 14만원~41만원을 지급하는 미봉책이며, 당연히 해야할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를 수급자로 선정하겠다는 내용에 불과하다.

3. 정부의 이번 발표는 문제의 본질을 전혀 보지 못한 미봉책이며, 새삼 논평할 가치조차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번 대응책이 마치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는 듯이 포장하고 있다. 복지부가 발표한 긴급구호는 이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명시된 조치이며, 차상위계층에 대한 일제조사도 법률상 매년 수행하도록 명시되어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던 내용이다. 게다가 차상위계층에 대한 지원을 민간모금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떠넘겨 정부의 책임을 스스로 방기하고 있다.

4. 도대체 정부는 국민들의 극단적인 ‘생의 포기’를 통한 저항에 대하여 책임을 느끼고 있는가. 우리 4개 사회단체는 지난 7월 31일 공동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차제에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그러나 실행력 있는 신빈곤종합대책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천명하고자 한다. 특히 다음의 대응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 차상위계층을 포함한 빈곤계층에 대한 부분급여 실시, 수급권자 선정 기준 현실화 등 국민기초생활보장법령의 개정을 통한 빈곤층의 적극적 생활보장책 마련

– 빈곤가정, 한부모가정의 아동양육을 포함하여 장애인, 노인 등의 부양 부담을 완화하는 가정지원책 마련

–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보험료 지원대책 실시

– 최저임금제의 현실화를 비롯하여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 보장 및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통한 근본적인 노동계층의 자립 자활 대책 제시

5. 또한, 빈곤대책에서 핵심적인 것이 재원 마련이다. 이 모든 정책들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는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내년 예산의 편성 기조를 바꾸어 사회안전망 내실화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국방비 5조는 손쉽게 증액하면서도, 복지예산 확대에는 이토록 복지부동인가? 게다가 한나라당의 법인세 인하 공세를 용인하는 듯한 정부와 청와대의 최근 태도는 오히려 재원을 줄이는 방향으로까지 가고 있다. 정부는 보건복지부만이 아니라, 노동부, 교육부, 행자부, 재정경제부 및 기획예산처 등 관련부처들간의 범부처적 협력과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6. 오늘도 행해지는 ‘사회적 타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는 우리 사회단체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에 이르고 있음을 밝힌다. 자신의 생활고를 탓하며 마침내 생을 포기한 영령들에 대해 뒤늦게나마 정부가 행할 수 있는 정책이 고작 이 수준인가? 정부는 빈곤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정말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이에 대응할 능력을 이미 상실한 것인가?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이러한 후진적인 비극과 정부의 책임 방기가 되풀이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끝.

2003. 8. 5

민주노총 참여연대 한국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

사회복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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