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빈곤정책 2011-11-04   2397

[논평]”가족이 부양할 수 없을 경우, 국가가 나서야 한다

“가족이 부양할 수 없을 경우, 국가가 나서야 한다”

부양 기피시 수급권 폭넓게 인정한 대법원 판결 환영

국회와 정부는 부양의무제 폐지에 적극나서야
 

지난 30일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는 “부양의무자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서 제외한 처분은 부당하다”며 60대 권 모씨가 대구 달서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대구고등법원이 “부양능력 있는 부양의무자가 명백히 부양을 기피하거나 거부하는 경우,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자로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수급권자 요건에 해당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한 것에 대하여 달서구청장이 제기한 상고를 “원심판결이 정당하다”며 기각하였다.

 

이번 판결은 ‘부양의무가 기본적으로 가족에게 있지만 가족으로부터 실제 부양받지 못하는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이 있는 수급권자에 대하여 국가가 기초보장급여를 실시하여야 하고, 부양능력 있는 부양의무자에 대하여는 필요에 따라 사후 보장비용을 징수하여야 한다‘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취지와 정신을 사법적으로 확인하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교수)는 부양의무자의 부양기피시 수급권을 정면으로 인정한 이번 판결을 환영하며 차제에 국회와 정부는 빈곤층 사각지대를 양산하고 있는 ‘부양의무제’를 폐지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권자는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자로서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자’로 규정되어 있다. 권 씨의 경우, 지난 4월 수급신청 당시 소득인정액은 최저생계비 이하였지만,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장남)가 있어 수급신청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조사결과 장남은 경제적 및 감정적인 문제로 부양을 거부․기피하는 사실이 인정되었고 재판부는 법에 따른 수급권자가 되기 위한 요건인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을 받을 수 없는 경우’를 충족한다고 해석했다.

 

이는 실제로 부양의무자들에게 부양받지 못하고 있는 수급권자들이 급여를 신청하는 경우 일선 전담공무원들이나 일부 하급심 법원에서 법령의 근거없이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 안내』상의 지침에 의거하여 부양거부․기피의 경우를 협소하고 자의적으로 적용했던 기존 관행에 제동을 건 것으로 수급권자의 정당한 수급권을 부인하는 일부 하급심 법원의 잘못된 법령 해석․적용을 전면적으로 시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번 대법원에서 확정된 대구고등법원의 판결에 따라 현 정부가 ‘부양을 거부․기피하는 경우’를 자의적으로 좁게 규정하고 있는 현행 지침을 즉시 폐지하고, 실제 부양을 받지 못하는 수급권자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급여를 실시하는 방향으로 기초보장 실무를 개선․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실제 부양받지 못하는 수급자들에게 공제하고 있는 간주부양비 역시 모두 취소하고 공제 이전의 현금급여액을 전액 지급하여야 한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부와 여당은 말로만 ‘친서민’, ‘서민생활 안정’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는 데 필요한 기초생활보장 예산부터 2012년도 예산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지난달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를 통해 종전의 부양의무자 소득기준을 일부 완화한다고 밝혔으나 100만 명에 달하는 비수급빈곤층을 보호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차제에 국회와 정부는 수급자 선정시 부양의무자 기준폐지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참여연대를 비롯한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은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임에도 수급을 받지 못하는 100만 명의 사각지대의 원인으로 ‘부양의무자 제도’를 지적하고, 이를 폐지할 것을 촉구해 왔으며 이미 국회에는 여․야를 불문하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법안이 상정되어 있다.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거나 ‘국민여론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유가 되지 못한다. 또한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도 더 이상 핑계가 될 수 없다. 대법원 판결이 보여주듯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의무를 강조하는 것은 정당하고 상식적인 국민의 요구이기 때문이다. 18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국가의 의무를 다하는 국회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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