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3 2003-05-02   967

장애인 중심 노동조합의 건강권 투쟁

오픈에스이 지부의 도전

지난 2002년 2월 노동조합을 설립한 서울경인사무서비스노동조합 오픈에스이지부는 노동조합 최초로 장애인 노동자들이 중심이 된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을 설립한 해인 2002년 4월에 노동조합을 사측에 공개하면서 단협투쟁에 들어갔다. 4월부터 시작된 단협투쟁의 성과로 10월에 설립후 최초의 단협을 체결하였다. 올해 2003년에는 DB업계에서는 최초로 근골격계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건강권투쟁 경과내용

오픈에스이는 2001년 2월에 설립한 회사로서 DB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60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는데 장애인은 30명 정도이다. 이중 25명의 장애노동자가 조합원이다. 현장 노동자의 대부분이 계약직이며 장애노동자이다. 서사노 오픈에스이 지부와 민중의료연합 노동자 건강사업단에서는 지난 5월29일∼6월5일 대부분이 비정규직이고 DB구축이 주업무인 오픈에스이를 모델로 건강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결과 60%가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후 교섭을 통해 사측부담으로 근골격계에 대한 정밀 검진을 실시하기로 합의하여 12월부터 현장 노동자에 대한 직업병 검진을 실시하였다. 32명의 노동자가 검진을 받았으며 이중 14명의 노동자가 2차 정밀 검진 대상으로 나왔다. 이들에 대한 정밀 검진 결과 11명의 노동자가 직업병 질환 유병자로 나왔다. 3월 11일 비정규·장애노동자 건강권쟁취 오픈에스이 근골격계 직업병해결을 위한 공대위를 제안하여 구성했다. 3월 27일 노동강도강화저지와 현장투쟁승리를 위한 전국노동자연대(준) 주최로 ‘사회적 기업’ 오픈에스이, ‘청정기업’ 풀무원 노동조합에서 노동강도 강화 저지와 근골격계 직업병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 투쟁 결의대회를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중앙에서 진행했다. 이 날 오픈에스이 10명의 근골격계 유소견자와 강원도 풀무원사업장 8명 유소견자들이 집단적으로 산재신청을 했다. 이 투쟁이후 오픈에스이는 공대위주체로 영등포 공단 본부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로 4월 2일 전원산재신청 승인이라는 승리를 얻어냈다. 풀무원은 4일 산재요양신청 전원승인을 쟁취했다.

노동조합은 사측에 질환 유병자에 대한 개별적 작업환경개선, 산재로 인한 휴업급여 50% 요구, 노동강도 평가제도 도입, 노동강도에 대한 노조 통제의 권한과 노동강도 약화, 주5일제를 통한 노동시간 단축, 스트레스와 노동강도 강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화 전환 등을 노동자 건강권 요구안으로 제출한 상황이다. 사측은 개별적 작업환경개선으로 의자와 휴게실을 만드는 것만으로 개선노력을 했다고 한다. 근골격계 직업병의 근본적인 원인인 노동강도에 대한 부분은 노동조건개선의 문제이기 때문에 단협갱신시 논의하자며 우리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으며 이에 노조는 임단협과 함께 보충단협으로 직업병대책을 논의 할 것을 제안할 계획이다.

장애노동자의 현황

장애노동자는 450만 장애인중 70% 실업자로 살아가고 있으며 장애인노동자의 실업률은 28.4%로 일반실업률 4.8%의 약 6배가 넘는다. 그나마 고용되있는 장애인들은 월 평균 임금이 77만 9천원정도이며 장애인노동자 중 14.1%가 월 임금 25만원 이하로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는 장애인노동자가 전체의 약 20%가 넘는다. 장애노동자가 최저임금이하로 받더라도 최저임금법에서 적용제외대상으로 분류하고 있어 법적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하다. 단순노무직으로 영세사업장에 주로 고용되어 있으며 일용직과 임시직에 살아가고 있다. 또한 평균 일일 노동시간은 13시간으로 전체 평균 노동시간 11시간보다 2시간 높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이 있어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2%를 의무적으로 고용하게 되어있으나 이마저 지켜지고 있지 않는다. 30대 그룹이 장애인의무고용불이행에 따른 부담금은 연간 3백40억원이나 된다. 삼성의 맹인견(가격이 3천만원)이나 SK의 시각장애인 높이뛰기 선수 TV광고등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으면서 자사 홍보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대중정부는 생산적복지 미명하에 저소득 장애인을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만들었다. 그러나 월 26만원가지고 살수 없다고 죽음을 택한 중증장애인 최옥란열사는 국기법의 기만성을 보여주었다. 세금감면, 항공료, LPG, 통신 등 약 30가지의 혜택 등의 시혜적 떡고물과 자본의 배려와 선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장애인노동의 현실은 장애인노동권리를 보장을 위한 정부와 사회의 책임을 요구하게 된다.

장애인노동자 노동자성 보장해야

그러나 무엇보다도 장애인노동자의 노동자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노동자와 다르지 않듯 장애인노동자가 비장애인노동자와 다르지 않고 모두가 같은 노동자라는 의식이 우선되지 않는 한 장애인노동자들은 무한착취의 대상이 되거나 자본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다. 노동자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주체의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번 오픈에스이 장애노동자의 근골격계 투쟁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장애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되고 투쟁할 때 노동권은 보장받을 수 있다. 장애노동자가 중심이 되어 최초로 노조를 결성한 오픈에스이만의 투쟁이 아닌 전체 장애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하기에 장애인의 노동권쟁취를 위한 장애노동조합건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이다.

오픈에스이 지부의 건강권 투쟁이 가지는 의미는 첫째, 비정규,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사회적으로 알려내고 둘째, 사무직노동자의 건강권투쟁으로 확대시키는 것이다. 세째, 장애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사회화시키는 것이다. 넷째, 03년 노동강도강화저지 투쟁의 시작인 것이다. 오픈에스이 집단요양투쟁을 통해 이윤추구의 무한 경쟁 속에 점점 심해지고 있는 구조조정과 노동강도 강화, 그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의 문제를 밝히는 투쟁을 통하여 노동자의 건강권이 보장받는 사회를 향한 연대투쟁의 장을 만들어 갈 것이다.

문상민 / 서울경인사무서비스노동조합 조직1부장, msmin90@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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