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3 2023-06-01   1445

[기획1] 배리어프리와 유니버설디자인

김경식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이사

‘배리어프리’와 유니버설 디자인은 무엇일까?

‘배리어프리’는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사로, 점자블록, 장애인 화장실 등이 필수적이며 또한, 교통수단에서는‘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한 공간, 승강기의 버튼 위치, 알림장치, 정보 및 통신 시스템에서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또는 수화 서비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있는 웹사이트 등이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창시자는 전문 건축가인 론 메이스(Ron Mace)인데 “유니버설 디자인은 다방면에 적용되어 건축물뿐 아니라 일상 생활용품까지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통합적인 디자인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또 다른 선구자인 페티 무어(Patti Moore)는 노인학을 연구할 목적을 가지고 할머니 복장으로 마을을 돌아다녔는데, 그것을 통해 노인들이 직면하는 제품, 생활환경, 사람들의 노인들에 대한 태도를 경험하고 이를 연구로 진행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유니버설 디자인은 1990년대에 미국에서 시작되었으며, 제품의 개발과정을 통해 장애인과 노인을 포함한 모든 잠재적인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디자인 접근방법이다.

장애인과 배리어프리,장애인과 유니버설디자인

장애인과 ‘배리어프리’ 또는 장애인과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당사자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항으로 여겨져 왔다. 장애당사자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여러 가지 불편함은 장애유형과 장애당사자의 장애특성에 따라 다양하고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나는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의료사고로 비장애인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계단 이용이 가장 두려운 심한 편마비 뇌병변장애를 지닌 장애당사자이기도 하다. 용기를 내어 턱이 높은 계단을 오르다 중심이 무너지면 낙상이 걱정되고 실제로 심심찮게 넘어져 상처를 입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경사로와 턱이 없는 보행환경의 필요성과 고마움을 절감한다.

이렇듯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불편함과 불합리 또는 위험을 사회나 국가차원에서 줄이고 없애고자 하는 하나의 큰 움직임이 바로 ‘배리어프리’의 개념이다. 또한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고 편리성을 고려하여 디자인의 개념으로 제품 등에 적용한 것이‘유니버설 디자인’이다. 

‘배리어프리’는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며, 사회 전반에서 보다 포용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요소로 공공시설 및 일상생활에서  배리어프리’개념의 적용이 보다 널리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요청된다.

비장애인 입장에서의 ‘배리어프리’ 개념의 접목은 어떠한가? ‘배리어프리’는 모든 사람을 위한 개념으로 즉,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 임산부, 어린이 등 다양한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에스컬레이터나 승강기는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경사로는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부부나 연로하신 우리 부모님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접근의 ‘배리어프리’로는 영화나 방송 등의 문화 방면에서도 ‘배리어프리’의 개념이 적용되고 있는데, ‘배리어프리 영화’는 청각장애인 또는 시각장애인 등 장애인들도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영화의 형태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는 영화 대사와 배경음악 등의 음향 정보를 자막이나 수화로 제공하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는 영상 정보를 음성이나 텍스트로 추가로 제공되는 형태이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자막과 음성 트랙을 분리해서 볼 수 있는 ‘오디오 설명’ 기능도 제공되는데 이 기능은 시각장애인들이 영화를 보면서 자막과 음성 정보를 동시에 받아들일 수 없을 때, 대사나 영상 내용을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기능이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보편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 및 상영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리어프리 방송’은 청각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 등 장애인들도 방송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방송으로 이를 위해서는 영상과 음향 정보를 접근 가능한 형태로 전달해야 하는데, 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방송’은 방송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음성 정보를 자막이나 수화로 제공하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방송은 영상 정보를 음성이나 텍스트로 제공된다.

‘배리어프리 방송’과 ‘배리어프리 영화’ 모두 일반적인 방송 및 영화와는 달리 추가적인 기술과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방송사 또는 영화 제작자 등에 ‘배리어프리’ 기술 적용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고 이를 보편화된 개념으로 확산시키는 노력이 요청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보통신 분야에서 ‘배리어프리’ 개념을 반영해 장애인과 노령자를 고려해 따스함을 지닌 ‘배리어프리 기술’ 기반의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고 있는데,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공지능기능을 탑재한 스피커’와 코로나 펜데믹으로 그 이용이 급속히 증가한 ‘키오스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요사이 놀라운 기능과 확장력을 가진 ‘쳇GPT’의 등장으로 더욱더 관심이 높아진 ‘인공지능’을 활용한 ‘배리어프리 기술’이 적용된 분야가 바로 ‘인공지능 스피커’이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음성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 환경에서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콘텐츠 앱 기능을 활용하고 가정 내 모든 스마트 기기를 음성 명령으로 제어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 서비스이다.

국내 3대 이동통신사를 주축으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얼마 전 광고를 통해 그 이해를 더했던 홀몸 어르신의 일상에서 날씨 등 기본 생활정보 제공에서 말벗 서비스, 복약 알림까지 생활 전반에서 유용한 서비스 형태로 그 가치를 발하고 있다.

좀 더 장애인 이용자에게 특화된 서비스 형태에 대해 살펴보면, S사의 경우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해 점자 학습이 가능한 ‘스마트 점자 학습 시스템’을 개발해 전국 맹학교 등에 공급하고 있다.

K사는 신체 기능에 제한이 있거나 보행이 어려워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재가 중증장애인 가구를 대상으로 인공지능 케어서비스 보급에 나서고 있는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 AI 스피커와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동해 중증장애인의 생활공간을 ‘스마트 홈’으로 구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AI 케어 서비스를 구현하는 형태이다. 이를 통해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간단한 음성 명령만으로 조명을 비롯해 선풍기, 가습기, 공기청정기, TV를 비롯한 가전을 직접 제어하고 커튼도 여닫을 수 있으며, 또한 외부인이 방문할 경우, 비밀번호를 노출하거나 현관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원격으로 방문객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줄 수 있다. 위급 상황 시에는 응급시스템과 연계된 서비스를 24시간 받을 수 있다.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대표적인 비대면 무인기기인 ‘키오스크’는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장애인, 노령자 등의 이용 불편은 이미 여러 차례 매스컴을 통해 지적될 만큼 이슈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배리어프리’ 이념을 적용한 ‘키 오스크 시스템’을 소개하자면, 국내 D사의 ‘배리 어프리 키오스크’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편리 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시각장애인들은 음성 안내를 들으며 촉각 디스플레이로 지도 등을 확인 할 수 있으며, ‘전면 인지 센서’를 이용해 아동과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눈높이를 인식해 자동으로 높낮이가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버튼식 키패드’, ‘촉각 디스플레이’는 영어는 물론 다양한 언어로 음성지원도 가능하다. 점자 표지 장치를 이용하면 이미지, 표, 차트 등 의 그래픽을 표시할 수 있는데, 길 안내 지도가 필요한 대중교통과 공항, 공공기관 건물의 인포 메이션 키오스크에서 사용될 수 있다. 이러한 점자 표지 장치는 그간 시각장애인에게 치명적이던 이미지, 표, 차트 등 그림파일 형식을 점자의 형태로 출력할 수 있다는 데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L사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음성인식 및 음성안내가 가능해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고, 이용자의 신장을 자동으로 인식해 ‘키 오스크’ 기기의 높이를 조절함으로써 휠체어 이용자 및 아동의 이용 편리성을 고려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입·출력 장치와 농아인을 위한 ‘수어 아바타’를 동시에 제공함으로 써 복합적인 사용 환경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 

우리가 생활하는 주변을 한번 유심히 살펴보자! 얼마나 많은 제품 및 시스템들이 노인, 임산부, 어린이 등 소위 “상대적 약자”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 또는 설치됐는지를. 그것에 앞서 얼마만큼 많은 제품 및 설치물들이 청각, 시각장애인 혹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갖춰져 있는가를. 이러한 물음에 답을 주는 것이 바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개념이다. ‘배리어프리’와 ‘유니버설 디자인’은 모두 모든 사람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건물, 제품, 정보 등에 적용되고 있는데 제품에서는 유선 리모컨 대신 무선 리모컨을 제공하거나, 제품 설계 시 인체공학적 요소를 고려하여 사용하기 편한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다. 흔히 유니버설 디자인은 “유니버설 디자인 7가지 원칙”으로 설명하곤 하는데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공평한 사용 : 장애인, 노령자뿐만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편리한 사용 조건의 제품)

② 유연한 사용 : 지렛대 형식의 문손잡이의 경우는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개념)

③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용 : 단순하고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그림문자 예; 비상구)

④ 정보의 지각성 : 핸드폰의 단축번호 지정 기능~지적 장애인이나 고령자에게 유용한 기능)

⑤ 오류에 대한 관용성 : 정수기 온수꼭지의 이중 안전장치~오류에 대한 위험을 줄여주는 기능)

⑥ 육체적 노력의 최소화 : 자동차 핸들의 파워 스티어링(power steering) 기능이 좋은 예)

⑦ 접근과 사용에 대한 크기와 공간 : 흔히 사용되는 “여닫이문과 미닫이문의 비교”~미닫이문은 조립하고 사용하는데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을 필요로 하고 또한 휠체어 이용자에게 사용의 편리성을 제공)

이와 같이 공평하고 보편적인 이용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이념은 유럽 등에 전파되면서 ‘Accessibility Design’, ‘Design for all’ 개념, ‘Adaptable Design’, ‘Normalization’ 개념으로 발전됐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접근방법을 포함한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체계가 모든 이에게 안전하고 실용적이며 효과적이면서도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동시에 장애 모델과 사회모델의 점진적이고 완전한 통합을 실현하는 데 이바지할 것은 분명하다.

유니버설 디자인 접근법을 통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상으로는 인지적, 감각적, 이동의 제한성을 지닌 장애인, 고령으로 인해 제한된 감각, 인지능력, 이동성의 제한을 가지게 된 노인층은 물론, 일시적 장애 또는 질병으로 인해 휠체어, 지팡이, 보행보조기, 목발과 같은 이동보조기구를 사용하는 대상자, 키가 작은 사람과 아동, 그 반대로 키가 큰 사람과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 유모차를 이용하는 부모, 임산부, 외국인, 왼손잡이 등 참으로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하겠다. 우리 주변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가장 쉬운 예가 바로 하루에도 수없이 보고 또 직접 이용하는 ‘저상버스’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저상버스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령자, 어린이, 임산부에 이르기까지 그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배리어프리’와 ‘유니버설 디자인’은 그 접근 방법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배리어프리’는 주로 장애인들의 편의성을 고려한 설계를 의미하는데 반해, ‘유니버설 디자인’은 모든 사람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이를 위해서는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우리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제공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을 그 차이로 볼 수 있다.

두 가지 접근방법은 서로 보완적인 면도 찾을 수 있는데, ‘배리어프리’와 ‘유니버설 디자인’을 동시에 함께 고려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포용적인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의 ‘배리어프리’와 ‘유니버설 디자인’을 더욱 확대하고, 그에 대한 인식과 교육을 활발히 진행하여 특정 계층을 위한 특별한 개념이 아닌 편리와 안전을 추구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보편적인 개념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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