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정치’에 주목을

언론학도로서 월간[복지동향]에 대한 소감을 말씀드리는 게 온당할까? 게다가, 솔직히 말씀드려서, 매월 표지에 실린 목차만 보고 슬쩍 넘어가는 주제에 무슨 할 말이 있단 말인가? 스스로 그런 겸양 차원의 의구심을 갖다가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아무리 월간[복지동향]이 복지 분야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지라지만 일단 매품(賣品)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매체인 만큼 언론학도로서 매체적 관점에서 한 말씀 드려야겠다.

우선 이 매체의 발간 아이디어에 대해 감탄했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일부 몰지각하고 음흉한 세력의 선동으로 인해 ‘복지’라는 단어 자체가 모욕받는 경향이 없지 않은 우리사회에서 사회복지와 관련된 정보를 수록하는 것에 주력하는 매체를 자립적으로 발간한다는 건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다.

이왕 그렇게 괘거를 이룩한 마당에 한걸음 더 나아가 또 다른 쾌거를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복지동향]은 학술적 성격이 강한 매체이지만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나오는 매체임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해 ‘실천’을 소홀히 해선 안된다는 걸 의미한다. 실천은 대부분 사람의 문제이며 특히 사회복지에 관한 한 더욱 그렇다. 그런데, [복지동향]엔 이론과 정책대안만 무성할 뿐 사람이 없다. 사회복지를 둘러싼 ‘갈등의 정치’에 지면을 할애해주시길 바란다.

우리 실정에선 사회복지학자들은 정치학자들의 빰을 서너대 갈길 수 있어야 한다. 사회복지만큼 정치적인 이슈가 또 있을까? 사회복지를 능멸하는 발언을 눈하나 깜짝 않고 내뱉는 일부 언론과 유명 인사들, 그리고 그들의 후원 세력을 비판하면서 논쟁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잡지 파는 데에 도움이 되어서가 아니다. 그건 주도적인 의제설정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런 일은 학술적인 작업이 아니라거나 점잖은 학자가 할 일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발뺌을 해선 안된다. 사회복지학이 사회복지학자들을 위해 있는 게 아니질 않는가. 정열과 투쟁 의욕이 조금은 더 감도는 [복지동향]을 보고싶다.


강준만 /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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