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2 2002-01-15   405

2002년 실업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

실업자 운동으로의 도전

지난해 12월 한겨레 신문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 선택 기준으로 57.5%가 서민생계안정을 꼽았다. 이는 그만큼 정부의 서민생계대책, 즉 사회복지정책이 부족했고 서민들의 생계가 어려웠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2000년 10월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실시되고 실업자를 지원하는 정부의 고용안정센터가 확충되는(1998년 99개에서 2000년 126개로 증가) 등 실업빈곤층을 위한 사업은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민생계대책은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문제이다. 이는 절대적으로 그간 우리나라 사회복지 정책이 부족했다는 것이며 또한 제도가 마련되어도 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여러 가지 문제로 실제 서민층의 복지향상에는 미흡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2001년 민간단체들은 이러한 정부의 부족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여 실업빈곤층을 지원하고 정부 제도의 개선을 위하여 제안하고 투쟁하였다. 이러한 민간단체의 활동을 돌아보고 2002년 민간단체의 실업운동의 방향을 살펴본다.

□ 2001년 민간단체의 활동

민간단체들은 실업 및 빈곤층을 위한 생활안정 지원사업과 취업알선, 일자리 창출을 통하여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 등을 수행하였으며 실업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개선 투쟁을 전개하였다.

민간단체의 주요 활동으로 첫째, 생계지원과 취업알선 지원사업을 들 수 있다. 30여개 건설무료취업알선센터를 비롯한 전국 100여개 민간단체들은 상담활동을 통하여 실업빈곤층에 생계비와 의료비, 주거비를 지원하고 취업알선을 지원하였다. 30개의 건설무료취업알선센타의 경우, 1999년∼2001년 기간 연인원 130만명(공공근로 사업 포함)에 달하는 취업알선 실적을 보이고 있다. 기타 민간단체에서도 건설일용, 가사도우미, 청소, 식당 등의 일용직 일자리에 대한 취업알선을 하고 있다.

둘째,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을 들 수 있다. 실업 빈곤층에서도 장기실업자에게 가장 큰 복지정책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민간단체들은 민간위탁 공공근로 사업을 통하여 중장년 실업자층에 일자리를 제공하여 온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사회적 일자리의 창출의 전형을 모색하여 왔다. 공익성이 인정되는 간병인 사업, 집수리사업 등은 점차 확대되어 왔으며 지역별 사업단 전국적 사업단을 구성하며 사업의 효율성과 제도적 지원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셋째, 제 사회단체들이 연대하여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투쟁을 전개하였다. 나이에 상관없이 어려운 국민의 최저생계를 국가가 보장한다는 취지로 출발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시행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참여연대, 전실연, 한국빈곤상담연구소 등 단체들이 '최저생계보장과 복지기본권 확보를 위한 캠페인단을 구성하여 10월∼11월 릴레이집회, 항의서한보내기, 부당하게 수급권자가 되지 못한 사례를 모아 보건복지부에 전달하기, 중앙생활보장위원회 회의 시기 항의집회 및 일인릴레이집회 등을 개최하였다. 이어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농성단'을 구성하여 12월 초 명동성당에서 농성투쟁을 전개하였다.

민간 실업운동의 활동 평가

2001년 민간단체의 실업운동은 정부의 부족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는 민간사회안전망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알린 시기였다. 실업률의 저하에도 불구하고 장기실업자와 이에 따른 저소득 빈곤층은 꾸준히 증가하는데 이들은 정부의 취업알선지원에서도,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민간단체의 취업알선지원이나 생활안정지원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줄였다.

정부의 민간위탁 공공근로 사업은 축소되었으나 자체 자활사업, 자활공공근로사업, 지자체와의 협력 사업 등을 통하여 중장년 실업자를 위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은 확대되었으며 간병인사업, 집수리 사업 등은 전국 공동사업으로 진행하면서 전국적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교섭력과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단체의 사업 성과는 실업극복국민운동위원회의 논의에서 민간단체의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였고 이로써 실업극복국민운동의 법인화 논의를 이끌어 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개선 투쟁은 몇몇 부정수급자의 문제를 전체문제인양 부각시키고'복지병'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오히려 제도를 후퇴시키려는 정치권의 기도가 있었지만, 캠페인 활동으로 빈곤층의 복지기본권 확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제 단체가 결합하여 투쟁을 전개함으로써 단체간 연대의 틀을 형성하였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실업자 조직의 건설이다. 단체들은 생계비지원, 취업알선, 공공근로 등 단체의 다양한 활동에서 만난 실업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사후 관리로 상조회, 사업단 등의 회원조직을 안정적으로 구성하고 이들 회원조직의 운영체계를 세우고 회원조직과 함께 하는 교육, 일상활동, 투쟁을 통하여 회원들을 실업운동의 주체형성의 토대를 만들었다.

민간단체 활동에 있어서의 한계

그러나 민간단체의 활동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다. 물적, 인적 토대가 부족하여 실업운동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설, 설비에 대한 지원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사업이 확대 발전할 수 있는 토대형성을 이루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투쟁은 최저생계보장 문제로 집중되면서 자활제도의 등 전반적인 문제를 정책적으로 제기하는 투쟁은 부족하였다.

□ 2002년 민간단체의 실업운동방향

현재 실업률은 3%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기존 실업대책에 참여하고 있는 실업자를 배제하고 있는 실업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실재 실업률은 최소한 4%대로 추정할 수 있으며 더욱 심각한 것은 청년층의 실업문제와 중고령 실업의 구조화이다. 그러나 정부의 실업대책은 이러한 취약계층의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기존의 한시적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2년 민간단체의 실업운동은 정부실업정책의 사각지대에 처한 실업자들을 위한 관심과 지원활동, 정부의 대한 올바른 실업정책수립 요구 등이 필요하다.

첫째, 민간실업운동단체의 안정적인 활동을 위한 토대 구축이 필요하다. 민간의 실업운동이 보다 주체적으로 서기 위하여 실업자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센터의 활동내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먼저 필요한 일은 실업자들의 대한 개별적 사례관리와 다양한 실업 계층 및 유형에 걸맞는 지원을 위한 전문성을 준비하는 일일 것이다. 즉 민간사회안전망으로서 안정적인 자리를 잡고 각 계층의 실업자에 대한 종합지원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청년실업, 중장년 실업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과 제도적 정책과제를 제시한다. 중장년 실업자층의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기위한 제도적 지원방안을 제안하고 요구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민간단체의 노력으로 모색되고 있는 사회적 일자리 창출은 시설설비 등을 마련할 수 없어 발전하는데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사회적 일자리 창출 지원제도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와 제도요구투쟁을 해야한다. 또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하여 캠페인을 벌여 제도지원요구, 사회적 일자리에 대한 토대를 전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이루어나간다.

청년실업자들을 위해서는 다양한 진로지도, 직업체험 프로그램이나 지역사회 교육훈련 프로그램과의 연계 등을 중심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공공근로 민간위탁을 통한 접촉점을 만들어 갈 수 도 있을 것이다.

셋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개선을 위한 제 요구와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9월 25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02년도 예산안을 보면 생계급여 예산이 오히려 삭감되고, 소득공제제도 도입을 위한 예산이 시범사업 수준으로 미미하게 책정되는 등의 문제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생계급여가 시행상의 불합리함을 해소하고 실질적으로 생계를 보장할 수 있도록 현실화되고 자활제도가 올바로 실시될 수 있도록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개선투쟁이 지속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수급권 상담을 통한 실질적인 지원과 더불어 상담사례에서 나타난 현장의 요구에 입각한 개선투쟁을 해야 할 것이다.

넷째. 고용보험 등 복지전달체계에 대한 민간단체의 역할을 확보한다. 2003년부터 일용직까지 고용보험이 확대 실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의 전달체계는 극히 취약한 실정이다. 이에 취업알선 및 실업자에 대한 상담을 담당해 온 민간단체와의 협력체계 속에서 원활한 전달체계를 세워나갈 필요가 있다. 민간단체는 전달체계를 담당하기 위한 토대형성과 더불어 대정부 교섭을 통하여 역할을 확보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실업자 운동의 주체를 세우는 것이다. 실업운동이 실업자들의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실업자들을 조직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통하여 2002년은 실업자 운동으로서의 전환이 가능하도록 그 기초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김경희(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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