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2 2002-01-15   1906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제도의 쟁점과 각계의 의견

현대사회에서 국가의 복지개입을 통한 경제적 안전의 보장과 평등의 증진은 국민 개개인의 행복추구를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복지국가로부터 제공되는 각종의 복지혜택이 시장경제와 이웃에 대한 의존성을 감소시키고, 국민 개개인의 생존능력을 증진시킴으로써 인적자원 개발에 기여하여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 복지정책에 대한 수급자의 만족도는 최일선 사회복지인력의 전문성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회복지서비스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담당인력의 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복지 수급자들에게 적절한 생활보장을 해주고, 그들의 개별적 상황에 맞추어 재활하고 자립할 수 있는 환경과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문적인 기술과 능력을 가진 유능한 인력의 확보가 필수적인 요건이다. 전문가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는 선진복지국가에서는 주로 전문대학원을 통해 사회복지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철저한 자격증 제도와 자격증 소지자에 대한 다양한 보수교육 체계를 수립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2003년부터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얻기 위해서는 국가시험을 치르도록 함으로써 자격조건을 강화하였다.

이에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는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바람직한 시험제도를 정착하기 위해 2001년 6월부터 8월에 걸쳐 교수 및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를 기초로 공청회와 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쳐 정책건의를 하였다. 그동안 거론되었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제도의 쟁점과 각계 의견들을 정리해 보도록 한다.

과목당 40문제, 객관식 5지선다형

설문조사 결과 과목별 시험문항에 대하여 대체로 과목별 40-50문항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과목을 치르게 되어있기 때문에 총 320-400문항이 되는 것이다. 이미 국가시험을 치르고 있는 타 전문직의 경우 의사는 3과목에 450문제, 약사는 12과목에 300문제, 한약사는 5과목에 250문제, 간호사는 8과목에 330문제, 조산사는 4과목에 200문제의 시험을 객관식 5지선다형으로 치르고 있다. 그러나 약사 시험(과목별 25문제)을 제외하고는 과목별 시험문제의 수가 다르다. 또한 상대적으로 많은 문제의 시험을 치르는 의사, 한약사, 조산사의 경우는 각각 3과목, 5과목, 4과목으로 사회복지사 시험보다 과목수가 적었으며, 8과목을 치르는 간호사의 경우는 과목당 약 40문항의 시험을 치르고 있었다. 따라서 사회복지사 국가시험도 시험과목 수가 8과목인 점을 고려하여 과목당 40문제가 넘는 것은 시험관리상 무리가 따를 것으로 여겨진다. 타 국가시험과 마찬가지로 객관식 5지선다형을 원칙으로 하되 과목별 비중을 고려하여 문항 수를 다르게 배정하는 안도 고려되고 있다.

매교시마다 3과목 묶어 90분-100분 정도 시간 부여

시험시간에 대해서는 대부분 한 문항 당 1분을 선호했다. 그러나 타 국가시험의 경우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시험시간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의사의 경우는 60문제 이하인 경우는 80분, 70문제인 경우는 100분까지 시험시간이 주어졌다. 약사 시험의 경우는 100문제에 75분이 주어지고, 한약사, 간호사, 조산사의 경우는 대개 120문제에 90분이 주어졌다. 따라서 문항별 일괄적으로 일정한 시간을 주기보다는 난이도를 고려하여 시험시간이 주어져야 하며, 일반적인 문제의 경우는 3문제에 2분 정도의 시험시간이 주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사 시험에서도 매교시마다 3과목 정도를 묶어 90분-100분 정도의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진다.

70%내외의 합격률 유지

시험의 난이도와 관련하여서는 의견이 분분하고 수험생 입장에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국가시험제도를 두고 있는 일본의 경우 합격률 25% 내외를 유지하면서 매우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여 취득한 사회복지사 1급 자격에 상응하는 대우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며, 또한 과도기적 시기에 지나치게 낮은 합격률을 설정하는 경우 학교 수업이 시험위주로 변질될 우려가 있으며 예비 사회복지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초기에는 70%내외의 합격률을 유지하되 점진적으로 낮추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진다.

3, 4월경 하루에 다 치르는 것이 바람직

총 시험기간에 대해서는 설문응답자의 대부분 8과목 시험을 하루에 다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하였다. 실제로 2일에 걸쳐 시험을 치르는 의사시험을 제외하고는 타 전문직들은 하루에 시험을 치르고 있다. 오전 08:30분까지 시험장에 입실하며, 09:00부터 시험을 치르고 있으며, 8과목의 시험을 치르는 간호사의 경우 오전에 1교시 2과목, 2교시 3과목을 치르고, 점심시간 후에 3교시에 나머지 3과목을 치른다. 사회복지사의 경우도 시험과목이 8과목인 점을 고려하여 오전/오후 하루에 시험을 치르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진다.

시험 회수에 대해서는 '1년 1회'보다는 '1년 2회'를 선호하였으나, 타전문직은 모두 1년에 1회의 시험을 치르고 있으며, 시험시기도 졸업전인 1월(의사, 간호사, 조산사 시험의 경우) 혹은 2월(약사, 한약사 시험의 경우)에 치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의 경우는 2급 자격증 소지자에 한하여 응시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에 졸업전에 시험을 치르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졸업과 자격증 취득의 간격이 너무 길 경우 취업 및 인력수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3, 4월경에 시험이 치루어 질 가능성이 높다.

과목별 과락제(과목별 40점 미만의 과락이 있는 경우 과락된 과목에 한하여 재시험을 보도록 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설문조사 응답자의 대부분이 선호하였다. 그러나 타전문직의 경우 과락제도는 특별히 없으며, 전 과목 총점의 60%이상, 매 과목 40%이상 득점한 자에 한하여 합격자로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 국가시험제도에서도 사회복지사의 전문적 권위와 사회복지학의 학문적 연계성을 고려할 때 과락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따라서 과목별 과락제가 도입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전공이나 자격증 소지 여부에 상관없이

교수, 연구원, 실무자가 함께 출제위원으로 참여

시험출제위원과 관련하여서는 교수, 연구원, 실무자가 함께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출제위원들의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여부에 대해서는 교수나 연구원의 경우는 분야별 전문성을 중시하여 사회복지전공이나 자격증 소지여부에 상관없이 출제를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문제은행식으로 출제된 문제에 대해서 시험시행 전에 시험과목별 검토위원을 선정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의 적절성과 정확성을 면밀히 검토하여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음이 강조되었다. 특히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의 선정에 있어 지역적 안배가 고려되어 공평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한국사회복지국가시험원을 설립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제도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시험관리처가 조속히 선정되어 수험생들의 준비를 도와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국시원과 같은 정부가 관리하는 방안과 사회복지협회에서 관리하는 방안, 제3의 국가시험관리처를 설립하는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정부에서 관리하는 방안은 공신력을 높일 수는 있지만 시험과목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으며, 사회복지사협회의 경우는 그동안 축적한 전문자격증 시험제도를 관리한 노하우와 전문성을 근거로 관리능력이 있으나 현 인력과 조직으로는 많은 응시생(최소 6,000명에서 10,000명 추정)을 관리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인력을 보완하는 조건으로 최초 3년 또는 5년 정도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와 공동으로 시험을 관리하되 궁극적으로는 (가칭)한국사회복지국가시험원을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국가시험제도와 관련하여 주변의 여건들이 함께 개선되어야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이 어떠한 방식으로 시행되더라도 교육과 실무에 있어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특히 대학교육의 경우 시험위주의 수업이 될 가능성이 많으며, 시험과목 외의 선택과목은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고, 실습 및 자원봉사도 저조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사회복지의 윤리와 가치는 실종되고 암기와 이론에 강한 사회복지사들만 배출할 수 있다. 또한 국사시험 1급 사회복지사자격에 상응하는 처우개선 조치가 미흡할 경우 사회복지사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어 유능한 인력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실시한 전국 사회복지사 실태조사에 의하면 이직 희망자가 48%나 되었는데, 직장비전이나 자기발전 가능성이 없고, 임금수준이 낮은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는 우리 사회의 복지서비스 기술의 축적을 어렵게 만들고, 국민들의 복지 욕구를 효과적으로 충족하지 못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제도와 관련하여 주변의 여건들이 함께 개선되어야 국가시험제도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정무성(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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