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2 2002-11-10   2480

사회복지노동조합 결성의 필요성

1. 머리말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의 증대에 의해 1980년대 후반 이후 많은 사회복지시설이 설립되었으며, 2001년 현재 이용시설은 534개이며, 생활시설은 879개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시설의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수준은 크게 미흡한 수준이다.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업무의 질에 전적으로 의존되어 있기 때문에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들이 자긍심과 열정을 가지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 현실은 이와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낮은 임금, 과중한 업무부담, 비민주적 비전문적 조직운영 등 열악한 근무환경은 사회복지 종사자들로 하여금 사회복지실천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대해 번민과 회의를 느끼게 하고, 사회복지현장을 떠나도록 종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조사결과에 의하면 2000년 현재 사회복지시설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 중 47.8%가 이직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사회복지사협회, 2001: 150)).

이러한 현실은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을 저하시켜 복지대상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결국 사회복지 수준을 전체적으로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종사자들이 중심적 주체가 되어 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개혁을 조직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결집된 힘을 발휘해야 하고, 법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노동조합이 가장 적합한 방법이다. 본 논문은 사회복지노동조합 결성의 목표가 될 사회복지실천 현장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왜 노동조합이 적합한 방법인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 사회복지실천현장의 문제

1)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노동조건 열악

첫째,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노동조건 열악성 중 가장 큰 문제는 보수수준이 낮다는 점이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보수수준의 열악성을 파악해보기 위해 타 직종 근로자의 보수수준과 비교해보면 <표 1>과 같다.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회복지사의 연봉(본봉과 수당을 합한 대졸 1호봉 기준)은 종합병원 간호사 연봉의 60.9%, 교사 연봉의 61.9% 수준이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기업체 근로자 평균연봉의 60.4%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표 1] 사회복지사, 간호사, 교사, 기업체 노동자의 대졸 1호봉 연봉 비교 (단위: 원)

직종
간호사
교사
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상용근로자 5인이상 기업체 통상임금
간호사협회
종합병원
연봉총액
16,000
20,442
20,102.5
12,442.5
20,610

자료: 보건복지부 한국사회복지관협회, 2001: 61.

둘째, 근로시간은 보수와 함께 근로자의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데, 사회복지종사자의 경우 이러한 근로시간이 과중하다. 2001년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일주일간 평균근로시간이 52.85시간으로 법정 근로시간인 44시간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사회복지사들이 매우 과중한 근무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노동강도가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노동강도는 단위 시간당 투여된 노동의 정도를 의미하며, 사회복지사와 같이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근로자의 경우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상자 수를 기준으로 노동강도를 측정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사회복지생활시설 종사자 1인당 2-3명의 복지대상자를 담당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아동시설의 경우 보육사 1인당 12명, 정신요양시설의 경우 14.8명, 부랑인시설의 경우 14.1명의 복지대상자를 담당하고 있어 한국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노동강도가 매우 심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문성윤, 2001: 6).

넷째,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잡무부담을 들 수 있다.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기사, 노무기사 등 관리인력의 채용률이 낮아 사회복지사들이 고유의 업무보다는 운전, 시설보수 등 시설관리 업무에 시간을 많이 소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은 사회복지사들로 하여금 전문직으로서의 정체감에 혼란을 겪도록 하고, 사회복지실천 업무에 회의를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2)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비민주적 비전문적 운영

첫째, 사회복지시설의 민주적 전문적 운영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상위 관리직, 특히 관(원)장의 전문성 결여라 할 수 있다.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상위관리직으로 갈수록 사회복지 관련학 전공자 비율이 낮아 지역사회의 욕구와 특성에 맞는 전문적인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없고, 직원들에게 전문적인 슈퍼비전 제공이 어려운 실정이다. 사회복지관 관장의 경우 사회복지학 전공자는 46.4%에 불과하며, 부장의 경우는 52.6%, 과장의 경우는 77.4%로 나타나, 이러한 현실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보건복지부 한국사회복지관협회, 2001: 56).

둘째, 한국의 사회복지시설은 경험과 전문지식을 쌓은 중간관리자가 조기에 이직 및 퇴직하도록 되어 있어 이들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며, 이러한 현실이 사회복지시설의 전문적인 운영을 저해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근속기간 증가에 따른 보상수준 미흡, 승진 및 인사적체와 관련하여 설명될 수 있다. (김성한의 연구(1997: 72)에 의하면 사회복지시설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의 경우 근속기간이 길수록 이직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다른 조직과 달리 근속기간의 증가가 보상수준의 향상에 별로 기여를 하지 못해 실망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중간관리자(부장 및 과장)의 잦은 이직과 조기 퇴직은 전문지식의 축적을 저해하고 신규직원들에 대한 슈퍼비전 저하로 이어져 전체적으로 기관의 전문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 사회복지종사자들에게 노동조합 결성의 필요성을 인식시킨 자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비리, 즉 투명성 부족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활동 중인 대부분의 사회복지노동조합이 시설운영의 비리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되었다는 점은 이를 잘 반영해주고 있다. 친인척에 의한 시설운영의 전횡, 비합리적인 인사, 시설생활자의 인권유린, 이중장부 작성을 통한 착복 등 비민주적 운영에 대해 해당기관의 적절한 감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시설법인(장)과 해당관청의 유착상태가 심하고 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시설운영 비리가 잘 개선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넷째,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재정의 취약성 또한 시설의 전문적 운영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회복지관의 경우 정부보조금 80%(국고 20%, 지방비 60%), 자부담 20%의 비율로 운영비를 부담하도록 되어 있고, 사회복지시설의 경우는 운영비 전액에 대해 정부보조금(국고 70%, 지방비 30%)을 받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정부보조금의 경우 운영비 지원기준이 되는 연간소요경비 산출이나 생활인 1인당 소요경비가 현실성 없이 낮게 책정되어 있어 지원액이 복지시설을 전문적으로 운영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이용기관인 사회복지관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조사에 의하면 1997년 현재 사회복지관 연 평균수입은 2억 6,095만 8천원인데 이중 42.1%가 정부보조금이고, 35.7%가 실비이용료수입이며, 18.8%가 법인부담금 및 후원금이다(보건복지부 한국사회복지관협회, 2001: 61). 따라서 사회복지관 연간예산 중 정부보조금 비율은 명목상으로는 80%라고 하나 실질적으로는 40% 정도밖에 되지 않아 정부지원비로는 인건비만 간신히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의 질보다는 최저의 재정지원 원칙에 의한 정부보조는 사회복지시설들로 하여금 만성적인 적자에 직면하도록 하고, 재정이 열악한 시설들은 인건비 절감, 프로그램 축소를 통해 예산의 수지를 맞추려고 노력할 것이며, 이는 결국 사회복지대상자들로 하여금 전문성 없는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3. 노동조합 결성의 필요성

앞에서 논의한 사회복지현장의 문제들을 개선하는 전략으로 위로부터의 개혁과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생각해볼 수 있다. 사회복지정책 입안자나 사회복지법인 및 관(원)장 등에 의한 위로부터의 개혁은 당사자의 이해관계의 우선, 사회복지 마인드 및 전문성의 결여 등으로 일정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보조금이 확대되어야 하는데 정책입안자들의 복지마인드 부족 및 행정부서의 역학관계 등으로 인해 그들로부터 이러한 기대를 갖기가 쉽지 않다. 또한 사회복지시설의 비민주적 비전문적 운영을 개선해야 하는데, 일부 문제들은 그들 자체가 개혁의 대상이기 때문에 법인이나 관(원)장으로부터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렇듯 위로부터의 개혁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회복지실천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개혁방법에 의할 수밖에 없다. 즉 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복지실천현장의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복지대상자들의 복지권 옹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가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가 개혁의 주체가 된다고 할 경우 개혁의 조직화 방안으로 전문가조직 형태와 노동조합 형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사회복지실천가의 조직화에 대한 논쟁은 사회복지사의 조직화 방안으로 전문가조직 형태를 취할 것인가 노동조합 형태를 취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시작되었다. 현재는 이 두 조직이 대립된 조직이라기보다 상호보완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조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NASW, 1995: 2818).(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한 라이트만의 조사에서 절대 다수의 응답자들(75%)은 노동조합과 전문가 집단은 양립 가능한 집단이라고 대답했으며, 노동조합은 임금, 직업안정, 부가급여 등 근로조건 개선에 공헌을 많이 하는 반면 전문가조직(professional association)은 전문성향상, 교육훈련 등에 공헌을 많이 하는 것으로 대답했다. 즉 두 조직은 양립 가능하고, 활동영역이 크게 중복되지 않으며, 상호보완적으로 사회복지사들의 관심사항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Lightman, 1982: 136-140)).

미국의 경우 전문가조직 형태인 미국사회복지사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Social Workers)가 구성되어 있으면서 노동조합 형태인 사회복지노동조합이 결성되어 있으며, 각각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전문가조직 형태인 사회복지사협회가 이미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논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는 사회복지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인적자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포함하는 전문가단체를 구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이들 조직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이 종사자들의 노동환경 개선, 복지행정의 비민주성 개혁, 복지대상자들의 복지서비스 신장 등을 해결하는데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집단적 힘을 발휘할 수 있고, 법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노동조합이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4. 맺는 말

인류사회는 가진 자 위주의 사회였으나, 그래도 가지지 않은 자의 권익이 신장되는 쪽으로 진보되어 왔다. 그러나 그러한 진보는 가진 자가 부여한 것이 아니라 가지지 않은 자가 쟁취한 것이다. 이러한 인류역사의 교훈은 개혁에 동참하지 않은 자는 그만한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겨주고 있으며, 사회복지종사자들에게도 사회복지실천현장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스스로 주체세력이 되어야 한다는 시사점을 제시해주고 있다.

사회복지노동조합의 결성은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 노동자 스스로 이루어야 할 과제이다. 다시 말해 노동조합 조직화의 성패는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의지와 노력, 체계적 전략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노동조합 조직화에 필요한 새로운 법률의 제정을 통해서까지 합법적인 노조를 탄생시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직화 과정의 어려움에 비한다면, 이미 법률적으로 노조결성의 합법성을 부여받고 있는 사회복지노동조합 결성은 보다 더 쉽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사회복지에 대한 열정과 전문지식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근로환경의 조성과 복지대상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는 복지서비스 실현을 위해서는 이러한 환경조성에 전제적으로 필요한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것이 필요하며, 사회복지종사자들은 그 기반조성을 위해 단결된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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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man, Ernie S. 1982. ‘Professionalization, Bureaucratization, and Unionization in Social Work.’ Social Service Review, 56(1): 13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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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ner, K. S., R. F. Chisholm & R. F. Munzenrider. 1978. ‘Motives for Unionization among State Social Service Employees.’ Public Personnel Management, 7(3): 181-191.

채구묵 / 원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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