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2 2002-11-10   1650

긴급 재난 구호체계의 현황과 개선점

유난히 어려웠던 재해구호

올해는 재해구호에 있어서 유난히 힘든 한 해라 하겠습니다. 하절기에 찾아오는 7∼8월의 장마 이외에 태풍이 기습하여 8조원에 이르는 재산피해와 300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8월 장마가 한 고비를 넘길 때쯤 쉴새없이 들이닥친 태풍이기 때문에 전국에 많은 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사상최대의 피해가 발생하자 수재민을 돕기 위한 손길이 여기저기서 나타났습니다. 모친, 부친상의 조의금을 의연금으로 내기도 하고, 사할린에서 귀국한 70세 이상의 1세대 동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을 의연금으로 내기도 하였습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단체에서도 많은 의연금을 내었습니다. 삼성그룹에서는 80억원을 의연금으로 내기도 하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수해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자원봉사를 적극 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이 번 재해 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신 분들이 40만 명은 족히 되리라 봅니다. 이처럼 많은 분들이 이웃의 어려움을 자기의 일로 생각하고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준 반면에 일부 수재민은 의연금이나 국고보조금을 더 타기 위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올해는 피해규모나 지원규모에 있어 사상최대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한 해라 하겠습니다.

재해와 재난, 특별재해지역과 특별재난지역의 차이점

많은 이들이 재해와 재난을 혼동하여 재난을 재해와 같은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해와 재난은 명백히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재난은 ‘화재·붕괴·폭발·교통사고·화생방사고·환경오염사고 등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사고로서 자연재해가 아닌 것을 말한다.’고 재난관리법에 정의되어 있고, 재해는 자연재해대책법에 ‘태풍·홍수·호우·폭풍·해일·폭설·가뭄 또는 지진 기타 이에 준하는 자연현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피해를 말한다.’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재난은 인위적인 사고를, 재해는 자연재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최근 신문지상에서 특별재난지역이나 특별재해지역이라는 말을 보았을 것입니다. 특별재난지역은 삼풍백화점 사고당시 생긴 제도로서 재난의 규모가 크고 피해가 많은 경우에 대통령이 선포하는 것입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의의는 재난지역을 재해지역으로 보겠다는 것입니다. 재난은 인위적인 피해이기 때문에 가해자가 있게 마련이고 그 피해는 가해자가 책임지게 되어있습니다. 즉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아닙니다(물론, 국가가 재난을 야기한 경우가 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합니다). 그러나 재해는 자연현상으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가해자가 없고 통상적으로 재해로 인한 피해규모가 크기 때문에 국가에서 보상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재난지역은 개인이 책임져야 할 것을 국가가 대신 책임지겠다는 것입니다. 한편 특별재해지역은 금년 8월 집중호우로 일부 낙동강하류지역이 10일 이상 장기 침수됨에 따라 통상적인 구호보다는 좀 더 많은 보상을 위해 마련된 제도입니다.

국민의 정성- 의연금과 자원봉사

전국재해대책협의회(회장 崔鶴來) 주관으로 지난 8월12일부터 시작된 수재의연금 모금은 모금 마지막날인 9월30일까지 모두 1,296억원이 모였고, 이는 그 동안 가장 많이 모금되었던 “98년 683억원의 두배에 이르는 것으로, 수재의연금 모금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하겠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기부금품모집규제법에 의하여 기부금(의연금도 일종의 기부금임)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민간단체인 전국재해대책협의회에서 의연금 모집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재의연금 모금은 “98년 IMF 외환위기를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되었던「금 모으기」운동처럼, 일반 국민은 물론 기업·종교단체·학교·언론 등 사회 각계각층으로 확산되었다는데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복지부와 재해대책협의회는 일반 국민과 학생 등 780만명이 참여해 687억원을 모금하였고, 4천여개의 기업과 금융기관·각종단체들이 609억원을 모금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모금주체별로 보면 일반국민이 427억원(33%), 30대기업 233억원(18%), 중소기업 267억원(21%), 금융업 104억원(8%), 학생 168억원(13%) 그리고 공무원이 97억원(7%)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여진 의연금은 수재민들에게 위로금으로 지급되었는데, 낙동강 하류지역 집중호우 피해 이재민 18,884세대에게 지난 8월30일 위로금으로 186억원을 전달하였고, 태풍 “루사” 피해 이재민 54,816세대에 대하여는 추석전인 지난 9월17일에 588억원을 위로금으로 전달하였으며, 특별재해지역 수재민 21,960세대에 대한 특별위로금 482억원이 지난 10월18일에 시·도로 배정되었습니다.

한편, 의연품도 많이 접수되었는데, 의류 33만점, 생필품 75만점, 식품류 88만점 등 총 250여만점(100억원 상당)이 기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의연금이나 의연품의 기탁이외에 직접 재해지역에서 수고를 다한 자원봉사자들이 이 번 수해의 경우에는 상당히 많았습니다. 수해복구를 위해 전국의 연 42만 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서 이재민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예로부터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우리의 환난상휼(患難相恤)의 전통과 상부상조의 정신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라 하겠습니다.

재해구호체계 정비

재해가 발생하면, 복지부와 해당 자치단체는 신속한 구호를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구호물품이 늦장 지급되는 등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대규모의 재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하겠습니다. 복지부에서는 그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2001년도의 재해구호법 개정과 더불어 광역창고 건립 및 구호물품 세트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재해구호법 개정법률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재해 구호기관으로 종전의 시·도지사 이외에 시장·군수·구청장을 추가하였습니다. 둘째, 복지부장관은 대한적십자사 등 민간재해구호관련 단체의 재해구호물자비축창고의 설치·운영을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하였고, 셋째, 재해 의연금품의 투명한 관리·운영 등을 위하여 전국재해구호협회를 법정 단체화 하였으며, 넷째, 자의적인 권한행사를 배제하기 위하여 재해 의연금품의 배분기준을 법령화했습니다. 끝으로, 시·도의 재해구호기금으로 구호물품을 구입하거나 자원봉사자를 지원할 수 있는 법령상의 근거를 마련(종전에는 복지부 지침으로 시행)하였습니다.

이외에 복지부는 좀 더 효과적인 재해구호를 위하여 광역화된 재해구호물품 비축창고 설립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도 및 시·군·구는 재해구호물자 비축창고를 소유하고 있으나, 그 비축규모가 소규모이어서 일시에 대량의 구호물자가 답지한 경우에 이를 효과적으로 보관·배분하지 못하여 재해 발생시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전국을 권역별(예를 들면, 중부권, 충청·전북권, 영·호남권 등)로 구분하고 교통의 요지에 광역 재해구호물품 비축창고를 설립하려고 합니다. 2002년 말쯤에는 영·호남권을 대상으로 하는 함양창고가, 2003년 말에는 중부권을 대상으로 하는 파주창고가 건립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재해구호물품을 창고에 단순히 비축하지 않고 재해 발생시 즉각적인 구호가 가능하도록 구호물품을 유형별로 구분·세트화하려고 합니다. 재해구호물품을 유형별로 구분·정리하여 관리하면 재해시 재해지역에서 조급하게 재해구호물품을 구분할 필요가 없어지고 이재민에게 구호물품이 적시에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협력을통한 피해의 최소화

재해는 자연현상으로 인한 피해로서 불가피한 면이 있으나, 재해규모를 최소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를 포함한 관계 부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재해를 입은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구호기관의 구호활동이 미흡한 점이 많아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와 반대로 구호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피해자의 도덕적 윤리의식이 많이 해이하여졌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서로 힘을 합쳐도 원상복구하기 힘든 상황임에도 재해구호비 등을 좀 더 지급 받기 위하여 구호기관이나 이해관계가 있는 수재민을 험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해 피해자도, 구호기관도 노력하여야 할 것이며, 재해가 외형상의 상처로 그쳐야지 마음의 상처로 남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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