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2 2002-12-10   957

보건의료 분야

시장원칙도입 대 의료보장 강화

한나라당 : 보험체계 위협하는 민간보험도입 공약, 의사협회 민원해결 공약

민주당 : 보장성 강화, 공공의료강화의 구체적 공약 돋보이나 집행력 미지수

민주노동당 : 무상의료 등 서민 위한 근본적인 변화의 전망 제시

1. 평가의 자료와 그 한계

정책선거는 이리도 어려운 것인가? 한나라당의 경우 구체적인 정책질의에 대답을 회피하고 민주당의 경우 단일화에 따른 정책조율의 필요성을 내세우며 선거를 10여일 앞둔 지금까지도 보건의료정책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만 무상의료에 관한 기본입장을 발표하여 타당과 차별성을 보이고는 있으나 포괄적인 정책의 상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각 당은 가장 핵심적인 건강보험의 보장성 부분에서 뚜렷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고 보건의료를 바라보는 전체적 입장에서도 그 기조가 확연히 대비되고 있어 큰 틀에서 평가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이번 평가는 이번에 발표된 각 당의 대선 핵심공약과 보건의료단체연합이 각 당에 보낸 질의서에 대한 답변서(민주당만 답변서를 보내왔고 한나라당은 답변을 거부하였으며 민주노동당은 아직은 작업중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및 각 진영이 각종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기본자료로 삼았으며 모든 정책을 파악할 수는 없었으나 각 당의 전체적 기조를 대별할 수 있었다. 이 글은 대체로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의견이 반영되어 있지만 이 글이 씌어지는 시점에서는 아직 논의과정이 남아있어 이 글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에 속해있는 개인의 글이다.

1. 건강보험보장성강화/민간의보도입과 관련한 각 당의 입장

2002 대선유권자 연대의 10대 핵심과제 중 보건의료분야에 해당하는 것은 사회보험내실화/건강보험보장성 강화이다. 그만큼 이 공약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의 의료보험은 그 보장성이 50%를 겨우 넘기는 수준으로 의료보험의 보장성이 OECD국가중 최하이다. 또한 이는 민간의료보험도입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밀접한 문제이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취약한 상태에서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하는 것은 곧 사회보험의 파탄을 뜻하기 때문인데 남미의 칠레를 비롯한 나라들의 사회보험의 파산이 이를 잘 실증하고 있다.

각 당은 여기에서 기본적 차이를 보인다. 우선 한나라당은 총액진료비상한제도 도입은 찬성한다고 하면서도 사실상 주요공약으로 민간보험도입을 명시적으로 내세우고 있어 사회보험의 보장성 강화에는 부정적이다. 민주당은 총액진료비상한제도(1개월수익을 상회하는 연의료비의 경우 보험자가 부담) 및 기본의료서비스에 대한 무상실시를 통해 임기내에 보장성을 선진국 수준인 80%로 높이겠다는 인상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민주노동당은 5세미만 65세 이상 인구에 대한 무상의료의 즉각실시, 전면 무상의료의 임기내 실시를 주요공약화 함으로써 타당과의 차별성을 뚜렷하게 하였다. 민주당은 보장성강화를 위해 공단강화/재정절감형 제도도입과 약가절감으로 민주노동당은 부유세도입과 수가/약가제도 개편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근본적 개혁을 주창하는 것에 일관된데 비해 민주당의 경우 보장성 강화는 근본적이나 재원마련 계획은 과거의 방법을 강화한 것에 지나지 않아 공약의 실행에 상당한 의문이 제기된다.

2. 공공의료기관강화와 관련한 각 당의 입장

모든 의료기관의 90% 가 영리를 위한 민간의료기관인 상태에서는 이윤추구를 위한 과잉진료의 만연과 치료기능 이외의 예방, 재활, 지역보건사업등의 추구는 뚜렷한 한계를 가진다. 이 때문에 공공의료기관강화는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하여 핵심적인 부분인데 한나라당은 저소득층을 위한 보건지소강화라는 언급과 몇몇 추상적인 언급이외에는 전달체계 공약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은 공공의료기관의 비중을 임기내 30%까지 강화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인구 5만명당 도시형 보건지소 1개설립과 자치구당 공공병원의 설립을 제시하므로써 검증 가능한 명확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보건지소 설립과 공공병원설립의 공약은 민주당과 다르지 않으나 공공병원의 운영에 지역주민과 노동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점이 차이다.

3. 수가/약가 제도와 관련한 각 당의 입장

수가와 약가제도는 의료계의 주요관심사항이고 겅강보험재정파탄 및 보험료인상과도 직결되어 있는 사안이다. 한나라당은 의협초청토론회에서 이회창 후보가 ‘진료정상화와 의료서비스왜곡의 개선을 위해 진료수가 합리적 조정’을 하겠다고 발언하였는데 한나라당도 ‘건강보험 재정안정’ ‘의료낭비 및 부당청구 방지를 위한 진료비심사 강화’ ‘ 포괄수가제 확대’를 공약하고 있는 만큼 진료수가를 마치 인상시킬 것처럼 의협에 대한 민원성 공약을 말하는 것은 자기모순이고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민주당의 경우 포괄수가제에 대해서는 확대에 찬성하지만 ‘총액예산제에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찬성이나 그 실현에 있어서는 신중’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제도의 실현가능성에 무게를 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총액예산제의 도입을 찬성함으로써 가장 뚜렷한 재정절감제도도입을 보이고 1차의료기관에 대한 수가제도의 변화까지 논하고 있다.

약가제도와 관련하여 세당 모두 공단입찰제에 대해 찬성하지만 한나라당의 경우 구체적 공약이 없다. 민주당의 경우 판공비제한, 대체조제제도 도입을 공약함으로써 공단입찰제 및 약가억제정책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접근을 하고 있으나 제도개선에 치중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원가제출의무화, 공단입찰제, 강제실시허용, 약품유통공사설립등 유럽에서 실시되고 있는 약가정책의 대부분의 도입을 공약함으로써 강력한 약가억제정책을 제시한다.

4. 환자의 권리 강화와 주민의 보건행정에 대한 참여권

한나라당의 경우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 공약은 전무하다. 공단의 역할 규정에 대해서도 내부경쟁제도도입으로 구조조정과 연관되는 듯한 인상을 줄 뿐 구체적인 정책은 없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지방보건청의 도입과 보건지역자치제, 의료소비자보호원설립등을 통한 지역주민의 주민참여권과 의료소비자보호에 대한 전체적 강조가 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진다. 민주당의 경우 자치권과 참여권에 대한 주장은 제출된 자료가 아직 없고 공단 강화를 통한 공단의 소비자 보호역할을 제시하는 점이 돋보인다. 의료분쟁조정법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도입하겠다는 언명만 있을 뿐 내용에 대한 언급이 없다.

5. 보험재정 및 의료급여 재정확충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사회복지예산의 확충을 이야기하지만 한나라당의 경우 일반적인 제시만 있을 뿐 구체적인 제시가 없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조세정책이 감세인 반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확충을 내세우는 것은 모순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누진적 보험료제도도입, 보험료 기업부담인상, 부유세등의 도입을 통한 국고지원확충, 무상의료전면화를 내세움으로써 그 실현성 여부를 떠나 가장 일관되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 민주당의 경우 국고지원확충의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6. 산업재해 관련 제도에 대한 각당의 입장

한나라당의 경우 현행 산재보험제도에 대한 개선의지가 공약상 전혀 드러나고 있지 않다. 민주당의 경우 제기되고 있는 선보장후판정제도에 대해 현행 치료비대불제도의 활성화에서 그 대안을 찾고 있으나 이는 치료비대불예산으로 비추어 보아 불가능한 대안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선보장후판정제도에 대한 찬성의 입장이며 근로복지공단의 개혁문제에 대해서도 확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7. 이주노동자, 노숙자 등

이주노동자의 의료보장 문제는 이주노동자가 40여만에 이르는 현실에서는 매우 중대한 문제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 분야에 대한 공약이 없다. 민주당의 경우 보건소를 통한 진료를 제시하지만 현실적으로 야간에만 진료가 가능한 이주노동자들의 이용이 어렵고 병원급 진료기관이 아니며 신분보장이 없는 상태에서의 진료회피로 인해 현실적 방안이 아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의 노동허가제와 의료보장 공약이 가장 현실적이다. 노숙자의 경우 일부 의료급여를 민주당은 기본적 급여를 제시했다.

결론

전체적으로 볼 때 한나라당은 보건의료분야에 대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강화라는 언급은 있지만 이를 실현시킬 구체성 있는 공약제시에 실패했고 무엇보다도 사회보험체계의 근간을 깨뜨릴 수 있는 빈간보험도입을 공약함으로써 사회보장의 원리가 아닌 시장원리로써 이 분야를 바라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또한 실망스러운 부분은 의협과 같은 이익집단에 대한 자기모순적인 선심성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의 경우 사회보장의 원칙을 최대한 지키려하면서도 구체적인 공약을 통해 현실정치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이지만 이러한 현실정치적=부분개선적 접근이 과연 얼마나 실행력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또한 산재문제나 이주노동자문제, 기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약의 구체성은 건강보험이나 공공의료강화부분에 대해 현저히 떨어진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사회보장원리에 충실한 근본적으로 변화된 의료보장의 전망제시에 성공하였으나 부분별 공약을 망라하는 포괄적 상이라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경우 근본적 개혁과제에 대한 근본적 개혁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정당들의 미온적 공약과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보건의료체계와 의료보장의 상을 제시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우석균/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woos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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